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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계 주름잡는 ‘꽃보다 아름다운 남자들’  


금기시 됐던 게이문화 ‘패션 아이콘’ 으로…

하얀 뿔테선글라스ㆍ원색의상ㆍ슬림라인 신사복 등 빅히트

‘당신이 입고 있는 양복 재킷이 1년 전 지구 반대편에 사는 게이들 사이에서 유행했다면?’


소설 같은 얘기가 현실에서 벌어지고 있다. 한때 금기시됐던 게이들의 문화가 이제 패션을 비롯한 문화 전반을 주도하는 주체로 자리잡았다.


2006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게이 퍼레이드. 당시 게이와 레즈비언들이 선보인 하얀 뿔테 선글라스는 1년 후 한국의 아이돌그룹 ‘빅뱅’의 탑이 쓰면서 국내에서도 대히트를 쳤다. 지난해 인기그룹 샤이니가 선보인 원색 계열의 의상 역시 2007년 게이 퍼레이드에서 이미 선보였던 것이다.


게이들의 선구안은 단지 패션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지난해 초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쥬얼리의 ‘원 모어 타임’은 이미 2007년 이태원 게이클럽에서 잉그리드의 원곡 ‘원 모어 타임’으로 크게 유행했다. 최근 젊은이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테크토닉도 그 시작은 게이들이 주도했다. 인터넷 백과사전 위키피디아는 테크토닉에 대해 ‘게이 퍼레이드에서 유명세를 타며 전 세계적인 붐을 일으켰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들에겐 특별한 것이 있다.


물론 모든 게이들이 패션과 트렌드에 민감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학자들에 따르면 게이와 레즈비언들은 성적 정체성을 옷과 신발, 각종 문화적 요소를 통해 강하게 표출하려는 경향이 있다. 독일의 성과학자 마그누스 허쉬필드는 “이성의 복장을 착용하는 행위는 동성애와 밀접한 관련이 있고 옷을 통해 심리적이고 정신적인 성 역할을 표현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패션 디자이너계에서 게이나 레즈비언이라는 성 정체성은 오히려 강점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자신을 게이라고 소개한 패션업계 종사자 강모(30) 씨는 “디자이너들 사이에선 게이라는 사실이 전혀 흠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디자인을 의뢰한 전문가나 면접 담당자들은 ‘게이는 섬세하고 트렌드에 민감하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면서 “이름만 대도 알 법한 국내 모 유명 디자이너는 실제로 게이이며, 게이가 아니더라도 게이바에 스스럼없이 드나드는 디자이너들이 많다”고 말했다.


동성애에 대해 좀 더 관대한 해외에선 ‘패션의 역사를 주도한 것은 게이’라는 진담 같은 농담이 돌 정도다. 실제 연인 사이였으며, 2005년 결별을 선언한 도미니코 돌체와 스테파노 가바나는 ‘돌체앤가바나’라는 브랜드를 론칭해 전세계적인 사랑을 받았다. 마크 제이콥스, 이브생로랑, 장폴 고티에, 베르사체 등 수없이 많은 유명 디자이너들도 게이였다. 수려한 외모로 유명한 ‘버버리의 후계자’ 크리스토퍼 베일리 역시 게이로 밝혀져 전 세계 여성들에게 실망을 안겨줬다.


디자이너들의 시제품을 가장 먼저 테스트해 보는 것도 게이들이다. 유럽에선 아예 게이들만으로 이뤄진 ‘베타집단’이 존재하며 한국에서도 이태원 게이바를 중심으로 신제품에 대한 반응을 살피기도 한다. 의상 디자인학과에 재학 중인 민모(19) 씨는 “게이들 사이에서 입 소문이 나면 일단 첫 관문은 통과했다고 본다”고 전했다.


▶100년 전 예견된 게이들의 반란


한때 경멸과 회피의 대상이기도 했던 게이들이 오늘날 문화를 선도하는 집단으로 자리잡은 것은 왜일까?


우선은 ‘메트로섹슈얼’, ‘글루밍족’이라는 신조어가 생길 만큼, 패션과 미용에 대한 남성들의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영국의 문화 비평가 막 심프슨이 1994년 ‘인디펜던트’지에 소개한 ‘메트로섹슈얼’은 미적 관점에서 자신을 꾸미고 가꾸며, 문화적으로도 풍요로운 삶을 누리려는 남성들을 가리킨다. 유명 브랜드와 유행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메트로섹슈얼의 대표주자로 영국의 축구선수 베컴이 꼽히고 있다. 여성들처럼 파운데이션을 바르고, 손톱에 매니큐어를 칠하는 것이 남성들 사이에서 일종의 유행으로 자리잡으면서, 게이들의 문화가 오히려 추종의 대상으로 자리잡았던 것이다.


멀게는 20세기 중반 본격화된 여권 신장도 또 다른 이유로 꼽을 수 있다. 용감하고 책임감이 강해야한다는 남성성이 약해지고, 섬세하면서도 유행에 민감한 ‘신종 남성’들이 탄생했다. 20세기 후반에 등장한 포스트모더니즘은 전통적인 이분법적 사고를 해체하고, 복합적인 다원주의를 제시했다. 정확히 구별되던 남성성과 여성성 대신, 양성성이라는 개념이 주목받기 시작한 것도 이때부터다. 역시 게이로 유명한 디자이너 지아니 베르사체는 남성복에 화려한 컬러와 바비인형 같은 여성스러운 요소들을 과감히 도입했고, 1984년 장 폴 고티에는 남성복 패션쇼에서 스커트를 선보이기도 했다.


성역할의 구분이 다수의 학자들의 주장처럼 관습적, 사회적인 것이라면, 남성성과 여성성의 구분은 갈수록 모호해질 것이다. 100여 년 전 손톱에 매니큐어를 칠하는 남자들 상상할 수 없었듯이, 또다시 100년의 시간이 흐르면 남성들의 스커트 패션이 공공연히 선보여 질지도 모를 일이다.


김윤희 기자/worm@heraldm.com

조병주 인턴기자


게이 패션 사례

빅뱅ㆍ샤이니등 아이돌그룹 하이톱 스니커즈 유행시켜


그룹 빅뱅과 샤이니는 하이톱 스니커즈를 크게 유행시켰다. 하이톱 슈즈는 키높이 깔창을 깔아도 전혀 표가 나지 않으며, 실루엣이 슬림해 10~20대 남성들 사이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리복이 출시한 하이톱슈즈 ‘엑소핏’과 ‘레슬리’는 10만족이 넘게 팔려나가기도 했다. 리복코리아의 김나영 이사는 “하이톱 열풍은 유독 일본과 한국에서만 유행하는 현상”이라면서 “외국인들은 스키니진에 하이톱 슈즈를 신은 우리나라 젊은이들을 보면 ‘너무나 게이스럽다’며 의아한 반응을 보인다”고 말했다.

빅뱅, 동방신기, SS501 등 남성 아이돌그룹이 선보인 짙은 눈화장도 양성성의 또 다른 표현이다. 1970년대 펑크의 유행은 화장에 대한 남성들의 사고를 크게 변화시켰다. 보습제와 립글로스, 파운데이션에 짙은 눈화장이 이때부터 유행하기 시작했다. 80년대 초반 마이클 잭슨 같은 팝스타들은 얼굴 전체에 진한 화장을 한 채 무대 위에 서기도 했다.


신사복의 최신 유행을 꼽으라면 단연 슬림 라인이다. 허리를 잘록하게 강조하고 가슴의 곡선을 살려 자연스러운 볼륨감을 드러냈다. 원래 직선적이며 헐렁하게 맞는 테일러드 스타일이 부드러운 곡선을 입기 시작한 것은 그리 오랜 일이 아니다. 남성에 비해 명확한 여성의 허리 곡선은 20세기 후반에 들어서야 본격적으로 남성복에 도입되기 시작했다. 2001년 이후 밀라노 컬렉션에서 디자이너들은 몸에 꼭 맞거나 허리를 강조하는 실루엣의 신사복들을 대거 선보였다.




김윤희 기자/worm@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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