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간 | 12월 |
|---|
[소모임]
책읽당 읽은티 #10
: 은유, <알지 못하는 아이의 죽음>
2019년 12월의 읽은티부터는 책의 후기를 따로 작성하지 않고,
실제 책읽당 독서 모임에서 나눈 대화를 속기로 기록하여 대략적으로 공개합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알지 못하는 아이의 죽음>
신입 4명을 포함한 21인의 책읽당원들은 지난 14일 책 <알지 못하는 아이의 죽음>을 읽고 함께 이야기를 나눴다. 해당 책은 특성화고 출신 노동자들이 겪은 죽음을 다뤘다. 당원 중에는 현재 교육계 종사자나 특성화고 졸업자, 산재로 직장동료를 잃은 경험이 있는 사람도 있었다. 간접적으로 가족 잃은 비극을 체험한 당원들은 다소 무거운 대화를 이어나갔다. 아래는 주요 발언 정리.
- 한국 산재사망자는 연간 2천명으로 비율을 놓고 보면 OECD 1위다. 나아지지 않는 이유는?
제롬 : 사고가 터지면 큰 회사들은 그것을 조직적으로 무마시키려 한다. 내 경우, 회사 동기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적 있다. 그때 인사팀에서 전사적으로 함구령을 내렸다. 동기들 중 몇 명은 항의하며 퇴사하기까지 했다. 분위기 자체가 이렇다보니 유가족들이 재발방지를 위한 제도 개선 등을 요구해도 어렵다. 정책적 대안 마련이 지지부진한 걸 보면 권력층 역시 노동자들의 죽음을 ‘남의 일’로 여기는 것 같다.
공을기 : 부당함에 대한 공론화나 내부고발을 못하는 분위기를 말하고 싶다. 회사에서 쫓겨나는 것을 두려워하는 한 한 개인은 조직과의 마찰을 담당할 수 없다. 어떻게 싸워야 할지도 모른다. 책에 나오는 동준군도 이모가 시민단체에 종사한 적 있는 사람이어서 보도자료나마 쓸 수 있었고 이 정도 공론화가 된 것이다. 평범한 개인은 직장에서 부당한 일을 겪거나 목격해도 침묵할 수밖에 없다. 개인이 조직에 물들어가는 것은 정의롭지 않아서라기보다 ‘차가운 회사 밖’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다.
호세 : 군대 문화가 한국 대다수 직장조직에까지 퍼져있기 때문이다. 군대시절 내무반을 보면 이등병들은 언제 폭력을 당할지 몰라 긴장 속에 살고 병장은 누워서 TV를 본다. 이런 문화를 겪은 남성들이 직장도 내무반과 비슷한 형태로 만들어가는 것. 이등병 때 고생하고 병장 때 보상받는다는 위계서열식 사고방식이 그들에겐 당연하다. 이렇다보니 직장 내 최고 약자인 특성화고 노동자들이 고생하고 폭력에 노출되는 것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것. 모두가 폭력에 둔감하다.
- 학교의 책임 역시 만만찮을 것 같다. 어떻게 변화해야 할까.
공을기 : 마이스터고에서는 2학년 때 아이들이 현장실습을 나간다. 그런데 그때 아이들이 ‘기업’을 처음으로 겪고 놀란다. 나름의 기준을 갖고 정부가 선정한 기업들인데도, 사회에 처음 진입하는 아이들이 일하기에 너무 외지고 낯설고 일하기 척박한 환경이다. 공장이라 여러 위험이 있는데 건강에 그렇게 신경 써주지도 않는다. 적응 못 하는 아이들은 일을 그만두고 학교로 돌아온다. 그런 사례가 많다 보니 회사에서도 ‘떠날 아이들’이라 생각해 그리 신경써주지 않는 악순환이 생긴다.
시정 : 내가 나온 학교의 경우 아이들이 일을 그만두고 돌아오지 못하게 하는 구조가 있었다. 취업률을 신경쓰다보니 학교는 아이들이 회사에 적응 못 하고 돌아오면 안좋은 평가를 줬다. 돌아온 아이들을 복도에 앉혀놓고 몇 장씩 반성문을 쓰게 하기도 했다. 문제는 학생들도 부당한 일을 당하고있다는 인식조차 없다는 거다. 내가 나약한 게 아니라 안좋은 일을 당한 건데. 학교측이 아이들에게 노동권 교육도 필수적으로 시켜야 하는데 잘 되고 있지 않다.
- 책은 ‘비극 겪은 사람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가’에 대해서도 시사점을 던진다. 노하우가 있다면.
성민 : 나 역시 가까운 사람을 잃은 적 있는데 그때 느꼈던 것은 슬픔보다 공포에 가까웠다. 외로웠고 누군가 옆에 있어줬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배려한답시고 아픈 일을 겪은 사람과의 교류를 단절한다면 그것은 슬픔에 빠진 사람을 사회에서 유리시키는 결과를 낳는다. 배려와 배제는 다르다. 대단한 위로를 베풀어야 한다는 건 일종의 영웅심리다. 단지 옆에 있어주며 ‘괜찮니, 필요한 것 없니’ 소소하게 말해주는 것이 가장 좋다고 생각한다.
멧비 : 비극을 겪은 개인은 여러 감정 단계를 거친다. 비탄에 빠져있다가 또 갑자기 화를 내기도 하듯이. 그 사람이 어떤 단계를 지나고 있는지 지켜보는 과정이 앞서야 하지 않을까 싶다. 그 사람이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상태인지 아니면 슬픔의 정가운데에 있는지. 그런 걸 주의 깊게 봤다가 이야기를 끌어낼 수 있다면 좋을 것 같다.
황이 : 내 경우를 말하자면, 우울할 때 와서 ‘무슨 일 있냐’고 말 걸어주는 사람이 좋다. 무슨 대안이나 해결책을 제시하려고 애쓰는 것은 또 싫다. 그저 내 이야기 들어주고 술 한잔 같이 마셔주는 그 자체가 힐링이 된다.
- 책에 대한 총평, 혹은 인상 깊었던 부분이 있다면.
카노 : 비슷한 이유로 제자를 떠나 보낸 은사님이 했던 말이 기억났다. “다쳐서 피가 난다면 보일 텐데 마음의 상처는 보이지 않는다. 그 아이가 마음의 상처를 받고 나에게 왔을 때 어떤 대처도 못했던 게 후회가 된다”고 했었다. 그런데 당신도 그 대처를 어떻게 했어야 했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상처받은 사람들을 지키는 방법에 대해서, 이런 책을 통해 배우는 바가 있다고 생각한다.
노랑 : 특성화고 아이들을 향한 편견을 다룬 부분이 인상깊었다. 208p에 보면, ‘대졸 고졸’ 부분이 있다. 인식 개선이 제도나 시스템을 고치고 누군가를 가르치거나 이야기만 해서 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스스로를 돌아보며 나는 과연 이런 부분에 있어 민감한지, 노력하는지 생각해야 할 일이다.
크리스 : 인터뷰이인 은유씨가 ‘들어가며’에 말한 부분이 슬펐다. 11p의 장애인/성폭력 피해 사례를 이야기하며 비가시화를 말했다. 성소수자의 입장에서도 확 와닿았다. 115p의 폭력에 대해 다룬 말도 인상깊었다.
모큐슈라 : 조국 교수 딸 부정입시 논란 때 서울대 학생회관에 이런 대자보가 붙은 적 있다. 정의나 공정, 차별을 말할 때 그 범주에도 포함되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걸 유념해야 한다. 성소수자 커뮤에서도 lg가 주력이 되지 bt나 tqi는 배제되지 않나. 마찬가지로 약자인 노동자들 중에서도 이렇게 더 배제되고 가려진 청소년 노동자들이 있었다. 이런 부분에 대한 민감함을 일깨워준 책이었다.
(발제: 호세 / 속기 및 정리: 노랑)
책읽당 참석 문의 : 7942bookparty@gmail.com

[185호][이달의 사진] 첫 번째의 나라에서 온 사람들
2025년 11월 8일, 친구사이 RUN/OUT 팀과 서울국제프라이드영화제와 합동 주최한 미국 최초의 트랜스젠더 연방의원 당선의 역정을 다룬 영화 <State of First>(2...
기간 : 11월
사무실 임대 재계약을 마치고 올해 11월은 여느 달 못지 않게 성소수자 인권 현장에서 행사가 많았습니다. 11월 1일 제주, 11월 22일 부산, 30일 광주에서 퀴어들...
기간 : 11월
[185호][커버스토리 "RUN/OUT 프로젝트" #10] 커밍아웃 성소수자 정치인 가능성 찾기: 박한희·세레나 패널 후기
[185호] [커버스토리 "RUN/OUT 프로젝트" #10] 커밍아웃 성소수자 정치인 가능성 찾기 : 박한희·세레나 패널 후기 호명은 생각이 됩니다. 프레이밍 효과 ...
기간 : 11월
[185호][커버스토리 "RUN/OUT 프로젝트" #11] 커밍아웃 성소수자 정치인 가능성 찾기: 참가자 후기
[185호] [커버스토리 "RUN/OUT 프로젝트" #11] 커밍아웃 성소수자 정치인 가능성 찾기 : 참가자 후기 * 본 행사는 하인리히 뵐 재단(동아시아 사무소), 서울국제...
기간 : 11월
[185호][커버스토리 "RUN/OUT 프로젝트" #12] 23년 무소속 6선 당선의 기적: 트랜스젠더 가미카와 아야 의원 인터뷰
[185호] [커버스토리 "RUN/OUT 프로젝트" #12] 23년 무소속 6선 당선의 기적: 트랜스젠더 가미카와 아야 의원 인터뷰 「23年無所属6選当選の奇跡」 日本初のトラ...
기간 : 11월
[185호][커버스토리 "흘리는 연습" #8] 《흘리는 연습》, 또 다른 용기의 시작.
[커버스토리 "흘리는 연습" #8] 《흘리는 연습》, 또 다른 용기의 시작. 올해 2월 7일부터 16일 사이, 친구사이는 기획전《흘리는 연습》를 열었습니다. ‘...
기간 : 11월
[185호][활동스케치 #1] 2025년 하반기 교육프로그램 <친구사이 크루징 투어 - 종로 역사편> 후기
[활동스케치 #1] 2025년 하반기 교육프로그램 <친구사이 크루징 투어 - 종로 역사편> 후기 어느새 단풍이 들고 낙엽이 떨어지는 11월 가을날, 친구사이 교육팀에...
기간 : 11월
[185호][활동스케치 #2] 트랜스젠더 추모의 날 (TDoR) 집회 참여 후기
[활동스케치 #2] 트랜스젠더 추모의 날 (TDoR) 집회 참여 후기 트랜스젠더 추모의 날(TDoR, Transgender Day of Remembrance)은 매년 11월 20일, 전 세계 곳곳에...
기간 : 11월
[185호][활동스케치 #3] 2025 성소수자 인권활동가대회 : 개연과 당연의 역동, 그리고 필연적인 변화
[활동스케치 #3] 2025 성소수자 인권활동가대회 : 개연과 당연의 역동, 그리고 필연적인 변화 매년 한국성소수자인권단체연합 무지개행동은 전국의 성소수자 인권...
기간 : 11월
[185호][소모임] 책읽당 읽은티 #52 : 제10호 문집 발간 기념 낭독회 및 총회
[소모임] 책읽당 읽은티 #52 : 제10호 문집 발간 기념 낭독회 및 총회 책읽당은 11월 한달 간 낭독회와 총회라는 두 가지 큰 행사를 치렀습니다. 11월 1일에는 책...
기간 : 11월
[185호][소모임] 이달의 지보이스 #52 : 정기공연, 그리고 그 이후
[소모임] 이달의 지보이스 #52 : 정기공연, 그리고 그 이후 1. 2025 지보이스 정기공연 : Why We Sing 2025 지보이스 정기공연 <Why We Sing>이 많은 분들의 성원...
기간 : 11월
[185호][기고] 온 시간대로 비추는 삶 — 인구주택총조사, 동성 배우자 관계의 통계적 인정을 지켜보며
2025년《아트인컬처》12월호에 「‘모두’의 결혼, 우리는 부부다 — 2025 인구주택총조사 동성 부부 입력 허용, 미술계의 변화는?」라는 제목으...
기간 : 11월
친구사이 2025년 10월 재정보고 *10월 수입 후원금 정기/후원회비: 12,983,361 일시후원: 1,738,614 사업 지보이스: 3,550,000 재회의밤: 810,000 웰컴데이: 1,2...
기간 : 11월
친구사이 2025년 10월 후원보고 2025년 10월 정기후원: 655명 2025년 10월 신규가입: 15명 10월의 신규 정기 후원회원 강*구, 김*준, 김*훈, 김*준, 김*환, 박*...
기간 : 11월
[185호][알림] 2026년 대표 및 감사 선출 결과 공고
2026년 대표 및 감사 선출 결과 공고 일시: 2025년 11월 29일 오후 7시~8시 30분 장소: 서울 종로3가 낙원상가 5층 엔피오피아홀 (1) 2026년 감사 선거 (감사 2...
기간 : 11월
[185호][알림] 2025 친구사이 HIV/AIDS 문화의 밤 (12.5.)
2025 친구사이 HIV/AIDS 문화의 밤 친구사이는 매년 12월 1일 세계 에이즈의 날을 맞아 자체적인 행사를 개최하고 있습니다. HIV감염인의 인권을 상징하는 빨강...
기간 : 11월
[184호][이달의 사진] 우리가 잘 노는 게 인권운동
2025년 11월 1일 토요일, 이태원 참사 이후 3년만의 할로윈이 돌아왔다. 참사 현장에는 추모의 뜻을 담은 포스트잇과 꽃들이 놓였다. 이태원로에는 종종 행인들...
기간 : 10월
10월 친구사이 : 웰컴!! 추석 명절과 개천절, 한글날 등 공휴일로 10일에 가까운 연휴로 시작했던 10월이었습니다. 친구사이는 ‘재회의밤’으로 그 1...
기간 : 10월
[184호][커버스토리 "RUN/OUT 프로젝트" #7] 커밍아웃 성소수자 정치인 가능성 찾기: 차해영·전후석 패널 후기
[184호] [커버스토리 "RUN/OUT 프로젝트" #7] 커밍아웃 성소수자 정치인 가능성 찾기 : 차해영·전후석 패널 후기 우리가 바라는 것은 그리 대단하...
기간 : 10월
[184호][커버스토리 "RUN/OUT 프로젝트" #8] 커밍아웃 성소수자 정치인 가능성 찾기: 참가자 후기
[184호] [커버스토리 "RUN/OUT 프로젝트" #8] 커밍아웃 성소수자 정치인 가능성 찾기 : 참가자 후기 친구사이는 성소수자 정치의 가능성을 찾아 나...
기간 : 10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