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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사슴 2003-11-20 11: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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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1월에 게시판에 일기처럼 썼던 글인데, 자료 검색차 검색하다 우연히 정한 형의 사진을 다시 보게 되었어요. 재밌네요.

출연 : 이송자일/꽃사슴의 별명
이쁜이/금영이(박기호)의 예전 자칭 별명
정한/2000년 친구사이 회장

********************



요상한 체크 목도리를 한 오만군이 이송자일을 흠씬 비웃고 옆에서 쭘(요즘의 핑크로봇)이 코를 우아하게 만지며 거들먹거리는 꼬락서니를 보다 못한 이송자일, 어젯밤 쓸쓸히 눈밭을 헤치며 그렇게 집에 돌아왔더랬다.

하지만 눈 내리는 날 기분도 더러워져 있는 판에 꽁꽁 언 대문이 열리지 않는다. 열쇠가 부러져라 돌려댔지만 꽁꽁 언 대문 자물통, 꿈쩍도 하지 않는다. 심술통! 그래서 새끼 밴 구렁이처럼 간신히 담을 넘어 집에 들어왔다. 아니, 더 솔직하게 묘사하면 담벼락 밑으로 쿵, 떨어졌다가 쪽 팔려서 얼른 집으로 뛰어들어갔다.  

꿀꿀한 기분이나 풀 요량으로 오만순에게 전화를 했더니, 오래간만에 서방님하고 또 '어사 박문수' 주제가를 다정스럽게 화음을 넣어 부르고 있으니 까불지 말라고 한다. 그래서 나비처럼 날아 벌처럼 쏘아주었다.

"니가 내 맘을 알아! 난 지금 저 펑펑 내리는 눈이 무서워서 창문 닫고 커텐도 꼭꼭 닫았단 말야!"

흑....

하지만 '우렁각시'의 영혼을 갖고 있는 우리의 울랄라 자매 언니들이 있었으니, 나 이송자일이 급히 하늘 한 번 보고 손바닥 두 번을 쳐 그들에게 급히 타전한 바, 언니 둘은 거의 자정이 넘은 시각 눈발을 헤치고 이송자일 집에 달려와 주었다. 물론 길눈 어두운 이쁜이 언니, 남의 집 앞에 가서 왜 문 안 열어주냐고 전화에 대고 신경질을 내긴 했지만.



한 마리에 만원밖에 하지 않는다는 출처 묘연한 광어 세 마리와 소주를 사온 이쁜이 씨와 정한이 언니.
소주잔이 없는 이송자일, 와인 잔을 수세미로 박박 밀고 있는데, 오래간만에 집에 놀러온 이쁜이 씨, 냉장고 문 열고 우욱, 두 번 토하고 싱크대 문 열었다가 쓰레기 뭉치에 머리를 맞았다.



이쁜이 씨는 나한테 뺏길까 봐 집에다 엊그제 애인한테 선물받은 절대 반지를 빼놓고 왔다고 해놓고선 이송자일 집에서 책 두 권을 뽑아 갔고, 정한이 언니는 우아하게 와인잔에다 소주를 마시다 집에 돌아갔다.

이송자일, 배가 고파서 라면에 삼각 김밥 풍덩 빠뜨려 먹고 배가 불러 뒤뚱거리다 대충 자빠져 잤다.


p.s

그나저나 금영이 씨 그때 가져간 책은 돌려줘야지 않나? 이 글 읽으니까 기억나는군. 빨랑 가져와. (x22)

우주로 보내진 라이카 2003-11-20 오후 21:43

웃는 정한이형 사진과 보자긴가요? 하여튼 뭔가를 뒤집어 쓴 이쁜이님의 사진이 정말 재밌고 훈훈해 보이네요. 사진 색깔도 따뜻해 보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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