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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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경 2015-11-20 01:10:33
+0 821
 

한 친구를 기억하고 추모하며


많은 분들이 소식을 통해서 아시겠지만, 이틀 전에  한 친구가

자살로 사망하였습니다.

페이스북과 개인적인 모임들에서 그 친구를 알고 계신 분들이 그녀/그이를

기억하고 슬퍼하고 있습니다.

친구사이 행사에도 몇 번 참석한 적이 있었고, 마음연결에 연결되어 도움을 주었던 적이

있어서, 저 또한 그녀/ 그이를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녀/ 그이를 알고 있는 우리는 놀라움과 당황스러운 마음, 그리고 큰 슬픔을 느낍니다.

우리 중 일부는 그녀/그이를 원망할 수도 있고, 안타까운 마음에 그녀/그이를 비난하는 말을 할 수도 있습니다.

또 일부는 성소수자들 전체의 비극처럼 생각되거나, 성소수자로서 우리 삶의 희망에 대해서

의문을 품을 수도 있습니다.


저는 그녀/그이와 깊은 대화를 나누어 본 적이 없습니다만, 반가운 미소를 기억합니다.

다른 사람을 배려하기 위해서 애쓰던 모습도 기억합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자살로 삶을 마감하는 순간 그녀/그이의 영혼과 몸과 마음이 혼자 감당했을 끔찍한 고통에 몹시도 가슴이 아픕니다.

더불어 그녀/그이를 기억하는 친구들과 남겨진 가족들이 지금도 겪고 있고, 앞으로 다양한 방식으로 겪게 될 슬픔과 애통한 심정들을 생각하면, 더더욱 가슴이 아픕니다.


지금은 온전히 그것이 슬픔이라고 말을 해야 할 때입니다.

영혼이 느끼는 슬픔을 다른 말들로 대치하려고 노력하는 것은 우리의 영혼을 기만하는

과정입니다.

그녀/그이를 사랑하고 기억하고 추모하는 이들이 모이는 자리에서, 혼자 있을 시간에서 온전히 슬픔을 드러내었으면 합니다.

일부의 사람들은 자살이 전염된다며 걱정스러운 마음에 슬픔을 나누기를 종종 주저합니다.

이는 분별적 인간관계가 형성된 사람들에게 자살이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을 오해해서

생긴 말입니다.

지금 슬퍼하지 않는다면 지금 사랑을 표현하지 않는다면 미래의 언젠가는 다른 현재이며,

지금 현재를 영혼으로 살지 않으려는 것은 고통을 외면하고 싶어 하는 마음 때문일 것입니다.


저와 마음연결 활동을 하고 있는 친구들은 자살이 죽음에 이르는 매우 끔직한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더불어 자살은 예방가능하고 더 많은 사람들이 위기자들의 자살신호를 민감하게 알아차리고, 대처할 수 있도록 훈련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녀/그이의 자살로 깊은 비탄과 슬픔 때문에 누군가와 이야기를 하고 싶다면, 마음연결 온라인 상담실이나 전화로 문의를 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24시간 자살예방상담 : 1577-0199

마음연결 온라인 상담 : http://chingusai.net/connect/

                     070-4282-7943/7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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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연결 프로젝트는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에서 2014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성소수자 자살예방 프로젝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