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_보이스

title_Chorus
박재경 2015-01-15 03:00:28
+6 60

 퇴근하고 나오는 길에 하늘은 흐립니다.

지_보이스 자작곡 '환절기'의 가슴처럼

봄이 오는 길목마냥 날씨는 오묘하기만 합니다.


무언가를 누군가를 함께 기다리고 목 놓아 부르는 일은

우리 삶에서 그리 흔한 경험은 아닙니다.

그 사이 중년의 사내는 거울 앞에 서 있습니다.


사랑을, 산다는 것은

여전히 저만치 서서 내 욕심들을 비웃습니다.


강둑에는 꽃이 한 가득 피었습니다.

돌 다리 위에는 고추 잠자리가 졸고 있습니다.

바람이 훌쩍 불더니

검붉게 그을린 하늘이 열리고

사내가 강물을 물끄러미 바라보았습니다.


어째서 사랑을, 산다는 것은

여전히 알 수 없는 것일까요

수심이 가득찬 얼굴로 한 숨을 내 쉽니다.


멀리서 소리가 들립니다.

무언가를 누군가를 함께 기다리고 목 놓아 부르는 목소리 입니다.

사내는 가방을 짊어지더니

길을 나섭니다.


바람이 훌쩍 불더니

별빛이 가득한 하늘이 열렸습니다.

사내는 별빛 가득한 길에서 하늘을 올려다봅니다.


그리고 길을 걸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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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간 날들을 추억이라 말하기에 그냥 나 여기 살아왔고

앞으로도 살것입니다.

그냥 모든 게 다 좋았다 그냥 모든게 내게 행운이었던 시간들 이었습니다.


이렇게 말하는 이유는 여러 고민이 들었지만, 지난 십 여 년동안 지_보이스를

통해서 정말 많이 위로를 받고 감사했습니다.

이런 소중한 경험들, 특히 내 존재가 타인을 위해서 무엇으로든 기여할 수 있다는

믿음들을 이제는 또 다른 사람들이 나눌 수 있기를 바랍니다.


제 개인적 일정들과 계획들 친구사이에서 새로 맡게 될 프로젝트에

당분간 투자를 해야 할 거 같습니다.

성소수자 자살 예방 프로젝트- 마음연결이란 프로젝트 예요

아직은 새로운 시도 앞에 도망가고 싶은 마음이 크지만

지_보이스에서 경험처럼 도망가고 싶은 마음 잘 달래가며

이 프로젝트를 궤도에 올려 놓고 싶은 욕심이 큽니다.


그러니 부디 떠나는 자의 뒷 모습에 아쉬움보다는 축복의 말을

서운해하는 말 보다 이 프로젝트에 후원을 ( ㅋㅋㅋ)


늘 응원하고 바라고

다른 모습으로 성장하겠습니다.























종순이 2015-01-15 오후 19:37

먼 길 떠나는 마음, 걱정반 두려움반 일 텐데. 그래도 잘 이끄실 거라 믿어요.
수고하세요.

코러스보이 2015-01-15 오후 21:07

이러니까 진짜 어디 멀리 귀양살이 보내는 거 같잖아...ㅠㅠ

코러스보이 2015-01-15 오후 21:14

그동안 가장 지보이스의 가치와 역할에 롤모델이 될만한 사람이었고,
개인적으로 지보이스 안에서 늘 제일 먼저 의지하게 되는 사람 중 한명이었는데,
서운하지 않다면 거짓말인 거고... ㅠㅠ
많은 고민 후에 내린 결정이고, 잡히지 않을걸 아니까...
나간다는 거 잡은게 세번째니까 일단은 그냥 보내주는게 도리인거 같기도 하고...

근데 뭐, 여기가 군대처럼 한번 나가면 다시 못오는 곳도 아니고,
아시다시피 노래가 가지는 힘은 엄청나다는 걸 아니까
언제든 치유와 놀이가 필요할 때는 다시 올거라고 믿어요.
(한달도 안되어 또다시 거창한 시와 함께 돌아올지도..ㅋㅋ)

현v 2015-01-16 오전 06:21

흙..형 자리 항상 비워둘게요.. 언제든 오세요. 주저 하지 마시고요.!!

디오 2015-01-16 오후 20:58

객석에서 형을 보면 너무 낯설거 같아 걱정이네요 ㅎㅎ 금의환향으로 돌아오실 날을 기다릴게요!

회색곰 2015-01-18 오전 02:03

응원합니다!!! 아쉬운 마음도 있지만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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