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책>친구의 죽음을 ‘춤’으로 추모
10대 소년들의 남다른 우정 쌓기
2007-03-05 오후 3:22:51 게재
내무덤에서 춤을 추어라
에이단 체임버스 지음
고정아 옮김
생각과 느낌 / 1만2000원
16세의 한 소년이 법원에 출석했다. 무덤에서 ‘이상한 장난’을 치다가 체포됐기 때문이다.
이상한 장난은 다름아닌 ‘춤’이다. 죽은이를 추모해야 할 무덤에서 난데없는 춤을 춘 이유가 궁금해진다.
주인공 핼은 친구 배리가 살아 있을 당시 약속을 지키기 위해 무덤을 찾았다. 음악을 머릿속에 그리며 핼은 우스꽝스런 춤으로 배리를 추도한다. 핼과 배리는 단순한 친구 사이가 아니다. 핼에게 배리는 생명의 은인이자 동경하는 대상이다.
친구의 요트를 빌려 바다로 나갔던 핼은 폭풍우를 만나 조난당한다. 뒤집혀진 요트 위에서 구조를 기다리던 핼에게 누군가 다가온다. 흑단빛깔의 머리카락, 잘생긴 얼굴, 최신 유행하는 해양스포츠 패션, 단단한 몸을 지닌 구조자. 그가 배리였던 것. 구조를 기다리는 여성이었다면 마치 ‘백마를 탄 왕자님’처럼 보였을 것이다.
배리는 능숙하게 핼을 구조했고 집으로 데려가 휴식을 취하게 도와준다. 기대 이상의 과한 대접을 받는 핼은 어렴풋이 배리에 대한 기억을 되새김질 한다. 같은 초등학교에 다녔던 배리와 자신이 일곱 살 무렵 영원한 우정을 서약하는 맹세를 읊었던 것. 재회한 두 소년은 배리가 불의의 사고로 숨지기 전까지 철저하고 7주간 완전한 친구로서 함께하기 시작한다.
이 책의 저자는 2003년부터 지난해까지 영국 학교 도서관 협회 회장을 지낸 영국의 에이단 체임버스다. 그는 17년간 ‘댄스 시리즈’로 알려진 청소년 소설을 펴냈다. 모든 시리즈에서 춤이 중요한 매개로 등장하기 때문에 ‘댄스 시리즈’로 불린다. 학교 선생을 지낸 후 책을 쓰기 시작해 그의 경험이 책 곳곳에 남아 있다. 주인공의 사랑은 동성애지만 그리 불쾌하지만은 않은 모습으로 보인다. 12년간의 창작과정을 거쳤기 때문에 완성도도 높다.
/오승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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