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_보이스

title_Chorus
10년지기 친구의 홍보(?)를 통해 올 해에도 G-voice 정기 공연 소식을 들은 지 몇 주전...
하지만 이번에도 친구들은 다들 바빠 아무도 참석하지 못하겠구나... 하는 생각에.
'올 해에는 꽃다발이라도 전해주고 나오자' 하는 생각에 일산에서 서울로 바로 향했습니다.

삼청동 지나는 길에 언듯 본 것 같은 선재 미술관을 어설픈 기억으로 찾아 내고는, 꽃집에 들러 꽃다발을 주문해 놓고... 친구가 온 걸 눈치 못채게 (나중에 '깜짝' 나타나고 싶어) 뒷자리로 좌석을 받고...(그런데, 무대와 객석이 가까와 다아 알아 보겠더군요.)

............................................................................................................................................................................................................

자작곡이라고 했던가요?

....너는 보았니...
....별들을....
....친구야...
....너는 보았니...
....설레이는 마음....
....내 손을 잡아주던...
....골목길 사이에 보이는.... 달을....
....이젠 더 이상 절망하지 말아요...
....이제 우리의 희망, 행복을 노래해요...

처음 듣는 노래이고, 더욱히 합창이라 정확히 음절과 가사를 기억하지 못하지만....
세상에 그렇게 순수한 단어들이 존재하고 있었다는 걸 잊고 살았습니다.
고달픈 세상살이와 프로라고 말하는 사람들과의 지친 관계에 찌들어... 아마도, 까마득하게 잊었던 언어들이 그렇게 아름다운 노래들로 만들어졌더군요...
어떻게, 저렇게 순수한 표현으로 노래를 만들 수 있었을까... 라는 생각에 얼마나 가까이 귀 기울여 들었는 지 모르겠습니다.

눈빛으로 서로의 목소리에 힘을 실어주고, 지휘자의 아름다운 손짓에 맞추어지는 하모니...
스물 세명(맞나요?)의 열정적인 심장 소리가 객석 뒤쪽에 앉은 제 가슴까지 요동치게 만들더군요.
누구보다 멋진 모습들임에도 자신들을 낮추는 겸손함까지...
프로가 아니어서 더 정겹고 재미있었던 춤 동작들...
김조광수님의 세련되고 절제된 진행 멘트...
완벽하리만치 빈틈없는 무대 매너들 (리허설을 얼마나 많이 하셨길래... ;;)

공연 중반즈음, G-voice가 들려주는 아름다운 하모니의 자작곡들이 울려 퍼질 때 너무도 가슴이 벅차 흐르는 눈물을 주체할 수가 없더군요... 얼마나 박수를 쳤는 지 모르겠습니다.

진정 멋진 사람들이 만든 아름다운 공연였습니다. 정말 감동적였습니다...
그 시간... 모르긴해도, 지구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공연이 서울 삼청동 선재미술관에서 펼쳐지고 있었습니다.

맘마미아, 라이언킹, 오페라의 유령, 캣츠, 태양의 서커스... 나름대로 그만한 스케일에 그만한 감동이 있었겠지요.
하지만, 어젯밤 G-voice 공연은 그 어떤 공연보다 멋지고 아름다웠습니다. (그 유명하다는 공연들은 저를 결코 울리진 못했었거든요.) 

감히 최고였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스물 세명의 G-voice 단원들, 그리고 staff님들...
그리고, 친구 '갈라'와 정남(정애언니라 소개하셨던)님... 진짜 멋있었습니다.
너무 오랜만에 얼굴 본 승정님과 정한님 무척이나 반가웠구요.. 수고 많으셨습니다.



친구사이라는 단체가 대한민국 성적 소수자들을 위해 어떤일을 해(?)주는 존재들인 지...
친구사이가 어떤 일을 하는 사람들인 지... 그래서 얼마나 자랑스러운 지...
어제 공연을 관람한 이들은 분명하게 알게 된 밤이었을겁니다.

내년에도 G-voice의 4회 정기 공연이 확정된다면, 주변의 지인(이반)들을 모두 데리고 같이 공감하고, 맘껏 박수치며 웃고, 함께 느끼고, 즐기고 싶다는 생각입니다.

친구사이, G-voice...
정말 고마웠습니다.
그리고, 너무들 수고 많으셨습니다.

머리숙여 감사드립니다...


-어제 공연을 관람한 한 이반으로 부터-





박재경 2008-10-20 오전 01:57

고맙습니다. 부족한 공연인데 너무 좋은 평가를 해주셔서 더 열심히 분발해야겠어요

정애언니 2008-10-20 오전 03:16

어제 형을 공연장에서 보게돼서 너무 반가웠어요.
그동안 하나도 안늙었더군요.ㅎㅎㅎ
멋진 공연평 너무 고마워요.

Norma 2008-10-20 오전 03:22

너무 좋은 평가를 해주심에 감사드립니다.^^ Ferry님 같은 분이 있어서 G-Voice가 점차 발전해나가고 더 좋아지는 듯 해요. 이 평가를 채찍 삼아 열심히 분발해 가겠습니다.

Sander 2008-10-20 오전 03:55

개인적으로 아쉬운 점도 있었는데, 너무 좋게 봐주셔서 감사해요~!! 내년에도 오세요^-^

damaged..? 2008-10-20 오후 14:44

님처럼 고마운 분들 덕택에 힘내서 즐겁게 준비하고 공연할 수 있는 거죠~ ^_^b

차돌바우 2008-10-20 오후 18:08

감사합니다~
널리 널리 알려서 내년엔 더 많은 사람들이 볼수 있도록 해주세요 ^^

코러스보이 2008-10-20 오후 22:15

감동적인 평 감사합니다. 힘이 불끈불끈 솟네요.^^

lilstar 2008-10-21 오전 01:29

아. 괜시리 글때문에 눈시울이 시큰해질것 같아요..
멋진 공연으로 기억해주신 더욱 감사합니다.
앞으로 많은 사랑 부탁드려요^.^

하덕이 2008-10-21 오전 06:31

내년에도 힘내야겠네여^^ 감사합니다..
마음연결
마음연결 프로젝트는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에서 2014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성소수자 자살예방 프로젝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