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정부는 성소수자를 포함한 모든 사람들의 자살예방대책을 마련하라
- 유엔 사회권위원회의 성소수자 자살예방대책 권고를 환영하며


지난 10월 9일 제네바에서 열린 유엔 사회권위원회는 여전히 높은 한국의 자살율과 근본적인 사회적 근본 원인을 다루기 위한 국가적인 노력이 부족하다고 우려를 표명하였다. 특히 교육 및 노동에서의 과도한 스트레스, 노인 빈곤, 그리고 성소수자와 같은 특정 집단이 겪는 차별과 증오 발언 등 사회적 근본 원인을 다루는 것을 포함한 자살예방 노력을 강화할 것을 권고하였다.

 

 

한국은 2011년에 자살예방 및 생명존중문화조성을 위한 법률을 제정 및 공포하였고, 2016년에 자살위험 없는 안전한 사회구현을 정책목표로 정신건강 종합대책을 통해서 전사회적 자살예방환경 조성, 맞춤형 자살예방 서비스 제공, 자살예방정책 추진기반 강화를 전략으로 제시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정책의 관점은 우울증이 악화되어 자살에 이른다는 질병모델로서의 인식적 한계가 있고, 자살대책을 질병에 대한 치료적 접근의 의학영역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정책의 효과가 의문시 된다. 무엇보다 정책을 마련하는 과정에서부터 자살의 위기상황을 겪었던 사람들, 자살시도자, 자살유족들 등의 참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고, 한국 사회가 건강한 시민들을 자살로 내몰고 있는 사회적, 문화적, 경제적 현실에 대한 반성이 일차적으로 이루어 지지 않았으며, 자살의 위기상황에 놓인 사람들을 생명을 존중하지 않는 사람들이라는 낙인을 제도가 조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의 경우 과거 10년의 자살예방사업의 경험을 보았을 때, 누구도 자살로 내몰리지 않는 사회를 실현하기 위해서, 국가 주도의 자살대책을 통해 삶을 포괄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일본의 자살대책은 모든 사람이 하나의 개인으로서 존중되는 동시에, 삶의 보람과 희망을 가지고 살 수 있도록 그 방해가 되는 요인의 해소에 이바지하는 자원과 이를 뒷받침하고 촉진하기 위한 환경의 정비 충실이 폭 넓고 적절하게 도모해야 한다는 취지로 실시되고 있다. 이를 위하여 보건, 의료, 복지, 교육, 노동 등 사회 전반의 유기적 연계를 통해 종합적·포괄적으로 접근하는 방식으로 재구축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국의 성소수자들은 어떠한가? 한국의 성소수자(LGBTI)커뮤니티 사회적 욕구조사(2014)에서 응답자 3,158명 중 93%의 성소수자들은 지금의 한국 사회가 살아가기에 좋지 않다고 대답을 하였고, 87.3%의 응답자는 공공장소에서 성소수자를 향한 증오와 혐오발언이 표출되는 일이 자주 또는 종종 일어난다고 대답하였다. 만 18세 이하 청소년의 경우 응답자의 45.7%가 자살시도를 한 적이 있고, 53.3%가 자해를 시도를 한 적이 있다고 대답하였다. 한국 성인 레즈비언, 게이, 바이섹슈얼 건강연구(김승섭 외, 2016)에 따르면 2,331명의 응답자 중 지난 1년 간 자살생각이 34.6%로, 국민건강영양조사 제 6기에 포함된 19세~64세의 일반 인구의 4.9%에 비해서 매우 심각하다. 특히 성소수자이기에 겪은 사회적 폭력 경험유형에 따른 지난 1년간 자살생각은 3가지 유형을 다 경험한 응답자의 경우 53.3%(일반인구 비교 10.89배)로, 매우 위험한 상황이다. 이는 성소수자이기 때문에 자살생각이 심각한 것이 아니라, 성소수자를 둘러싼 사회적, 문화적, 제도적 환경이 성소수자를 자살로 내몰고 있다는 사실을 반증한다.

 

그러나 한국 정부의 노력은 어떠한가? 국가차원의 자살예방대책 어디에도 성소수자뿐만 아니라 사회구조적으로 자살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 소수자에 대한 정책은 보이지 않는다. 모든 사회구성원들의 인권보장의 출발점일 수 있는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을 추진하려는 어떠한 성의도 보이지 않고 있다. 무엇보다 소수자들은 고통 속에서 몸부림을 치고 있는데, 한국 정부는 소수자들이 자살로 내몰리고 있는 현실을 방기하고, 최근의 일부의 정치세력들의 소수자들에 대한 반인권적 선동에 대해서 무지와 무시의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무엇보다 한국정부는 지금의 한국 사회가 성소수자뿐만 아니라 소수자들이 자살로 내몰릴 수밖에 없는 사회 환경임을 가장 뼈저리게 반성해야 한다.

 

국내외 연구들은 성소수자 자살의 위험성이 높고, 성소수자의 자살을 예방하기 위해서 차별적인 법, 제도의 개선뿐만 아니라, 여러 사회구조적인 환경이 개선되어야 한다고 일관되게 보고를 한다. 이런 점에서 유엔 사회권위원회가 성소수자의 자살이 차별과 증오 발언 등의 혐오 표현 때문이라는 것을 분명하게 짚으면서, 한국정부가 특히 성소수자를 포함하여 모든 사람들의 자살률을 낮추기 위한 노력이 필요함을 강조했다는 점이 환영할만하다. 한국 정부는 성소수자의 자살을 더 이상 무시하고 외면해서는 안 된다. 한국 사회가 성소수자를 포함하여 모든 시민들을 자살로 내몰지 않도록, 국가차원에서 사회적, 문화적, 경제적, 정치적, 교육적, 제도적 모든 영역에서 자살예방대책을 제대로 세우기를 요구하며, 사회권위원회의 권고를 잘 수용하기를 바란다.

 


2017년 10월 11일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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