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 영화 : A Question of Habits

감독 : Santos Hevia
35mm/16min
Running time : 16'38''
벨지움, 스페인

말과 소의 기억은 농촌 공동체의 지속과 관련이 있다. 말이 기억하는 길들과 말이 기억하는 공간들은 그곳의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가는지 어떻게 삶을 꾸며놓았는지를 설명해주는 좌표와 같을 것이다.

어떤 농부와 농부가 가는 길을 기억하는 말.
이제 농부가 늙어 더 이상 일을 할 수가 없게 되자, 말은 어떤 젊은 농부에게 양도된다.

젊은 농부는 젊은 아내도 있고 자신의 삶에 대한 계획도 있다. 하지만 그 모든 꿈들은 말의 기억과 습관 때문에 망쳐지게 된다. 그리고 점점 더 예의 그 늙은 농부와 닮아가게 된다. 나란히 술집 앞에 앉은 두 농부. 세월은 어느새 그들 사이를 관통하며 여유있게 흘러가버렸다.

그리고 마지막에 등자한 트렉터. 농촌 공동체가 새롭게 변모될 것이며, 말의 기억과, 그것에 의존해서 삶을 영위해왔던 사람들의 이야기도 모두 바뀔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이미 현실은 그렇게 되었다.

이 영화는 2001년 인디 키노 영화제에서 베스트 촬영 상을 받았다. 스페인 벨지움의 유려한 시골 풍광이 아름답다.

p.s

저 파스빈더는 앞으로 시간이 나는 대로 여러분께 퀴어단편 혹은 오늘처럼 저 같이 수준 급의 지성을 갖춘 단편 수작을 올려놓도록 하겠습니다. 영화 올릴 때만 '파스빈더' 아이디를 쓰겠다 다짐한 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