가을이라서인지 음악영화들이 곳곳에 포진해 있는 듯 합니다.
최근에 본 영화 두 편 '넘순이(페이지터너)'랑 '닥치고 노래나 해(딕시칙스-셧업앤드싱)' 역시 쟝르는 다르지만 볼 만/들을 만 했어요.
모... 헐리우드 영화가 아니라선지 두 편 다 저를 포함한 관객이 대여섯명 정도밖에 되진 않았지만...
음악이 있는 영화를 좋아하시는 분들은 한번 가보세요.^^
상영관은 필름포럼(구 허리우드)랑 중앙스폰지(구 중앙시네마)이구요,
두 편 모두 극장에서 이벤트를 진행하는 중이라 운이 좋으면 OST나 디브이디 등을 받을 수 있습니다. ^^
1. 페이지터너
- 프랑스 영화인데 한국말로 직역하면 '악보 넘기는 사람' 즉 '넘순이(혹은 넘돌이)'가 되겠지요.
지금은 한국 굴지^^의 코러스인 '지보이스'에서 깝죽대고 있는 저이지만...
사실... 저는 체계적인 음악 교육을 받은 적이 없구요, 넘순이 생활을 하면서 야매로 독학한 게 전부랍니다.
그래서인지 영화 이야기가 꼭 남의 이야기 같지 않았다는...
내용인 즉슨 어린시절 콩쿠르(입학시험)에서 유명한 여류피아니스트였던 심사위원의 방해로 탈락한 소녀가 어른이 되어 그 피아니스트 집에 가정교사로 들어가면서 복수를 하는 내용입니다.
피아니스트를 성적으로 유혹하는 건 기본이겠죠.^^
넘순이 경험이 있는 분은 알겠지만 넘순이를 할때의 긴장감은 연주자들 못지 않게 팽팽합니다. 감독인 '드니 데르쿠르' 는 음악가 출신이라는데 쇼스타코비치, 바흐 등의 음악들을 영화 전체에 긴장감 있게 펼쳐놓아 한 편의 음악회에서 넘순이를 마치고 나온 듯한 기분이 들게 하더군요.
## 영화음악을 맛볼 수 있는 싸이트
http://blog.naver.com/korn032?Redirect=Log&logNo=70021963461
2. 딕시칙스_셧업 앤 싱
2003년 이라크 전 당시 "부시와 같은 텍사스 출신이라는 게 부끄럽다."는 공연 중 멘트로 인하여 언론과 미국민들로부터 엄청난 마녀사냥을 당한 컨츄리밴드 '딕시칙스'이야기를 다룬 다큐멘터리 입니다.
당시 최고의 음반판매량을 기록하며 세계 순회공연 중이던 딕시칙스는 사실 정치와는 거리가 먼 밴드였고 그냥 미국인의 한 사람, 전쟁을 싫어하고 부시를 지지하지 않는 사람 중 한 명에 불과했지만 그 발언 이후 갖은 협박과 질타, 비난, 욕설 등을 받으면서 급속한 위상의 추락 및 한동안 활동을 쉬어야 했습니다... 결국은 삼년 후에 그래미상을 수상하는 등 재기에 성공하게 되지만요.
영화는 기대와는 달리(?) 그다지 정치적이진 않습니다.
다만 연예산업의 생리나 멤버들의 여성으로서의 개인적 삶, 그리고 종로 친구사이에서나 볼법한 강력하고 끈끈한
'자매애'등은 현실감 있게 어필하는 부분이 컸구요...
아무튼 얼마전 디워 파동때의 이송희일-김조광수 마녀사냥을 기억나게 하는 영화였습니다. 살짜쿵 지보이스의 미래도 저 정도는 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었구요.^^
참고로... 중앙시네마는 이 영화를 보면 '글래스톤베리'라는 음악다큐멘터리 영화의 디브이디를 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