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금지법'이 또다른 차별을 만들면 안된다"

민주노동당, 한국사회당, 인권운동단체 등이 연합한 '차별금지법의 올바른 제정을 위한 반차별 공동행동'(이하 공동행동)은 4일 오후 서울 종로구 국가인권위원회 배움터에서 법무부가 지난 10월 입법 예고한 '차별금지법안'의 개정을 요구하는 공청회를 열었다.

논란의 핵심은 국가인권위원회가 권고한 원안에 명시되었던 20개의 차별사유 중 성적(性的) 지향을 비롯해 ▲학력 ▲가족형태 및 가족 상황 ▲병력(病歷) ▲출신국가 ▲범죄 및 보호처분의 전력 등 7개 사유가 삭제됐기 때문. 이 과정에서 법무부와 재계, 일부 보수적 기독교 단체의 압력이 작용됐다는 것이 공동행동 측의 주장이다.

공동행동 측은 정부의 누더기 차별금지법안을 대신할 '올바른 차별금지법안'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이날 발표한 법안의 주요 내용은 우선 법무부가 삭제했던 차별 사유 중 ▲언어 ▲출신국가 ▲가족 상황 ▲범죄 전력 ▲성적(性的) 지향 ▲학력 ▲병력(病歷)과 고용형태 ▲성별 정체성 등을 추가했다.

그리고 악의적 차별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적용, 국가인권위원회의 시정명령권, 소송 지원, 이행강제금, 소송 지원 등을 도입했다.

차별금지의 범위에 있어서도 모든 차별금지사유를 포함할 수 있도록 확대했다. 이외에도 정부는 5년 단위로 차별시정기본계획을 수립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장서연 변호사(공동행동 법안팀장)는 공동행동측 차별금지법안에 대한 주요 내용을 설명하면서 "차별금지사유의 대상과 범위를 확대하고 악의적 차별의 경우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도입하는 등 최대한의 차별금지 조항을 담았다"며 "그대로 통과될 것이라 믿진 않지만 본래의 취지를 최대한 살리기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다.

이날 공청회에는 50여 명이 참석해 약 3시간 동안 법안의 문제점과 개선안에 대한 활발한 토론을 벌였다.

박정일기자 comja@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