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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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의 그 화랑세기 필사본이 진짜라는 주장이 다시 제기돼 한국 역사계가 또 한 번 들썩이고 있습니다. 이도흠 교수등 6명 공동연구서서 주장했다고 합니다.

신라 화랑들의 동성애와 근친상간이 묘사된 화랑세기 필사본의 진위에 따라 한국 사학계는 지각변동이 일어나기 때문입니다.

어제자 화랑세기 필사본에 관한 뉴스
http://news.naver.com/news_read.php?oldid=20040216000046843011

98년에 당시 논란이 됐던 화랑세기 필사본이 출간되었었습니다. 그때 쓴 글, 웹진에 올려놓습니다.  

친구사이 웹진 : 신라 화랑은 게이였나?
http://chingusai.net/bbs/view.php?id=webzine&no=79

제가 제일 좋아하는 보종공.

"공의 성품은 청아하였고 문장을 좋아하였으며… 정이 많았다. 사람들을 위하여 웃고 울었으며, 온화함과 순량함은 마치 부녀자와 같았다. … 선과 악, 이와 해를 나누지 않았다. 술과 여자를 좋아하지 않았다. … 호림이 사랑하여 부제로 삼았다. 정이 마치 부부와 같아 스스로 여자가 되어 섬기지 못하는 것을 한스러워하였다." (필사본 <화랑세기>, 16세 보종공)

"염장공은 보종공의 아름다움을 좋아하여愛 자원하여 그의 아우가 되었다. 보종은 형으로 처신하지 않고 오히려 공을 형처럼 섬겼다. 염장공의 말을 들어 주지 않는 것이 없었고, 정은 마치 부부와 같았다. … (염장공) 키가 이미 보종공보다 커서 보종공을 아이처럼 늘 업어주었다." (필사본 <화랑세기>, 17세 염장공)




p.s
사학을 공부하는 사람 중 한반도 역사의 호모섹슈얼리티에 관해 일목요연하게 정리해줄 사람이 어서 나왔으면 좋겠단 생각입니다.

damaged..? 2004-02-19 오전 01:51

한반도의 동성애 역사라... 저도 상당히 관심 있어하는 부분이예요. 비록 서양 사람들이 쓴 거고 우리 나라에서 번역될 가능성은 거의 없지만(-_-;), 근대 이전 중국과 일본에서의 유구한(!) 동성애 역사에 대한 책들은 이미 나와 있어요.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몇 가지 예만 들면…

모던보이 2004-02-19 오전 02:01

글쎄 말입니다. 저도 저거 쓸 때만 해도 일본 사학자가 1920년대에 쓴 책을 참고로 했었어요. 결국엔 한자도 잘 알고 역사에 지식을 갖춘 게이가 나와서 그런 책을 써야겠죠.

damaged..? 2004-02-19 오전 02:15

일단 중국의 경우, 당근 가문을 이어야 하니까 남색 좋아하는 사람들도 웬만하면 여자하고 결혼은 했죠. 하지만 특히 고관대작의 경우, 마치 첩 두듯이 남자 애인을 뒀다더군요. 물론 사회적으로 권장되는 건 아니었지만, 일종의 상류층 유행같은 면도 있었구요. 그래서인지 북경 부근에는 아예 남창 구역도 있었대요. 청나라 때는 정부가 남창 행위를 간간이 금지하기도 했지만, 전면적인 '남색과의 전쟁'같은 건 없었던 것같구요. 역대 황제 중에 남색가가 꽤 많았다는 점도 중국 사료가 입증하는 모양이구요. 모던보이님께서 언급하신 ‘용양군(龍陽君)’은 춘추 전국 시대 위나라 임금의 총신 + 애첩이었는데, 나중에는 ‘동성 애인’의 대명사로 쓰였대요. 호주, 미국, 유럽, 태국 등에 있는 국제 게이 서클(?) Long Yang Club의 이름도 여기서 따왔더군요.

damaged..? 2004-02-19 오전 02:15

일본은 덥고 습한데다 우리처럼 유교가 국가 이념이 된 적이 없는 무사 사회라서 그런지, 동성애뿐 아니라 성 자체에 대해서 중국보다 훨씬 관대했어요. 남자 투성이인 환경이라 자연스러운 면도 있었겠지만, 사무라이랑 스님 등 상류층에서 퍼져서 남색을 찬양하는 책이 나오기까지 했구요 @.@ 나중에 우리로 치면 조선 후기에 해당하는 시대에는 상업이 발달해서 도시적인 유흥 문화가 유행했는데, 지금까지도 이어지는 가부끼가--적어도 전통적으로는--중국의 경극처럼 여자 배우를 못 썼잖아요. 근데 옷이나 말투나 행동거지가 여자보다도 여자같은 배우들이 엄청 인기 있었다는 거예요. 관객에는 남자도 많았는데 말이죠. 남아 있는 춘화 중에서 남색을 다룬 것도 꽤 있는 모양이구요. 당국에서 대낮에 길거리에서 꽃미남 두고 쌈질하는(!) 남자들 뜯어말린 일도 적잖았다네요.

damaged..? 2004-02-19 오전 02:16

근데 재미있기도 하고 슬프기도 한 건, 이 나라들이 정작 19세기부터 기독교와 정신 분석학 등등에 기반하는 서양의 호모포비아를 받아들이면서 변했다는 거예요. 그래서 지금까지도 반동성애적일 뿐더러, 동성애에 관대했던 자기네 전통은 까맣게 잊어버렸다는 거죠. 정작 서양 사람들은 그 동안에 호모포비아를 많이 벗어던졌는데 말이예요. 역사의 아이러니랄까요… +_+;

damaged..? 2004-02-19 오전 02:16

물론 사회나 문화의 차이는 있지만, 중국이랑 일본이 그 정도였다면 우리도 동성애 역사가 분명 있었겠죠(삼국 시대 게이들도 밤들이 노닐고 끼 떨고 기갈 부리고 그랬을까요? ‘야, 이 재수 없는 신라년아!’ ‘뭐야, 이 촌닭같은 고구려년이?’ 아니면 나무하러 산에 갔다 눈 맞는다든가~ 생각만 해도 웃기네요… ^_^). 아무리 조선 시대라도 대감 나으리들 사이에서는 동성애가 어느 정도 묵인되는 ‘필요악’ 아니었을까 싶어요. 세종 대왕 며느리나 궁녀들의 예도 있구요. 지금 남아 있는 별전이나 춘화나 남근석 보면, 중국이랑 일본만큼은 아니어도 성 문화가 있었다는 건 분명하니까요.

damaged..? 2004-02-19 오전 02:16

하지만 아쉽게도 우리 나라에선 그런 책이 나오기 힘들 것같네요. 거꾸로 중국 사람들이 공자님에 대한 제사법을 와서 배워갈 정도로 골수 유교 국가라서--또는 적어도 예전에 그랬기 때문에—선뜻 동성애 역사를 연구하겠다고 나설 사람이 없겠죠… 게다가 일제 시대, 6.25 등을 거치면서 역사 자료 자체가 많이 없어졌을 뿐더러, 심지어 남아 있는 것도 야하다고 공개 안 하는 형편이니까요(제가 좋아하는 신윤복의 춘화집도 책으로 나온 걸 못 봤거든요~ ㅠ.ㅠ).

damaged..? 2004-02-19 오전 02:19

그래도 요새는 시시껍절한(!) 인간 군상 다루는 미시사를 우리 나라 학자들도 조금씩 쓰고 있으니까 언젠가는 나올지도 모르죠... 아니면 학계 + 종교 단체에서 테러하려나?? =_=;

바야흐로 2004-02-19 오전 02:35

계획적인 꼬리말 달기인가요? 내용이 점점 줄어 드네요

모던보이 2004-02-19 오전 03:00

늘 이런 생산적 리플 활동이 벌어졌으면 좋겠군요. ^^

정도전의 죽음, 사대부 등장, 분서갱유.... 이 일련의 유교 내 보수 강경파에 의한 조선 건국 사건들 이후 한반도에서의 호모섹슈얼리티는 거의 '부재'와 '주석'으로 전락했던 것으로 보여요. 유교 자체의 이데올로기 내용 안에 '관용'이 적잖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한반도 꼴통 유교 집단 아해들의 조직적인 강경화 정책 때문에 그 부분도 사멸한 듯 보이고요.

암튼... 일본, 중국에 관한 호모섹슈얼리티 사료 조사는 자국 뿐만 아니라 서양에서도 많이 연구된 듯 보이는데, 유독 그 틈새에 낀 한국은... --;;

나중에 귀국하신 다음에 데미지 님이 '호모 한반도 역사' 게이 스터디를 만들어보세요. ^^ 저도 도울께요.

모던보이 2004-02-19 오전 03:20

필리핀에 갔을 때 유명한 Long Yang Club이 있다길래 찾아봤지만 못 찾겠더군요. 저 Long Yang Club, 늙은 백인 게이와 동양 미소년이 재현해내는 식민주의적 관계. 요즘에 가끔, 이것에 대해 고민하고 있어요.

데미지 님, 제가 요즘 눈코 뜰새 없이 바빠서 웹 서핑을 거의 못하고 있는데, 혹시 용왕 클럽을 비판하는 글이 떠 있다면 제게 나중에 좀 소개해 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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