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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동당 정책위원장 후보 '동성애' 혐오발언 물의

민주노동당 당직 선거를 앞두고 두 후보의 동성애 혐오적 발언으로 인해 사퇴요구와 낙선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민주노동당 정책위원장 후보로 나선 이용대 후보와 여성 명부 최고위원 선거에 나선 김진선 후보의 발언이 문제가 된 것.



“동성애가 자본주의의 파행적 현상” 물의



이용대 후보는 5월 20일에 있었던 민주노동당을 지지하는 네티즌 모임 '민지네'와의 공식 전화 인터뷰에서 동성애를 “자본주의 사회에서 나타나는 하나의 파행적인 현상”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발언해 물의를 빚었다. 김진선 후보의 경우 민주노동당 성소수자 모임 ‘붉은 이반’(이하 붉은 이반)에서 보낸 질의서에 “동성애자가 차별 받지 말아야 한다”고 밝혔으나. 신의 창조의 질서를 이유로 들어서 “비록 현재는 동성애라 하여도 결국은 이성애로 가야합니다”라고 답했다.



이에 붉은 이반과 동성애자 인권연대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이는 “그간 진보정당에 대한 기대로 민주노동당을 지지해온 성소수자들을 당혹스럽게 만들고 있다”며 당사자의 사과와 당 차원의 대응을 촉구했다. 이용대 후보는 이후 사과문을 후보자 게시판에 올려 자신은 성소수자 차별에 반대하고, 문제가 된 발언은 “자신이 잘 모르는 부분이라 토론이 필요하다면서 언급한 부분”이라 해명했다. 김진선 후보는 문제가 되었던 답변을 완곡하게 수정한 2차 답변을 붉은 이반 측에 보냈다.



그러나 공식사과에 대한 언급은 없었고, 민주노동당 당원 게시판 등에서 관련 논쟁이 계속 되고 있다. 5월 24일~27일로 예정되었던 당직 선거가 인터넷 투표시스템 오류로 연기된 가운데, 5월 29일 붉은 이반은 성명서를 통해 이용대, 김진선 후보 낙선을 위한 침묵시위를 선언했다. 붉은 이반은 “당직 후보자는 평당원과 다르다”며, 이 사안의 중차대함을 들어 언론과 당내부의 시선이 우려됨에도 불구하고 시위를 결정했다고 연대를 호소했다.



소수자 인권에 대한 주류 운동권의 무지와 차별



민주노동당 안팎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논쟁은, 약 십년 전 운동사회 가부장성이 지적되기 시작할 때와 크게 다르지 않은 형국이다. 여성억압은 계급해방으로 해결될 거라던 논리처럼 성소수자 인권 문제도 자본주의와 계급모순으로 환원시키려 하거나, 혹은 그렇게 환원되기 어렵기 때문에 주변적이고 부수적인 문제로 취급되는 경향이 눈에 띈다.



심지어 성소수자 인권 문제가 수면으로 뜬 것이 불과 십여 년에 불과하다는 것을 들어서 “그렇게 따지면 누가 편견이 없고 결백하겠는가?”라고 서로에게 면죄부를 주는 모습도 보인다. 저학력 계층과 노동자 민중은 성소수자 인식이 오히려 낮을 것이기 때문에 “성소수자에 대한 인식을 진보의 핵심기준으로 삼는 것은 인텔리적 독선”라는 주장을 펼치는 논객까지 있다.



성소수자 인권 문제를 두고 온갖 사회과학적 수사와 과학적 근거를 동원한 논리를 펼치고, 심지어 성소수자 이슈 자체를 최신 ‘지적 경향’으로 취급하는 가운데 성소수자의 삶과 존재에 대한 고민과 배려는 좀처럼 찾아볼 수 없다. 여성 인권의 문제를 제기하면 여성문제에 무관심했던 이들이 “서구 페미니즘의 물이 든 민중과 괴리된 고학력 중산층 여성의 주장”으로 매도하던 때와 본질적으로 달라 보이지 않는다.



‘붉은 이반’ 등 낙선운동 진행



정치적인 체면을 차려야 하는 사람들 치고 동성애자를 차별해야 된다고 말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동성애는 악이고, 동성결혼의 합법화는 악의 합법화라고 주장하는 로마 교황청조차 공식문서에서는 “동성애자라는 이유로 차별해서는 안된다”라고 명시하고 있다. 차별하지 않는 것은 감옥에 가두거나 폭행하거나 공공연하게 사회적 기회를 박탈하지 않는다는 것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경멸과 무관심, 무지와 편견이 한국에서 성소수자들을 보이지 않는 창살에 가두고 고통 받게 하는 대표적인 차별의 모습이다.



그 동안 한국에서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적인 태도가 잘 드러나지 않았던 것은 비교적 공식적인 ‘입’을 가진 이들이 솔직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민주노동당 내부의 문제제기가 그 솔직하지 못했던 ‘동성애 혐오’를 구체적으로 드러내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동성애자 차별은 안 된다”라고 말하면서, 막상 자신의 차별적인 태도와 무지는 성찰하지 않는 이러한 언어도단은 앞으로 좀 더 자주 들려올 것이고, 그에 대한 비판과 저항도 계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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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주의 저널 '일다'  금오해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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