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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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오후에 서울시립 미술관에 갔다.

며칠 전 작년에 시동을 걸었던 피넛 버터 행사에서, 발언을 부탁받았기 때문이다.

작년에 성병과 HIV/ADIS 관련 "엽서"를 발매를 했다는 것을 기억하고 있었기에

" 어머, 계속 진행하는 거구나"

" 그래, 고마워.. 참여할게" 흔쾌히 약속을 하고 말았다.

이 프로젝트는 햇빛서점 주인장과 친구들(디자이너)이 이끌고 있는 프로젝트이다.

 

사전모임에서 어떤 이야기를 진행할지 구성을 해 보았지만, HIV/ADIS 관련 의학적 사실을

말하기는 늘 쑥스럽다.

지식과 정보는 책과 문헌들을 찾아보면 되지만,  전문가로서 감염인을 진료한 적이 없기 때문이고,

대학 다닐 때 관련 지식은 진단과 치료 위주만 2~3 시간을 채웠을 뿐,  감염인들이 처한 현실이 '평등' 이란

관점에서 어떠한가에 대해서 한 번도 고민하지도 않았고, 신경도 쓰지 않았었다.

오히려 친구사이 활동을 하면서, HIV/AIDS 를 통해서,  그동안 내가 얼마나 안전하지 않는 사람이었는지를

알았고 반성했으니 말이다.

 

열린 공간에서 HIV/ADIS에 대한 이야기들, 동성애, 성소수자, 이성애 등 정체성 관련 용어들, 성관계, 성적행동,

섹스, 콘돔 등에 대한 이야기,  질병과 성병에 대한 이야기 등 대화들 속에서 정말 많은 단어들이 거리낌 없이

오고 갔다.

자리를 가득 채우지 않았지만 열심히 귀 기울여 주시고 질문도 해주시는 분들이 고마웠다.

끝나고 나서는 여성학 교수님이 강의중에 커밍아웃한 제자 이야기를 말씀해주셨는데, 커밍아웃을

잘 수용해주신 것 같아서, 고마운 마음에  감사 인사를 드렸다.

" 살짝 난 역시 오버쟁이야"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내 마음 한 구석에서 " 이게 사랑이라면 괜찮아

이런 행동 말이야" 하는 목소리가 더 컸다.

 

과학과 의학이 밝힌 사실들은 너무나 분명한데, 어째서 질병이 성적 낙인이자 동성애자 혹은 성소수자에

대한 낙인으로 되는가? 에 대한 많은 문제 의식이 오고 갔다.

얼렁뚱땅한 내 발언을 사회자인 타리는 참 잘 정리를 해 준다

감염인의 입장에서 우리 사회의 모순들에 대한 지적은 언제 들어도 새로운 사실들이 있다.

그만큼 여전히 나의 관심과 생각의 전환이 더 요구되기도 하고 말이다.

의사로서 입장에서 발언하보니 친구사이에 대한 홍보는 잘 하지 못했다.

오히려 다른 단체 활동가인 분이 친구사이 '가진 사람들' 을 언급해 주셔서 고마웠다.

 

행사를 마치고 집에 와서 맥주를 한잔 하며 여러 가지 생각에 잠겨본다.

전문가로서 직업영역에서 내가 할 일들이 앞으로 있을 수 있겠구나

우리에게는 새로운 롤 모델이 될 수 있는 사례들이 필요하니까

미래가 또 나에게 온다.

이러면 나는 행동을 서서히 준비하는데, ㅎㅎㅎ 그런데 이번 행동은 단체수준에서보다

내 개인적인 직업활동에서 올 거 같다

 

문화적인 영역에서 HIV/AIDS 이슈를 기획해준 젊은 친구들이 고마웠다.

더군다나 이들이 친구사이 회원들이기도 해서 더 감사하고 친구사이의 역할이 자랑스러웠다.

물론 프로젝트 진행하셨던 그 분들이 마음속에 친구사이가 가지는 위치는 나는 잘 모른다.

그냥 내 자아도취형 생각인거다.

 

지금까지 과학이 밝힌 가장 근본적인 사실이자 진리는 이것이다.

" 우리 모두는 성정체성에 관계 없이 HIV 바이러스의 숙주이다" 라는 점이다.

과학이 밝힌 이 사실을 어째서 제대로 음미하고 있지 못하는지에 대해서, 나는 개인적으로 20 세기 교육이 부른

결과이자 한계라고 생각한다.

 

지금은 21세기다.

20세기의 사고와 논리가 여전히 지배하는 한국사회에 매몰되지 않고,  21세기의 새로운 지향을 찾아나서는 일을

어쩌면 성소수자들, 친구사이가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아진다.

 

21세기에서 22 세기를 향하여 살아남고 자유롭게 선택하기 위해서 말이다.

 

글을 마치며... 여전한 나의 이 정신세계에 대해서 놀랍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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