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종로의 기적 뮤직비디오를 보고 저는 생각했습니다.
2. 언젠가 우연히 마주친 저의 또래의 친구들이 <친구사이>라는 단체의 이미지를
거기서 활동을 하면 왠지 커밍아웃을 해야 할 것 같고,
운동을 해서 아웃팅 당할 것 같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그때 저는 당연히 아니라고 이야기 했습니다.
그것은 오해일 것이라고 말해줬습니다.
3. 저는 서명을 했습니다.
정면과 측면 클로즈업을 제외한 촬영에 동의한다는 내용입니다.
그리고 사실 그 내용이 정확히 기억이 안 나지만 그것을 영상물로써 사용한다는 것에 대한 내용도 포함된 동의서 이었겠지요.
그러면 맞습니다.
어쩌면 그 기준에 맞게 동영상을 편집해서 유투브에 올린다면 아무문제 없는 것이겠지요.
그것에 관한 권리는 지보이스 혹은 친구사이에게 있는 것이니까요.
(클로즈업: 영화나 텔레비전에서, 등장하는 배경이나 인물의 일부를 화면에 크게 나타내는 일, 어느 정도까지를 클로즈업이라고 생각해야 할지는 무지한 저는 사실 잘 모르겠습니다.)
그 동영상이 올라갔을 때 겪게 될 불편들은 깊이 생각해보지 않고 결정을 했다거나, 혹은 갑자기 마음이 바뀌어 버린 단원 개인이 감당해야 할 몫입니다.
“공연영상이라거나, 종로의 기적 같은 다큐멘터리 영화로 소수의 영화관에서 상영될 것이다.”라고 생각하면 안 되는 것이었습니다. 적어도 youtube에 올라갈 정도는 예상했어야 하죠.
4.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불편한 마음이 가시지 않습니다.
단장님의 말씀대로 지금 시점은 이 동영상을 올린 것이 아니라 올리기 전에 단지 확인을 시키려고 한 단계입니다. 불편한사람은 불편한 것을 이야기 하면 되고, 그것을 다시 편집하면 됩니다. 그것은 사실이며 틀린 말이 아닙니다. 한 치의 다름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 동영상이 자신이 동의한 서명에 기준이 맞게 편집이 되었더라도 “저는 이거 올라가면 정말 안돼요. 죽어도 저 빼줘야 해요”라고 말을 한다면 당연히 빼줄 것이라는 사실 역시 잘 알고 있습니다.
5. 그러면 제가 불편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곰곰이 생각해봤습니다.
첫째는 이미 현시점에서 단원들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지 않았나 하는 점입니다.
확인하는 자리이기는 하지만 거의 대부분의 단원들에 대해 식별이 가능했다는 점(기준에 맞게 편집된 것은 제외하더라도). 그리고 그 식별 가능성은 저는 그때 나누었던 이야기와는 반대로 빔스크린보다 훨씬 해상도가 좋고, 색감이 좋고, 가까이서 볼 수 있는 컴퓨터 화면에서 볼 때 더 높아진다고 생각합니다. 어쩌면 친구사이 혹은 지보이스는 단원의 아웃팅(혹은 커밍아웃) 이라는 것에 대해서 너무 쉽게 생각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그것을 굉장히 몸에 좋고 맛있는 떡을 단원들에게 권해주고 있다는 것과 비슷하게 여기는 생각이 잠재의식 속에 있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둘째는, 불편한 것을 불편하다고 쉽게 말 할 수 없는 분위기였습니다.
전혀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시나요? 이것은 저만의 생각인가요? 저만이 불편해서 그날 그렇게 이야기 했던 것인가요? 그렇다면 죄송합니다.
6. 어쩌면 나왔던 이야기대로 이 동영상이 소수의 사람들만이 보게 되고, 그 파급력이 미미해서 신분이 노출되어도 단원들을 알아보는 사람이 아무도 없을 수 도 있겠죠. 그러면 youtube에 올리며 아무도 클릭해서 보지 않기를 원해야 할까요, 아니면 널리 널리 퍼져서 지보이스가 유명해 지기를 바라야 할까요.
youtube에 올린다는 것은 그간의 지보이스가 접했던 매체들의 파급력 정도와는 크게 다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방금 전에 bestiz.net에 올라온 글입니다. bestiz를 알고계시는 분들이 많이 있으시리라고 생각합니다. 그 게시판에 지난 주 토요일에 이태원 게이클럽인 서킷에 출연하셨던 김완선씨의 youtube 공연 동영상이 올라왔습니다.
7. 에이 사실 아무것도 아니지. 라는 생각을 갖으려고 계속 노력해보다가 불편한 마음을 참지 못해 결국엔 이런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사실 저는 이 글이 여러 사람들의 입장을 대변 하는 것이 아니라 오직 저의 생각일 뿐이더라도 이야기 해 볼만하지 않을가 생각했기에 이렇게 작성합니다.
8. 이글 때문에 불편해지시는 분들께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더 예쁜 말투로 비꼼없이 할 수도 있었을 텐데 그렇지 못한점도 죄송합니다.
다만 저는 더 생각해보고 싶었습니다.
저 역시 누군가를 불편하게 하려고 이 글을 작성한 것은 전혀 아닙니다.
9. 저는 뻔뻔한 놈이기 때문에 내일 아침에는 전혀 이런 글을 쓰지 않은 것처럼 행동할지도 모릅니다.
1.글쓰신 분들의 애정이 듬뿍담긴 고민의 흔적들이 폭풍감동이네요 ㅠㅠㅠ
2.생각을 많이 하게 되는 글입니다.
3.길이형 용기가 멋있습니다. 짝짝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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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해 공연은 이런 저런 이야기거리들이 참 많은 해 인거 같다.
단원들은 잘 모르겠지만 나랑 나미프랑 올 초 대판 붙어서
" 머리 끄댕이 잡고 싸울 기세 였지" ㅎㅎㅎ
무엇보다 길에게 해 주고 싶은 말은 .... 고맙고 미안하고 그리고 사랑한다인것 같아
꼭 길에게만 하고 싶은 것이 아니라 우리 단원들, 친구사이 회원들, 고단한 시대를
묵묵히 살아내고 있는 성소수자 커뮤니티의 모든 사람들에게도, 비록 '친구사이'에 대해서
이렇게 저렇게 비난을 한다해도... 고맙고 미안하고 사랑한다는 마음이 들거야
우선 지난 영상공개 이후 며칠 동안 "사실 아무것도 아니지" 하는 마음과 또 " 불편해... 불편해"
하는 마음 때문에 누구보다 네가 고민이 많았을 거 같아
그 고민에 대해서 안타까움과 위로를 전하고 싶구나
나의 개인적인 입장을 이야기 한다면 이렇게 말하고 싶어
지_보이스는 비슷한 작업들을 그동안 공연을 통해서 해왔고 너 역시 열심히 참여를 해왔지.
이번 "영상물"이 너에게 더 격렬한 고민을 만드는 이유가 있을 거라고 생각이 들어
단지 영상물과 공연의 차이, 규모 극장에서 개봉하는 다큐멘타리, 이것이 문제의 본질이라고
생각이 들지 않는구나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똑 같은 문제에 대해서 감정의 갈등의 진폭이 다른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도 너의 질문에 대해서 고민을 하게되는 것 처럼 너 역시 고민이 필요하다는 거야
친구사이와 지_보이스에 대해서 커뮤니티에서 갖가지 소문들을 간혹 듣긴해
: 돈이 많은 단체이라느니, 일은 안하고 친목과 술만 먹는다느니, 트랜스젠더 혹은 끼순이 언니들이
단체를 장악해서 후배들 기 못 피게 하는 단체라느니, 억지로 커밍아웃을 시키는 단체라느니, 대표가
신입이 들어오면 x 먹는다는 등등.... (내가 직간접적으로 들었던 이야기들 ㅎㅎ 이쯤이면
(대략 어이상실 ^^)
그러나 대중들에게 비쳐진 우리 모습이라는 점에서 오해와 착각이 있다고 하더라도 우리 모습을
되돌아 볼 필요도 있고 더욱 겸손해져야 하는 부분도 있겠지
동성애와 성소수자에 대해 그토록 강력한 편견과 대중들의 부정적인 감정들 속에서 살아갈 수 밖에
없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라는 점을 너도 깊이 이해하리라고 생각해
사람들은 성정체성에 관계없이 어떤 이미지들을 향해서 살아가는 것 같아
아마도 그 꿈들을 성찰해보면.... 힘, 권력, 돈, 명예를 가진 남성의 모습일 거고 더 나아가 사회의
"주류에" 들어가고자 하는 열망들이라고 생각해
이런 열망들이 모여서 우리 스스로 그리고 우리가 타인의 인간성을 억압하고, 타인의 인간성이 억압되는 현장을 목격하면서도 모른체 하거나 다수의 이득을 위해서 참으라고 위안의 말을 내뱉곤
하지
이 대목에서 "길"이는 우리로 인해서 인간성의 억압을 당했을까? 하고 반문해 보고 싶어진다.
모든 사람들의 경험 하나 하나가 다 소중하다고 생각해
그러나 그 경험을 통해서 진정한 의미를 발견해 내는 것은 각자 다르지
차이가 나는 것은 "성찰 하려는 노력"을 기울이느냐 안 기울이느냐의 차이인것 같아
그러나 삶의 과정이 어찌되었던 사람들은 마지막 순간에 모든 것을 다 보고 다 이룬다고
생각해 ( 기준에 따라 다르겠지만 잘 난 놈이든, 못 난 놈이든... 등등 말이야)
내 개인적으로 사람들은 그 내면에 " 신" 만큼이나 강력한 "사랑"이 잠재되어 있다고 믿어
일 대 일의 파트너 관계를 떠나서 모든 사람, 모든 생명에게서 나란 존재를 발견하게 되니까 말이야
친구사이, 지_보이스가 하려는 운동도 내 입장에서는 " 나 자신과 타인을 사랑하는 법"을 혹은
" 나의 인간성과 타인의 인간성"을 사랑하는 법을 배우는 과정이라고 생각해
누군가에는 "커밍아웃"의 과정들이 독하게만 느껴질 수 도 있어
누군가에는 "커밍아웃"이 절대 해서는 안 될 것으로... 금기 같은 것일 수도 있겠지
" 태어나진 대로 나의 인간성을 실현하지 못하면서 살아간다면 그 삶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 태어나진 대로 나의 인간성이 근본적으로 무엇을 향해 가고 있는지 깨닫지 못하고 살아간다면
그 삶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소위 이른바 언니들이라고 불리우는 사람의 한 사람이자, 부족하지만 뒤 늦게 커밍아웃을 하고
삶을 새롭게 고민하는 한 사람으로서....
친구사이나 지_보이스가 "커밍아웃'을 통해서 전달하고 싶은 뜻은 " 각자 태어나진 인간성대로
살 수 있어야 한다."는 메시지라고 생각해
이것이 우리끼리 혹은 우리만을 위한 노래와 무대를 넘어서려고 노력해야 하는 이유인거고
말이야
또한 춤과 노래 연극이 어우러진 공연 속에서만 존재하는 이상향 혹은 그들만의 재미가아니라 우리의 삶속에서 연습하고 실현할 수 있는 것들이라는 것을 모든 사람들에게 알려야 한다고 생각해
결론>>
이야기와 논의를 제안 했으니 단장님과 씽씽기획단은 이 부분에 대해서
논의를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긴 글 미안 ^^ 길
네가 잘못했다고 비난하는 것이 아니라
좀 더 생각할 수 있는 지점을 글 재주가 없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축제처럼 삶을 살자 ^^ 아자 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