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직도' 많은 이들이 헷갈려하고 있다. 게이들은 과연 어느 쪽으로 귀고리를 달까?
왼쪽? 오른쪽? 아니면 둘 다?
이것에 대해 정답을 아는 이는 거의 없다. 실은 정답이 없다. 90년대 이전까지 미국에서 일반적으로 퍼져 있던 풍문은 게이들이 '오른쪽'에 달고 이성애자 남성들은 '왼쪽'에 단다는 것이었다. 실은 그것도 게이들 몇몇의 이야기를 듣고 '플레이보이'紙에서 떠들어댄 영향이 크다. 플레이보이紙는 어떤 특정한 선호도에 의해 이성애자들이 왼쪽을 선호한다고 말했지만, 귀고리 착용 문화가 먼저 활성화된 건 게이 커뮤니티에서였다.
아마도 게이 커뮤니티로 피어싱 문화가 유입되었을 때 게이들이 70년대의 케빈 클라인 풍의 옷처럼 자신들을 표현하는 '하위문화의 표식'으로 귀고리를 사용했을 것이고, 나름대로 이성애자와 차이를 두기 위해 이런저런 논쟁을 벌였을 것이다. 그 논쟁이 얼마나 다양했는지는 미국 내 각 지역의 게이 커뮤니티마다 왼쪽, 오른쪽 주장이 서로 틀리다는 것만 관찰해도 쉽게 알아낼 수 있다.
하지만 지금 이런 구분은 무의미해졌다. 남성 동성애자 표식 중의 하나로 받아들여졌던 귀고리는 이미 많은 이성애자들도 애용하는 악세사리가 된 지 오래되었다. 미국 내에서 이루어졌던 다양한 설문 조사에 의하면 이제 '왼쪽, 오른쪽'을 구별해서 귀를 뚫는 사람은 거의 없다. 청바지를 이제 노동계급의 상징적인 표식으로 받아들이지 않듯이 왼쪽과 오른쪽 귀 밑에서 달랑거리는 귀고리는 그저 그것일 뿐이다.
국내에서도 마찬가지다. 정체성 표식으로서의 귀고리 기능은 사라졌다. 외려 이성애자 남성들이 더욱 열을 내서 이쪽 저쪽 안 가리고 구멍을 뚫어대고 있을 뿐이다.
귀고리에 대한, 이미 소용이 끝나버린 작은 논쟁은 미국에서 한국으로 흘러들어온 게이 커뮤니티의 옛 전설에 지나지 않는다. 뉴욕의 어느 게이가 내가 차고 있는 왼쪽의 귀고리를 가리키며 '바텀'이냐고 물어본 적이 있다. 걔네 동네에서는 왼쪽이면 바텀이고, 오른쪽이면 탑, 양쪽 모두 착용하면 '올'이라고 한다. 하지만 기껏 70년대 게이 커뮤니티의 흔적을 더듬는 아련한 농담에 지나지 않았다.
이제 귀고리는 미적 기능을 가질 뿐이다. 피어싱 문화를 가리켜 '아프리카의 귀환'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 서구 제국주의에 의해 사장되어 버린 아프리카 흑인들의 빛나는 피어싱 문화의 도래, 20세기 미국에 초반부터 불어닥친 이 피어싱 문화는 청교도와 카우보이들의 암약된 금기를 피해 선술집과 게이 바에서 명맥을 유지해오다가 이제는 어느덧 문신과 함께 떳떳하게 아티스트의 손길 속에서 다시금 피어나고 있다.
젖꼭지에 피어싱을 하든, 배꼽에 피어싱을 하든, 이제 피어싱은 자기 신체 사용의 자결권을 위한, 그리고 자신의 신체를 미학화하려는 노력의 일환인 것이다. 하기는 사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옛 귀족 계급들의 귀고리는 부와 권력의 상징이면서 미적인 기능을 띠고 있었다.
누군가 당신에게 왜 귀고리를 하냐구 묻거든, 그리고 왜 왼쪽이나 오른쪽에 했냐고 묻거든, 굳이 얼굴 붉히며 마음에 없는 소리를 나열할 필요가 없다. 그저 미적이고 싶다고 하면 그만인 것이다.
아니면 이렇게 말해도 좋겠다.
북유럽 켈트족, 특히 지금의 노르웨이의 조상들인 바이킹 족들은 남녀를 불문하고 당시에 한쪽에 귀고리를 하는 게 유행이었다. 먼 항해를 떠나는 바이킹 해적들은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지기 전에 귀고리 한 짝씩을 나눠가졌다고 한다.
육지에 남겨놓은 연인도 한 짝, 배에 올라탄 연인도 한 짝씩 나눠 귀에 착용한 것. 누군가 당신에게 왜 한쪽에만 귀고리를 했냐고 묻거든, 나머지 한 짝을 가진 연인을 찾기 위해서라고 말하는 건 어떨까. 실은 그것이 내 개인적으로 귀고리를 한 유래의 기원이기도 하다.
중동 산업 역군으로 일하던, 리비아의 외삼촌이 내게 선물을 보내왔다. 아름다운 여자 바비 인형이었다. 사실관계를 밝히자면 내 첫째 여동생에게 보낸 선물이었...
두 카우보이간의 사랑 다루는 '브로크백 마운틴' 제작 예정 2004. 1. 19. 홍콩 '프라이데이'지 뉴스 편집자 씀 원문: http://www.fridae.com/magazine/ee2004011...
이란의 벽장 가족이 게이 자식을 두기보다는 차라리 그가 죽기를 바랄 때 2003. 11. 20. '더 걸리'지 알리 자라비Ali_Zarrabi 박사 씀 원문: http://www.thegull...
변화하는 중국의 동성애자들, 동성애 문화 편집자 주/ 아래의 글은 미국에서 유학 중인 데미지 님이 영국 bbc 기사를 번역해서 보내주신 내용입니다. 원문: http...
예전에 자유게시판에 올린 글인데 다시 그들의 음악을 챙겨 듣다 생각이 나서 옮겨 올립니다. 스웨이드의 'Saturday night'란 곡이 있다. 가끔 할 일 없는 토요...
눈이 내려 질퍽해진 길을 따라 프랑소아 오종의 영화를 보러갔다 크리미날 러버.. 헨젤과 그레텔을 현대적으로 각색한 내용이라 해서 더 흥미를 끌었는지는 모른...
오늘처럼 쉬는날은 저녁에 뭘 해먹을지 고민이 많이 된답니다. 일주일에 딱 하루, 같이 사는 사람과 집에서 저녁을 먹을 수 있는 날이기도 하거니와 일주일에 한...
며칠 전 일본행을 준비하던 이승엽의 귀고리가 화제 뉴스로 올라왔다. '깜짝 변신'이라길래 얼마나 변했는지 두고 봤더니 감질맛 나게 한 옅은 염색과 귀고리가 ...
드라마 '옥탑방 고양이'는 한국의 동거 문화에 관한 미디어의 심층적인 첫 번째 사례 보고입니다. 늦어도 한참 늦은 보고였지만, 적잖이 논쟁을 유발하고 사람들...
볼프강 틸만스(Wolfgang Tillmans, 1968∼) 런던 테이트 갤러리는 2000년 터너상 수상자로 볼프강 틸만스를 선정했다. 1980년대 말부터 《I-D》같은 컬트 잡지들...
21세기의 가족 모델은 무엇일까? 이혼율이 곧 50%까지 치닫고 있는 한국에서의 가족 모델은? 아기 바구니를 들고 있는 동성애자들은 대체 어떤 가족 형태의 도래...
예쁘지도 않고 쓸데없이 길기만 하다며 관리자님에게 눈총을 받았던 나의 ‘우주로 보내진 라이카’란 닉네임에 대해 간혹 궁금해 하시는 분들이 계신 것 같다. 예...
원제 : An Awfully Big Adventure 감독 : 마이크 뉴웰 출연 : 알란 릭맨, 휴 그랜트, 조지나 케이츠, 아런 암스트롱, 피터 퍼스 영국 / 드라마 / 1995 / 113분 ...
원제 : All The Rage 감독 : James D. Stern 출연 : 조안 알렌, 제프 다니엘스, 로버트 포스터, 안드레 브라우퍼, 보킴 우드바인 미국 / 1999 / 97분 국내 비디...
원제 : Stranger Than Fiction 감독 : Eric Bross 출연 : 맥켄지 애스틴, 토드 필드, 디나 메이어, 나타샤 그렉슨 와그너, Joe Unger 미국 / 2001.05.19 / 미스...
곧 미국 대선이 치뤄진다. 요즘 가장 주가를 올리고 있는 정치인이 민주당 경선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하워드 딘이다. 그는 여러가지 약점에도 불구하고 '딘 ...
세르게이 골로바치Serge Golovach는 러시아의 총망 받는 사진 작가다. 그는 단 몇 년만에 많지 않은 사진으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인물이다. 지금껏 그는 남성 ...
1998년 2월에 세상을 향해 포문을 열어젖혔던 버디는 한국 동성애자의 눈이 되고 귀가 되려 했습니다. 지난 5년간 출판사의 어려운 사정에도 불구하고 지치지 않...
'아직도' 많은 이들이 헷갈려하고 있다. 게이들은 과연 어느 쪽으로 귀고리를 달까? 왼쪽? 오른쪽? 아니면 둘 다? 이것에 대해 정답을 아는 이는 거의 없다. 실...
최근 스페인은 제1당인 국민당과 카톨릭 교회를 한 축으로, 또 동성애자들과 사회당을 한 축으로 요란하게 설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AFT는 2004년 새해 아침에 ...
자연스럽게 살자!
잘 읽었습니다. 이분적 사고에 대한 말씀, 수긍이 가구요.(100%이해란 불가능하니깐.) 고맙습니다.
손익
뭔말인지 다 이해하긴 힘들지만,,,,재밌네요,,,,,,,ㅋㅋㅋ
니콘
하고 싶은 말을 대신해 주는 시원한 글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하이도
잘읽었습니다^^+ 게이적 감수성이란게 딱 뭐다뭐다 이렇게 이분법적으로 나누어지는게 아니라는 말씀이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