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_보이스

title_Chorus
타리 2012-11-13 00:03:11
+14 180


단원들이 1부 입장하고 나서 텅빈 분장실. 

IMG_8588.JPG




작년에도 그런 곡이 있었지만 

올해 공연에는 울게 만드는 노래가 더 많았던것 같아요. 기분탓인가.....

다 조금씩은 울컥했다니까요. 

연습 초반에 휘트니스 멜로디를 연습하면서부터 

원 데이 모어까지도. 


울 일도 참 많았던 것 같아요. 

지_보이스 안에 있었던 일들은 잘 모르지만

고생이 느껴지는 마음들. 


10월 3일 연습 뒤풀이때 프렌즈에서 울면서 뒤풀이 했던 기억도 그렇고,

울면서 노래하는 건 특별한 것 같아요. 

실은 노래때문에 운 기억이 별로 많지는 않거든요. 

남들처럼 실연당했을때 유행가 틀어놓고 울긴 하지만 

노래때문이라고 느낀 적은 없었는데(아마도 그 노래에 내가 있다고 느껴지지는 않아서?)

지_보이스 하면서 참 많이 느껴요. 


전문시위꾼;;;;;;인 덕분에 사실 아스팔트 위에 서는 때가 종종있는데요. 

공연 얼마 전에 장애여성이 화재로 돌아가셔서 길에서 장례식을 했는데

나에게 가는 길 노래를 떠올리면서 많이 위로받았어요. 


게다가 지난 수요일밤에 예전에 같이 활동하던 트랜스젠더 분의 부고를 들어서

리허설 할때까지도 참 많이 힘들었었거든요. 웃으면서 공연할 수 있을까 걱정도 되었는데

다행히 공연날엔 기분이 많이 나아졌고 공연에 집중하느라 내내 까먹고 있었어요. 

시민호프에서도 내내 까먹고 있다가 마지막에 나에게 가는 길 부를때 다시 떠올랐어요. 

그때 무조건 위로해주신 손길 고맙습니다.


그리고 우리 곁을 먼저 떠난 알려진, 알려지지 않은 퀴어들을 기리는 

지_보이스의 노래도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램도 가졌어요. 




보통 엄마를 보러 일요일에 가는데

공연 준비하면서 거의 못가다가 어제 오랜만에 엄마를 보러갔어요. 

몇달전에 슬쩍 합창공연 준비한다고, 동성애자들이 하는 공연인데 찬조출연한다고 얘기했는데

차마 오라고 하지는 못했어요. 엄마아빠가 변했어요. 꼭 들려드리고 싶었는데, 

우울증으로 많이 힘들어하시는데 더 힘들게 할까 걱정도 많이 되구요. 

오랜만에 갔다니 또 우시면서 "건강하던 내가 왜 이렇게 됐지" 하고 많이 괴로워하셨어요. 

그래도 아파보니 아픈 사람들이 보이고, 아픈게 완전히 낫지 않을 수도 있고, 이대로 적응해나가면서

살아야한다는 것도 점점 알게 되시는 것 같아요. 저도 나이들고 아픈 몸을 옆에서 지켜보면서 

변화와 슬픔을 극복하는게 아니라 받아들인다는 것에 대해서 다시 생각하게 되구요. 

지_보이스의 변화와 눈물도 계속 계속 응원합니다. 


내 감정을 표현하는 것도 서툴고

글로써도 맨날 아무도 안본다고 생각하고 독백하듯 썼는데

이렇게 게시판에 쓰고 있는걸 보니 

많이 변한 것 같아요. 

노래와 지_보이스 덕분이에요. 진짜 좀 더 인간다워 진것 같아요.



하나하나 감사의 인사를 전하지 못해서 아쉽지만

너무 많은 말을 했으니 이젠 줄여야겠어요. 


객원 3년차 이지만 노래는 전혀 늘지 않았어요. 

심지어 저는 작년보다 더 못하는것 같아서 괴로웠지만 지난 일이니 접어둘게요. 

뒤풀이때 말씀드렸지만 부치 얘기를 노래할 수 있어서 기뻤어요. 

객원끼리 무대 만들어보니 감사한 마음도 더 커졌구요. 

객원들끼리도 더 단단해지는 공연이었어요. 


모두에게 고맙습니다. 







(추신: 박도 울면서 타면 좀 더 극적이에요)







가람 2012-11-13 오전 00:43

어머, 그날 울면서 박을..??? ^^;;
어머님 말씀을 들으니 그때 모시고 와도 좋았겠다는 생각도 들어요.. 내년에는 꼭!! ^^
타리, 나의 자매, 나의 직장동료(도대체 우리는 안 보는 날이 일 주일에 몇 날이야..).
타리의 이런 마음을 읽을 수 있는 것도 행운이에요. 계속, 함께 같이 나가욧!! ^^

코러스보이 2012-11-13 오전 00:46

우왕~ 사진 좋다. ^^

서로 우는 모습 너무 많이 들켰던 타리.
이야기 듣고보니 내 소심한 눈물에 비해 타리의 눈물은 참 크고 따뜻한 눈물이라는 생각에 쪽팔려서리...

또 눈물이 앞을 가리...ㅠㅠ

그나저나...
나도 울면서 해보고 싶다.
아니면...

그냥 안 울면서라도 하고 싶다.
그래서.........
또.......
울고 싶다.
ㅠㅠ


흥!

 

이감독 2012-11-13 오전 02:09

앵콜 부를때 같이 울었어야지!! 내 눈물 동지여!! 공연 끝나고 대기실에서 펑펑 울던거 생각난다. 이번 공연도 함께 할 수 있어서 좋았어!! 미안한 마음도 몰래 가지고 있다우..

leon 2012-11-13 오전 02:30

타리누나 ㅎ

울면서 박 한번 타보고 싶네요 묘하게 끌린다

완전 고샹하셨습니다 ;)

선가드 2012-11-13 오전 02:47

고생하셨어요 내년에도 함께해요!!!

damaged..? 2012-11-13 오전 02:58

아, 안 그래도 멋지신데 이렇게 글까지 절절하고 따뜻하다니... ㅠ0ㅠ
어머님 사연에 가슴도 아프고, 타리님이 더더욱 마음 넓고 든든한 분이시라는 생각이 드네요.
역설적이지만, 주변의 많은 분을 위해 흘리신 그 눈물이 큰 도움이 되고 힘이 돼드렸을 거예요...
'변화와 슬픔을 극복하는게 아니라 받아들인다는 것'이라는 말씀처럼 말이예요.
(이 진실을 미처 알지도 못했고, 설사 알았더라도 실천 못하고 극복하려고만 해온 제가 부끄럽네요 ㅜ_ㅜ)

'그리고 우리 곁을 먼저 떠난 알려진, 알려지지 않은 퀴어들을 기리는
지_보이스의 노래도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램도 가졌어요'

지난 몇 년 동안 주변의 성소수자분들이 떠나시는 슬픈 일이 이어지는데,
참 필요하고 좋은 생각이예요. (코러스보이님, 나미푸님, 노르마님, 기즈베님, 가람님 등 주목~!)

그리고 초중고 음악 교육 받았어도 옳게 악보 못 보는 저같은 사람도 있으니
노래 실력에 대해선 걱정 붙들어 매세요~ 사실은 잘하시면서! *^^*

속 깊으시고 다정하신 타리님을 위한 눈물겨운 노래도 나오면 정말 좋겠네요.
(사실 눈물박이 나오는 19금 L언니 영화를 누가 만들어주면 더 극적이겠지만요~ +ㅁ+)


암튼 (물론 다른 분들도 그렇지만) 타리님, 볼수록 매력적이고 알수록 고맙고 자랑스러워요! ^^b

당근 2012-11-13 오전 03:22

타리! 너무나 귀엽고 멋진 타리!
올해는 작년보다 얘기 더 나눌 수 있어 좋았어요
타리는 체구는 작지만 품은 굉장히 크고 따뜻하다고 생각해요
이번에는 그 품에서 떼굴떼굴 뒹굴 수 있었던거 같아요 ㅎㅎ미안하고 고마워요!

홍이[紅]  2012-11-13 오전 05:41

푸핫! 눈물이 글썽글썽 거리려다 뿜게 만드시네요.ㅎ
노래를 들으면서도 가슴이 저려오는데 감정이입이 되어 직접노래를 부르는 단원들은 눈물을 주루룩 흘리고도 모자라겠죠.ㅠ
아마 그동안 노력한 모든 것들이 노래 안에 담겨있어서 더 그랬을거라 생각이 드네요.
고생하셨어요~.

미로 2012-11-13 오전 05:52

사진이 참... 울컥하네. 제목은 좀 변태스럽고 ㅋ

회색곰 2012-11-13 오후 20:18

수고가 많으셨습니다.
힘내시고 기운 내시길 바라구요.

아작 2012-11-14 오전 05:35

전문시위꾼 타리!!
여리고 따뜻한 마음이 있기에 그 길위에 서있을 수 있는거 같아 ^^

김나 2012-11-14 오전 07:53

마음씀씀이가 따순 타리타리박타리 ;) 이번에 객원반주자로, 개사로, 안무컨셉잡기로, 뒷풀이 분위기 메이커로. 다방면에서 수고가 많았던거 같아. 같이 노래해서 참 즐거웠어~ 다음엔 묻중에서 보나?! ㅋㅋㅋ 짬 나면 작곡도 배워둬~~~ 그리고 혼자ㅇ울지말구!

HeyU 2012-11-16 오후 19:28

좋은 친구. 자꾸 더 보고싶어..
깊어지는 우리 사이~
이제 눈 맞추지 말자. 너만 보면 눙물이..ㅠㅠ
그만큼 우리가 서로를 애정하고 있는거겠지?
함께 가자!!

최강이 2012-11-21 오전 07:52

진짜.. 뭔가 지나간듯한..사진..저기에 저희가 줄 서 있었지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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