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이틀간 아무것두 안하구 푹 쉰것같다.
아! 어무이 도와서 청소하고, 장보고, 파다듬고, 갖은 심부름했던 것
빼고, 저녁먹으면 알아서 자기 방에서 나오지 않는 집안 분위기상
평상시에 부모님과 안 놀아드리는데, 그래도 한 두시간 정도
대화도 나눠 드리고, 딩굴딩굴거리며 애교 비슷한 노동한 것 빼면
정말 한 것 없이 지나간 한가한 이틀이었다.
글쎄 정말 달콤한 휴식이었다고나 할까?
주말에 집에 오면 부모님 등쌀에 수영장 따라다녀 드리랴,
등산 다녀드리랴, 연습장 가신다고 하시면 골프채 날라드리고 모셔다
드려야 하고....제대로 쉰적도 없었는데.
담부터는 아버님 출근하시고, 어머님 글쓰시러 나가시는 평일날
월차를 내서 집에 쉬러 와야겠다. -_-+
어쨌든 제대하기 전부터, 선배들, 대학동기들, 중학교 친구들,
또 제대한 선배들 챙기기에 주말을 보냈었는데, 제대를 하고 나니
더욱 바빠졌다.
주중에는 야근에 철야에...비록 주말까지 이어지기도 하지만...-_-a
주말에는 토요일은 친구사이 모임이 있는 날이고, 마지막주 토요일은
우리 카페 모임과 친구사이 월례회의가 함께 있는 날이고, 일요일에는
수영모임이 있으니...정말 지난 2-3달간 무지 바쁘게 산 것 같다.
정말 출퇴근할 때나 겨우 내시간을 만들수 있었을까?
그 짬을 이용해 하루에 3-40분 정도 읽는 책들이 얼마나 재미있는지...
요즘 읽는 책은 움베르토 에코의 "전날의 섬"이다.
머리가 나쁜 관계로 항상 에코의 책은 3-4번씩 읽어왔지만,
그 어렵게 꼬여있는 글의 구조, 지나치게 현학적으로 볼수도 있는
책을 읽는데 필요한 주변지식들, 방대한 스케일과 더불어 엄청나게
세밀하게 묘사되는 인물들의 매력...이런 것들이 에코의 글이 독자를
끌어당기는 매력인 것 같다.
하지만....이번 연휴동안에 물론 내가 이 책을 읽은 것은 절때루
아니쥐.
쉴 때는 두뇌도 조금은 쉬게 하고 싶어서, 만화책을 산더미 처럼 빌려서
읽었쥐 ....켈켈켈 (어차피 숨쉬고 먹고 싸는 것 빼고는 하는 일이 없는
뇌기는 하지만. ㅠ_ㅠ)
어쩄든 휴식이라는 것, 정말 사람의 마음을 이완시키고, 다음날의
에너지를 발생시키는 영양제 같은 것임이 틀림없다.
물론 "삶의 현장으로 뛰어가고 싶다" 라든가. "일하고 싶어 미치겠다"
라는 생각이 드는 넋은 아니지만, "이 정도로 푹 쉬었으니, 또 한동안은
열심히 일할 수 있겠다"라는 생각 정도는 든다.
보통 작년까지는 이런 휴식의 기회를 지금 같이 사는 넘이랑
몇명 팀짜서 여행다니는 걸로 가졌었는데, 요즘엔 맨날 같이 사는 넘
여행까지 같이 가고 싶지는 않아서...-_-;
우리 수영모임도 분기는 아니더라도 일년에 한두번 쯤 맘맞고 시간 맞는
사람들끼리 모여서 여행을 가보는 것은 어떨까?
나쁘지 않을텐데...
어쟀든 조금있으면 다시 서울로 올라가야 하지만, 내일 회사를
가기 싫다거나 지겹거나 하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푹 쉬었다는 증거가 아닐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