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애자 차별 발언을 한 조진형 한나라당 의원을 규탄한다.
모든 국민의 인권을 보호해야 할 사명을 부여 받은 국회의원의 본분을 망각한채 소수자의 인권을 유린하는 망언을 서슴지 않는 조진형 한나라당 의원의 작태에 실소를 금할 수 없다.
지난해 12월 영상물등급위원회는 영화 '친구사이'(감동 김조광수) 에 대해 신체노출과 성적 접촉 등 묘사가 구체적이라 청소년에게 유해하다"며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을 내린 바 있다.
이에 대해 제작사인 청년필름과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는 이 등급결정이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임을 지적하며 등급분류 결정을 취소하도록 행정 소송을 제기했고 서울행정법원은 9월 9일 등급분류결정을 취소하도록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이 영화가 청소년들에게 성소수자에 대한 이해와 성적 정체성에 대한 성찰의 계기를 제공하는 교육적인 효과를 제공하고 있음이 분명하고, 청소년이라고 해서 동성애를 내용으로 한 영화를 수용하기 어렵다고 단정할 수 없으며, 이 영화에서 다루는 동성애에 대한 내용이 청소년들의 인격형성에 지장을 초래하기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한 영화의 성애적 표현이 직접적이고 노골적이지도 않은데다가 ‘15세 이상 관람가’ 판정을 받은 다른 영화에 비해서도 선정적이지 않으므로 위법한 등급 판정이라고 보았다. 이에 더해 동성애를 다룬 TV 드라마도 ‘15세 이상 시청가’의 등급으로 방송되고 있고, 사회적으로 성소수자에 대한 이해와 관심이 높은 분위기라는 것 역시 등급 판정을 취소하는 이유로 꼽았다.
그러나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조진형 한나라당 의원은 6일 영상물등급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영화 '친구사이?'에 남성끼리 목욕하면서 애무하고 키스하는 장면, 남성의 성기에 손을 대는 장면 등 청소년에게 동성애에 대한 성적 호기심을 자극하는 장면이 여과 없이 담겼다고 비판하면서 중학생이 이와 같은 동성애 장면을 호기심으로 접하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 그런 게 좋아지고 결국 자신의 성정체성마저 의심하게 된다고 주장했다.
더군다나 영화 '친구사이?'에는 남성끼리 목욕하면서 애무하고 키스하는 장면이 등장하지 않는다. 이는 사실 확인도 하지 않은 채 게이 영화는 모조리 불온한 것이라는 짐작에서 나온 실로 어처구니 없는 처사다. 이는 동성애가 호기심에 의해 변질되어지는 비정상적 정체성이라는 편견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으며 ‘그런 게’라는 단어를 통해 동성애적 정체성이 청소년에게 노출되면 안 되는 관리대상인 것인 양 취급하고 있다.
그리고 동성애에 관한 정보의 생산과 유포를 제한하는 것은 성소수자들의 인격권, 행복추구권에 속하는 자기결정권 및 알 권리, 표현의 자유, 평등권 등 헌법상 기본권을 지나치게 제한하는 것이며 이런 취지의 합리적인 판결을 내린 법원의 판결을 무시하는 오만불손한 발언이다.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는 청소년 동성애자를 비롯한 동성애자에 대한 편견과 차별을 조장한 조진형 의원의 발언을 강력하게 규탄하는 바이며 의원직에서 즉각 사퇴할 것을 요구한다.
2010년 10월 7일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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