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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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정말 그런 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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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르릉....
"여보세요. 형 지금 어디야"

"이태원이야. 왜"

"나 지금 청담동에서 술 한잔 하고 있는데 근처에 있나 해서"

"너 지금 나한테 데이트 신청하는 거니"

"아뇨, 아는 사람하고 만난 김에 같이 볼까 해서"

"그래, 난 지금 채팅에서 만난 친구하고 데이트 중이라서...."(중략)


주말에 서울 강남구 청담동과 압구정동의 바나 인근 카페에는 아주 멋지고 깔끔한 모습의 청년 둘이 나란히 앉아 한잔 하는 모습을 찾아보기란 그리 어렵지 않다.


세련된 맵시와 잘 빠진 몸매, 약간의 근육, 멋진 여성을 봐도 무관심한 모습은 도도해 보일 정도다.


하지만 그들 중 상당수가 일반(一般)인과는 다른 '이반'(二般, 異般:일반적 사람이 아닌 동성애자를 빗댐)인 게이라면 아마도 마음을 준 여성의 실망은 이만저만하지 않을 것이다. 지난 1~2년 사이 몇몇 연예인이 자신의 성적 정체성을 밝히긴 했지만 동성애자임을 공공연하게 밝히기란 쉽지 않은 게 우리나라의 현실이다.


게이란 원래 남녀 동성애자를 모두 지칭한다. 게이의 어원은 '즐거움과 쾌락'을 지칭하는 사전적 의미였다. 1950년대 이후 서구 동성애자 인권운동이 시작되면서 여성 성향의 남성 동성애자를 지칭하는 말로 전용하게 되었다.


게이의 외모적 특징은 몸에 쫙 달라붙는 바지를 입거나 오른쪽 귀에 귀고리를 착용하는 게 일반적이다. 또 소지품에 무지개 표식(스티커)이나 삼각형을 역방향으로 겹쳐놓은 6각 별 모양을 장식하기도 한다. 우리나라의 게이들은 외형적으론 일반인과 구별하기가 어렵다. 다만 최근 들어 일부 게이들 사이에서는 무지개 표식 등을 달고 자신들만의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서울 강북의 낙원상가와 이태원은 오래 전부터 게이가 모이는 곳으로 유명하다.


최근 들어 엔터테인먼트산업의 메카인 서울 강남구 청담동과 압구정동은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종사하는 젊은 게이들에게 데이트 장소로 각광받고 있다. 일터도 가깝고 남자 물(?)이 좋다는 이유로 이들이 몰리고 있다. 다시 말해서 강북과 달리 모델 및 연예계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강남의 신생엔터테인먼트업계에 상대적으로 젊은 동성애자가 많아 이들을 향한 다른 타 직업군의 게이들이 몰린다는 얘기다.


이는 외국의 사례에서 추론이 가능하다. 미국이나 유럽의 경우 동성애자의 다수가 일반인보다 소득 수준이나 학력이 높은 편이다. 중산층이 가장 많고 살기 좋다는 미국 샌프란시스코 성인남자의 30%가 동성애자란 말이 있다. 특히 변호사나 의사 등 고소득 전문직종사자에 동성애자가 많다는 세계보건기구의 연구 결과도 있다.


또 영화 [헤드윅] 등으로 유명한 배우이자 감독인 존 카메론을 비롯, 가수 보이존의 멤버인 스티븐 게이틀리, 조지 마이클, 앨튼 존, 영화배우 나단 레인, 루퍼트 에버릿 등이 게이란 것은 이미 알려져 있는 사실이다. 가수 마돈나와 같은 양성애자도 무척 많다고 한다.


게이가 엔터테인먼트업계에 많이 있다거나 적은 것은 문제가 될 수 없다. 그런데 왜 유독 엔터테인먼트산업에서 그들은 두각을 나타내는 걸까. 아마도 타고난 남성적 외모와 달리 여성 성향의 정신적 정체성과 감수성이 엔터테인먼트산업과 잘 부합하기 때문은 아닐까. 일반인이 갖지 못하는 섬세함과 감각이 이를 필요로 하는 영상이나 음악, 패션에서 능력을 십분 발휘하기 때문일 수도 있다.


진철호[한중엔터테인먼트 대표] kc4444@hanmi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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