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린보이

title_Marine
학생이었을 때, 밤새기를 밥먹듯이 하기가 4년째 되던 해에
아침해만 보면 나오는 말이 있었다.
"에이 띠벌...또 해떴어!!!"

보통 사람들이라면 아침에 침대에서 일어나 지난 밤의 숙면으로
상쾌한 기분이 되어 아침을 맞이 하겠지만, 우리네 일상은 그런 것이
아니지 않은가...

거의 집에 들어가면 11시 내지는 12시...
그 시간에 설겆이하고, 가끔은 밥도 해야 하고, 빨래도 해야한다.
독신자 생활이란 힘든 것이다.
우리 사무실에서 남녀노소 누구나 하는 말이 있다.
물론 돈 많이 받는 소장들 빼고...
"누구든 배우자는 건축하는 사람을 만나면 안돼..."

나 역시 마찮가지다.
처음에는 건축하는 사람을 만나서 같이 설계도 하고,
건축에 대해서 이야기도 하고, 논쟁도 하고, 서로의 디자인에 대해
비평도 해주고, 여행도 같이 다니고...가능하다면 함께 유학도 가는
생활을 꿈꿨으나, 그것은 내가 대학 다니면서 설계사무소에
다니는 선배들을 동경해왔던 것과 똑같은 것이었다.

현실이라는 것은 자신이 직접 겪지 않으면 아무리 고된 현실이라도
달콤한 꿈처럼 여겨지는 것이다.

대학때는 왜 그렇게 제도판에 앉아서 누런 롤지 펴놓고서는
펜대 굴리는 것이 멋져 보이던지...

나는 지금 주거팀에 있다. 늘 단지 밀도 계산에 세대수 채우기에
정신이 없다. 학교에서 머리터지게 짜내던 컨셉? 없다.
입면 디자인의 중요성? 인간친화적인 환경친화적인 공간? 없다.

기본적으로 공동주택에 별 관심을 안 갖고 있기는 하지만
어쨌든 대형 설계사무소의 업무라는 것...
다른 사무소도 어차피 비랭이 자루찢기이다.

글세... 개인적으로는 주상복합에 아파트 단지 현상 설계에
나름대로 좋은 경험을 하고 있기는 한다고 생각하지만, 일단은 재미가
있어야 할 것 아닌가...

박봉에 쌓여있는 일에...야근 많이 하는 사람이 우수하다는 사무실의
분위기에......
사실 점점 일을 더 하고 싶은 의욕이 없어지려 한다.

하지만 그래도 때려치지 못하는 것은......언젠가 내 건물을 설계할
수 있으리라는 작은 희망 때문이리라....

2003-06-05 오전 01:42

나 같으면 확 때려치운다...
유후~ 농담이야.^^*
건축하는 사람들도 보수적인가 봐. 야근 많이 하는 사람이 우수하다니... 말도 안돼. 게다가 박봉이라... 네 이마가 유전적인 요인만은 아니었구나.
이렇게 마음 고생, 몸 고생이 심하니 누구의 이마인들...ㅋㅋㅋ

그래도 아직 사회 초년생이니까 배운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하거라.
그래야 나중에 돈 모으고 실력 쌓아서 우리가 살 게이타운을 니가 설계할 거 아니냐.
나중에 우리가 사는 집을 설계하게 되면 마당은 꼭 넓게 설계해야 한다.
땅이 부족하면 하늘 정원을 만들면 되고...

아류 2003-06-05 오후 18:10

그렇쥐? ㅋㅋ
근데 언뉘~~~ 언뉘가 싸준 두부랑 김치랑 너무 너무 맛있더라~~~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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