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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93호][커버스토리 '항문섹스' #2] 애널백일장
기간 3월 

[커버스토리 '항문섹스' #2]

애널백일장:

너와 나의 지리는 이야기

 

 

지난 빤스백일장에 보내주신
여러분의 성화에 힘입어
이번 시간에는 애널백일장으로 돌아왔습니다.
친구사이 회원분들의 지리는 이야기
아.니.볼.수.없.겠.죠?

 

 

#1. 아파서 그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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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많이 아팠어. 너는 좋으냐고 물어봤지? 네 표정은 내가 좋아하고 있다는 걸 확신하고 있었어. 아프다고 하면 네가 많이 실망할 거 같아서 그 말은 못 했어. 사실 좋기도 했고. 그 술집에 네가 처음 들어올 때부터 난 네가 맘에 들었거든. 적당히 벌어진 어깨와 서글서글한 눈매가 좋았어. 어설프게 정돈된 수염도 귀엽더라. 운 좋게 네 앞에 앉아서 얘기해보니 넌 좋은 사람인 거 같았어. 너도 내가 귀엽다면서 한동안 눈을 맞춰줬고, 우린 결국 모텔까지 온 거야. 너와 둘만 남아 살을 맞대고 있는 이 시간이 싫지 않아. 네 의기양양한 표정도 너무 멋있어. 그래 난 그냥 좋다고 말했지.

 

너는 키스해줬어. 거기는 많이 아팠지만, 입술은 달콤하더라. 네가 점점 더 세게 움직일수록 난 더 많이 아팠는데, 네가 더 많이 좋아하는 거 같아서 참기로 했어. 사실 나는 거기로 하는 섹스를 별로 좋아하지 않아. 오늘도 너와 이걸 하고 싶었던 건 아니었거든. 그런데 샤워하고 침대에 누워 서로를 만지다가, 너는 거기에 네 걸 넣고 싶다고 했어. 나는 잠깐 망설였지. 분위기는 갑자기 얼어붙었고, 터질 것처럼 뛰고 있던 네 심장이 속도를 줄이는 것만 같았어. 이대로 네가 하자는 걸 하지 않으면 어떻게 될지 생각해봤더니... 좋은 기억을 줘야 다시 볼 수 있을 것 같더라고. 그래서 그러라고 했지. 너는 그 서글서글한 눈매로 웃었어. 넌 웃을 때 보조개도 생겨. 어두워도 그 깊고 예쁜 보조개가 보였어. 그래서 난 아무래도 좋을 거 같았던 거야.

 

그런데 젤이 너무 차가웠어. 네가 손가락을 넣었을 땐 따끔했지 뭐야. 아팠어. 그래도 참을 만했어. 너는 금방 손가락을 빼더니 젤을 가득 바르고 갑자기 네 걸 밀어 넣었어. 아파서 크게 찡그리고 비명도 지르지 못하고 있었는데 너는 어두워서 내 얼굴을 보지 못했나봐. 너무 아파서 네 팔뚝을 꽉 움켜쥐었어. 그런데 네가 물어본 거야. 좋으냐고. 

 

한동안 빠르게 움직이다가 넌 거기서 네 걸 뺐어. 먼저 사정했다고 미안해했지. 하지만 난 네가 더 오래 했다면 더 아팠을 거야. 난 오히려 고마워서 괜찮다고 했다. 그리고 넌 내가 사정할 때까지 키스해줬고 먼저 샤워를 했어. 난 샤워하면서 거기에 상처가 생긴 걸 알았지만 네가 더 미안해 할까봐 얘기하지 않았어. 그냥 너와 다시 입 맞추면서 잠들었던 거 같아.

 

너와 다음 날 점심까지 함께 먹고 집으로 돌아왔어. 넌 어쩐지 어제의 네가 아닌 거처럼 분위기가 바뀌어 있었는데, 왜 그랬는지 네가 뒤늦게 보낸 문자를 보고 알았어. 다음에는 꼭 거길 깨끗이 씻으라고 했잖아. 그게 묻어나왔지만 말할 수 없었다고. 네게 사실 거기에 네 걸 넣을 생각은 없었다고 변명해야 했을까? 그런 거 원래 싫어한다고 말하는 게 좋았을까? 내가 너에게 참았던 것들을 덧붙여서? 나는 그냥 답장하지 않았어. 

 

너는 며칠 후 뭐하냐고 문자로 물었고 나는 너를 차단했어. 거기가 아직 아파. 아직 상처가 다 아물지 않았나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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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나는 왜 항문섹스를 원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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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부탁받으면 당연히 먼저 글 주제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는데, 이번 주제가 무려 ‘항문섹스’다.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내 경험과 이야기가 누군가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고민하다가, 나는 왜 항문섹스를 원하는가라는, 실존주의적 물음에 답을 해보고자 한다.

 

항문섹스를 처음 목격(?)한 것은 어느 야동에서였다. 남/여 서로 간의 성관계를 보면서, 나는 여느 때처럼 여성보다는 남성의 성기에 관심이 집중되어 있었는데, 평소와는 다르게 항문을 통해 행해지는 삽입행위에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아, 저렇게도 할 수 있구나. 저 물건이 거기에도 들어가는구나. 그렇게도 관계를 맺을 수 있구나하는 생각들. 그게 포르노 산업에서 무슨 의미가 있고 어떻게 다른지 등에 대한 가치판단은 당연히 못했고, 그저 거기에서 오는 느낌은 과연 어떨지 상상해보게 된 것이다.

 

그러면서 성정체성/성적 지향을 자각하고 무언가 해보고 싶다고 원하던 때에, 음지의 루트로 만날 수 있는 방법까지 알아냈지만 완전 은둔이라 용기가 없었다. 그럼에도 무언가 내가 동성을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을 육체적 행위를 통해 확인하고 싶은 마음이 컸기에, 밤의 전령을 뒤따라 사우나로 향했다.

 

겉으로는 그냥 일반 남탕인 사우나 시설. 그러나 그 안에서 뭇 이반들이 서로를 훑어보며 정욕을 드러내고 있었다. 한참을 기웃거리다 어떤 남성과 손이 닿았고, 나는 자연스레 그 남성의 온몸을 핥았으며, 그는 부드러운 손길로 나의 항문을 애무해주었다. 그리고는 삽입. 짜릿하게 전해오는 아픔 뒤에는 처음 느끼는 쾌감이 온몸을 지배하고 있었다. 땀과 신음과 교접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행해지던 그때의 그 경험을, 내 몸이 오롯하면서도 또렷하게 기억한다.

 

그 후로 나에게 동성과의 만남과 관계에는 항문섹스가 빠질 수 없게 되었다. 꼭 삽입행위뿐 아니라, 아니 굳이 그게 아니더라도, 항문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실현할 수 있는 많은 체위들이 나를 즐겁게 하고 상대방과의 관계를 새롭게 했다. 섹스가 성적 교감을 통해 서로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행위이자 실천이라면, 항문섹스는 나를 나답게 만드는 것이고, 성적지향을 드러내는 가장 적합한 방식이다. 이것이야말로 내가 항문섹스를 원하는 이유이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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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항문섹스의 행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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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와 항문섹스는 얼마만큼 연관이 있을까? 당연한 얘기지만 항문섹스를 안하거나 싫어하는 게이들도 많다. 더불어 실제로 하는지 안하는지도 모를 섹스 형태로 한 사람을 요약하는 것부터가 대단히 무례한 일이다. 그러고 보면 정작 게이보다 호모포비아들이 항문섹스에 더 집착하는 듯도 하다. 보통 무엇을 집착할 때는 그것의 실제보다 상상의 모습에 매몰되기 쉬운데, 아마도 호모포비아의 머리에 있는 항문섹스란 단테의 신곡에 나오는 지옥불에서의 뿔달린 악마와 염소대가리의 그것과 유사할 것이다. 그런 그들의 빈약한 상상력을 애도하면서, 여기서는 항문섹스의 ‘실제’에 대해 좀 얘기해보기로 한다.

 

일단 항문섹스는 결코 쉽지 않다. 항문섹스를 쾌적하게 하기 위해서는 꽤 귀찮은 준비가 필요하고, 준비가 되었더라도 관계 시 적지 않은 행정을 요한다. 섹스에 성기삽입섹스만 있는 것은 아니지만, 호모포비아들이 항문에 집착하는 것으로 보아 그들의 생각이 그런 것 같으므로 삽입섹스를 전제로 놓고 이야기하면, 일단 항문보다 질삽입섹스가 훨씬 하기 쉬운 섹스다. 삽입 성기와 피삽입 성기 양자 모두에서 그러한데, 질액으로 젖어있는 여성기와, 그다지 큰 강직도를 요하지 않는 남성기는 상대적으로 쉬운 섹스를 보장한다. 

 

호모포비아들이 집착하는 삽입섹스의 관점에서 헤테로 커플이 가장 부러울 때는, 옆에 예쁜 남자를 뉘어놓고 잠든 다음날 아침이다. 헤테로 커플들은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비몽사몽간에 섹스를 할 수 있지만, 게이 커플은 그렇게 바로 섹스에 돌입할 수 없다. 우선 밤새 대변이 직장 근처까지 내려왔을지 모르므로 바텀들은 새로 센죠이*가 필요하고, 센죠이가 끝난 후에도 바텀의 항문과 탑의 성기에 윤활 젤을 발라야 한다. 더불어 바텀의 항문이 다치지 않고 즐거운 섹스를 할 수 있도록 손가락이나 성기구로 항문을 확장시키는 과정이 필요하다. 그리고 나서야 비로소 탑은 바텀의 항문에 꽂을 수 있게 되는데, 문제는 저 위의 행정이 마무리될 때까지 탑의 발기가 유지돼있어야 한다. 더불어 일반적으로 질보다 항문의 조임이 훨씬 강하므로, 바텀의 항문을 통과할 때까지 탑은 성기의 강직도를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 저 중의 하나라도 틀어지면 섹스는 불가능해지거나, 가능하더라도 괴로운 섹스가 되기 일쑤고, 잘못하면 글자로 옮기기 싫은 몇 가지 불미스런(?) 일에 봉착하게 된다.

 

물론 잘 준비된 항문섹스는 대체로 즐거운 것이다. 탑 뿐만 아니라 바텀 역시 충분히 즐거울 수 있다. 확장을 덜하거나 윤활 젤을 제대로 쓰지 않아 아픈 걸 참고 하는 바텀들이 많은데, 바터밍이 원래 아픈 게 절대 아니라는 걸 강조하고 싶다. 물론 남성이 항문에 삽입된다는 것에는 많은 사회적 금기들이 있고 그 금기는 바텀 당사자가 가장 크게 겪기 마련이어서, 내가 이 항문섹스를 통해 즐거움을 얻겠다고 능동적으로 결심하게 되는 데까지는 일정한 결단이 필요하긴 하다. 그러나 그걸 통과하고 난 뒤에는 꽤 크고 유니크한 쾌감을 얻을 수 있다. 어느 호모포비아가 그린 모 웹툰의 대사 대로, "수동적으로 조금씩 달아오르며 누군가에게 짓뭉겨지는 느낌을 통하여 온몸으로 자극되는 쾌감은 일반 남성들은 절대 알 수 없"을 것이다.** 

 

아무튼 이런 험난하고 귀찮은 과정을 거쳐 비로소 쩌는 쾌감에 안착할 수 있는 게 바로 항문섹스다. 그런데 나는 정작 요새 항문섹스를 잘 안하게 된다. 클럽에서 만난 쩌는 친구들이랑 모텔을 잡아도 소위 물빨(물고 빠는 섹스)만 해도 충분히 즐겁다. 앞에서 말했듯이 섹스에 성기삽입섹스만 있는 게 아니기도 하지만, 요새는 그냥 범사(?)에 기뻐하는 중이다. 물빨 이상의 섹스로 넘어갈 때 치를 여러 가지 리스크를 감당하기 싫고, 그냥 눈앞에서 예쁜 친구가 홀랑 벗고 내 살을 부비고 핥는 광경을 보는 것으로도 충분히 행복하기 때문이다. 그러고 보면 호모포비아들이 그렇게나 좋아하고 집착하는 항문섹스를, 정작 게이 당사자인 내가 잘 안하고 있다는 역설이 가끔 웃프기는 하다. 

 

 

* 센죠이는 게이커뮤니티에서 직장 관장을 일컫는 속어로, 세정(洗淨)을 일본어로 읽은 것이다. 흥미롭게도 교도소에서 죄수들이 대변을 본 후 뒷물을 하는 일 또한 센죠이라 불린다.
** 물론 게이 뿐만 아니라 일반 남성들도 항문삽입섹스를 경험한다. 네이버에 "항문자위"라고 쳐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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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사이 소식지팀 / 어둠의 귀공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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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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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경 2018-04-02 오후 18:08

솔직한 커뮤니티의 이야기 좋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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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루 2018-04-07 오후 14:25

잘 읽었슴당 헹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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