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과 봄을 같은 마음으로 헤아릴 수 있을까요?
흔히들 봄은 모든 생명을 제 품에 따뜻하게 품으며
자연을 잉태한다고 하지만
다른 의미로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가을에도
푸른 생명들은 그 자리에서 본연의 살아남기를 멈추지 않습니다.
또 다른 계절의 시작은 다른 계절의 준비이기도 하듯,
종로의 게이가드너들은 그렇게 푸르른 9월의 한가운데서
새로운 '전쟁'을 준비합니다.
게이가드너들이 이번에 심을 아이들은
아직은 작고 비루해보이는 '바위취'입니다.
이 맘때쯤 씨앗을 뿌리면,
무더운 여름이 시작 될 내년 7월경 즈음에 길다란 줄기에 방울방울 메달린
새하얀 꽃을 볼 수가 있습니다.
뿌리에서 새로운 식물체가 나올 만큼 번식력도 좋은 '바위취',
내년 여름에 정사각형의 가로수 주위를 가득 메울
그 꽃들을 볼 날을 생각하니 이 가드너 마음이 벌써부터 살랑살랑
설레어옵니다.
여린 바위취를 정성스레 보듬는 작은 손.
그러고 나서 가드너들이 할 수 있는 일은 오직 아가들이 지나가는 사람들의
발짓에 상처받지 않도록 작은 울타리를 만들어 주는 일 뿐입니다.
오랜만에 만져 본 은색의 물 뿌리개.
게이가드너들의 마음을 모아 땅을 촉촉하게 적셔 봅니다.
지난 주말이 지나고 눈치 채셨던 분들이 계시겠지만
바위취들이 자라는 곳은 '친구사이' 사무실 앞 가로수의 영역 안 입니다.
인도 안쪽에 있는 이 남는 공간은, 지나가는 행인들에게 쉽게 밟히곤 합니다.
의식하지 않는다면 그런 건 얼마든지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그래도 진심으로 이 생명들을 짓밟고 싶은 사람은 어디에도 없겠죠?
아름답게 가꾸는 일을 자처한 게이가드너들의
이 게릴라 작전의 성공의 열쇠는 결국 이 글을 보시는 여러분들의 손에 있습니다.
버려진 땅?
한 뼘 땅이 갖는 가치는 그 땅이
사람들을 얼마나 웃게 하는지,
얼마나 지속가능한지에 달려있습니다.
함께해요~!
정성스러운 손길이 사진 한 장 한 장마다 느껴지네요.
특히 '한 뼘 땅이 갖는 가치는 그 땅이 사람들을 얼마나 웃게 하는지, 얼마나 지속 가능한지에 달려 있습니다'
↑
완전 감동이예요~ ㅠㅁㅠb
자연을 인간의 기본 의식주를 위해 사용하되 우리의 대선배(!)인 동식물도 살 수 있게 하기는커녕
극소수의 인간만 혜택을 보고 나머지 모든 생물은 버티기 힘들게 황폐화하는 이 사회에서
이런 작은 노력이야말로 희망과 생명의 씨앗을 뿌리는 일이죠. 다들 정말 고맙습니다...
식물을 심는 손이 어느 손보다도 아름다워 보입니다. 한뼘 땅에 작은 식물이 뿌리내리고 잘 자라 보는 이들의 미소를 끌어내도록 응원을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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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행동 하나가 변화의 큰 물결을 만들거라 믿어요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