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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서]

언론의 정도를 버린 한겨레 신문과 안종주 기자의 각성과 사과를 촉구한다!


1월 8일자 한겨레 사회면에 실린 안종주 보건복지전문기자의 '여성동성애 파트너 에이즈 감염 첫보고'와 '남성동성애자 28% 헌혈경험' 이란 기사는 한겨레 신문과 안종주 기자가 특종에 현혹되어 저지른 만행에 가깝다.
안종주 기자는 작년 11월말에 한국에이즈퇴치연맹과 남서울대학교 이주열 교수팀이 기획한 연구사업의 자문위원 자격으로 참여해 비보도용임을 명시한 자료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갑자기 그것이 특종인양 꾸며 발표하였다. 이것은  납득할 수 없는 중대한 사건이다.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얻어낸 비공개 자료를 기사화시키는 것은 자문위원으로 직분을 저버리는 것일 뿐 아니라, 기자로서의 양심도 버리는 일이다. 더군다나 기사의 내용조차 편견을 유포하고 조장하고 HIV 감염인은 물론 동성애자들의 인권을 침해하는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다. 이런 기사를 신문에 버젓하게 게재하는 한겨레 신문 역시 책임을 면할 수 없다.

당장 국립보건원 에이즈결핵관리과만 보아도, 같은 날 해명자료를 발표해 기사에 언급된 설문조사시 명시된 항목은 "본인이 생각하시기에 어떻게 감염되었다고 생각하십니까?"로 정확히 조사된 감염 경로가 아닌 설문조사를 통해 본인이 '동성애를 통해 감염되었다라고 생각한다'라고 응답한 자료는 여성동성애 에이즈 감염의 근거로서 사용되기 어렵다고 밝혔다.  덧붙여, 실제 여성간 성행위를 통한 에이즈 전파확률은 매우 낮으며 외국에서도 여성간 성행위를 통한 에이즈 감염보고 예는 에이즈 감염위험요인에 대한 면밀한 조사와 유전자형 분석을 통하여 결론을 추론하고 있으므로, 본 조사는 전문가에 의한 인터뷰 조사와 유전자형 검사 등 여성간 동성애를 통한 감염을 뒷받침할 만한 과학적인 조사가 더 필요하다고도 하였다.
또한, '여성 감염인 3명은 많은 여성과 자주 동성애 관계를 맺고 있다고 밝혀 여성동성애 관계를 통한 에이즈 전파가 우려되고 있다'고 언급한 부분 역시, 여성 동성애를 통한 에이즈 감염 확률은 전세계적으로 매우 낮기 때문에 여성동성애를 통한 에이즈감염 사례가 있다 하더라도 여성동성애를 통한 에이즈의 전파가 공중보건학적 문제가 될 정도로 규모가 크지 않아 전파가 우려가 되고 있다라고 단정하는 것은 일반인들에게 잘못된 인식을 줄 수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동성애 = 에이즈'란 편견이 동성애자들의 삶을 차별과 억압으로 몰아넣는다는 것은 평소 '에이즈전문기자'임을 표방해온 안종주 기자가 더 잘 알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염자 일부 조사… 더 있을 듯' 식으로 쓴 기사가 쓴 저의는 대체 무엇인가. 더군다나 HIV 감염인들의 성생활을 서술하면서 22.1%가 다양한 동성과 잦은 성생활을 하고 있다는 점만 부각시켜 감염 우려가 높다고 쓴 것 역시 매우 유감스럽다. 이는 동성간 성행위 자체가 전염의 원인인양 다루고 있다. 그렇다면 HIV 감염인들은 성생활을 할 권리가 없는가? 성생활을 하지 않는다는 51.6%의 감염인들의 삶의 질에 대해서는 전혀 우려스럽지 않은가. 불과 한 달전 한겨레 신문과 안종주 기자가 '세계 에이즈의 날'을 맞아 에이즈에 대한 한국 사회의 편견과 차별을 비판하는 기사를 실었던 점을 상기할 때 이런 이중적 태도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

기사의 또 다른 오류들은 정확하지 않은 용어의 사용이다. 엄연히 서로 다른 개념인 동성애자와 양성애자, 성전환자를 묶어 '동성애자'로 표현하였으며, '순수한 동성애자'라는 식의 표현은 신문 기사에서 쓸만한 표현이 아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남성 동성애자 28% 헌혈 경험'이라는 타이틀이다. 그 타이틀은 그 자체만으로 이미 동성애자가 헌혈했다는 것이 충격적이고 있어서는 안될 일이라는 뉘앙스를 던져주고 있다. 본문 중에 '에이즈 검사를 목적으로 헌혈을 한 경험이 있느냐'는 설문의 결과로 언급되어 있긴 하지만, 설문지에선 따로 '최근 몇 년 내' 라는 아무런 단서가 붙어있지 않은 것으로 그런 경험이 과거에 한 번이라도 있느냐는 질문이었다. 한때 정부에서 '헌혈을 하면 에이즈 검사를 해 준다'고 홍보를 한 적이 있음을 상기해 볼 때 이런 설문조사는 단순히 통계상의 결과보다 문제의 근본적 원인과 대안을 다각도로 분석하는 것이 더욱 중요함을 알 수 있다. 만약 정말 '헌혈 홍보 교육'이 절실함을 느낀다면 보건복지부의 예산이 동성애자 에이즈 예방 활동에 좀 더 투입되어야 할 필요가 있음을 지적해야 하지 않겠는가. 기사의 객관성이란 단지 통계수치를 옮겨온다고 해서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안종주 기자는 그 점을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이다.

언론과 언론인이 지켜야 할 양심과 나아가야 할 정도가 무엇이겠는가. 한국에이즈퇴치연맹측의 인터넷판 기사 삭제 요청과 동성애자 단체들의 항의 성명에도 불구하고 한겨레 신문과 안종주 기자가 어떤 일언반구의 반성과 사과도 하지 않는 것은 거만한 횡포에 지나지 않는다.

이에, 한국성적소수자문화인권센터는 한겨레 신문과 안종주 기자가 즉각적이고 한겨레 독자들과 동성애자 커뮤니티, 그리고 HIV 감염인과 에이즈 환자들에게 진심어린 사과와 반성을 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
한국성적소수자문화인권센터는 이번 사건을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며, 한겨레 신문사와 안종주 기자의 공식적인 사과문 발표 등 잘못에 대한 책임있는 결과가 나올 때까지 항의와 규탄의 성명서를 낸 다른 인권운동단체와 함께 끝까지 싸울 것이다.


2004년 1월 9일

한국성적소수자문화인권센터 (kscrc)
http://kscrc.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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