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title_Free
동성애와 에이즈에 관한 왜곡보도, 한겨레 신문을 규탄한다

1월 7일자 한겨레 신문에 게재된 안종주 기자의 '여성동성애 에이즈감염 첫확인' 과 '남성동성애자 28% 헌혈경험' 이라는 두 개의 기사는 'AIDS(이하 에이즈)=동성애' 라는 왜곡된 등식을 다시 한번 강조하며 동성애 혐오를 노골적으로 부추긴다. 일간지에 실린 기사의 사회적 파급 효과까지 고려한다면 이는 동성애자에 대한 매우 심각한 인권 침해이며 동시에 폭력이다.

에이즈 바이러스인 HIV는 체액과 혈액을 통해서만 전염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동성애자들간의 성관계가 곧 HIV의 감염을 초래하는 것이 결코 아니다. HIV에 감염된 사람과의 '안전하지 못한' 성관계 혹은 바이러스 감염 혈액의 부주의한 수혈 등이 에이즈 감염을 부르는 것이지 동성 간에 갖는 성관계 자체가 에이즈의 감염 경로는 아니라는 것이다.

그런데 7일자 한겨레 신문에 실린 에이즈 관련 첫번째 기사의 경우, '2명의 여성동성애자(레즈비언)가 동성애 관계로 에이즈(후천성면역결핍증)에 걸렸다는 연구조사 결과가 나왔다' 부분과 '특히 여성 감염인 3명은 많은 여성과 자주 동성애 관계를 맺고 있다고 밝혀 여성동성애 관계를 통한 에이즈 전파가 우려되고 있다'는 부분으로 보아 기자의 입맛에 맞는 부분만을 위해 연구 자료들로부터 교묘하게 추출해 낸 문장들을 기사에 전면적으로 배치하며 여성동성애자들이 에이즈 확산의 주범이라도 되는 것처럼 보도하고 있다. 또한 성관계 시의 성행위들은 동성애자와 이성애자를 막론하고 개개인이 선택의 자유를 가질 수 있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항문성교 따위' 라는 원색적인 문구를 사용하며 동성애자의 성을 비하하고 있다.

또한 두번째 기사의 경우, 조사 대상 남성동성애자의 28 퍼센트가 에이즈 검사를 목적으로 한 헌혈 경험을 갖고 있다는 점을 부각시키며 그들에 대한 에이즈 예방 홍보 교육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헌혈 경험을 가진 다른 비교집단의 수치 등은 삭제해 버린 채로 근거가 미약한 자료만을 제시하며 동성애와 에이즈를 억지로 엮어 동성애자들에 대한 기존의 편견을 공고히 하였다.

안종주 기자는 위와 같이 보건복지전문기자라는 직책이 무색하게도 에이즈 감염경로에 대한 기초적인 지식조차 무시한 채 다만 동성애자가 에이즈의 주범이라는 동성애혐오적 통념을 그대로 기사에 담아내고 있다. 그리고 진보성향임을 자처하는 한겨레 신문사는 매체 이념과 반하는 기사를 떳떳히 내보냈다. 이는 무책임한 언론에 의한 동성애자 인권 탄압과 다르지 않다.

게다가, 안종주 기자는 한국에이즈퇴치연맹과 남서울대 이주열 교수 팀에 의한 '고위험군 성행태 및 에이즈 의식조사 보고서' 라는 자료에 의거해 위의 두 기사를 작성한 것인데 이는 안종주 기자가 한국에이즈퇴치연맹의 자문위원이라는 지위를 이용해 보도용으로 사용하지 않기로 했던 자료를 임의로 기사화한 것이다.

이것은 기사에서 나타나는 동성애 혐오적 시선을 제외하더라도 기자로서의 윤리를 심각하게 의심케 하는 지점이다. 기사 게재 이후 한국에이즈퇴치연맹과 남서울대 이주열 교수 팀이 발표한 입장서에서 드러나듯, 이번 연구 자료는 보도용으로 공개될 것이 아니었다. 더군다나 이들은 에이즈 감염인들이나 동성애자들을 조사할 때 그 모든 과정을 익명으로 진행하면서 이후 연구 결과를 노출시키지 않을 것을 조사 대상자들에게 약속한 채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다고 한다.

비보도용 자료를 빼돌려 멋대로 기사화한 안종주 기자와 비공개용 자료 관리에 소홀했던 한국에이즈퇴치연맹 및 남서울대 이주열 교수 팀은 모두 책임감을 통감하여야 할 것이다.

우리는 특히 기사 게재의 직접적 책임자인 안종주 기자가, 연구자들을 믿고 조사에 응했던 에이즈 감염자들과 동성애자들 그리고 그러한 편견성 기사의 유포로 다시금 고통받고 있는 동성애자 모두에게 공개적으로 사죄하고 한국에이즈퇴치연맹 자문위원 직과 한겨레 신문 기자 직을 모두 사임할 것을 촉구한다.

-우리의 요구

1. 안종주 기자는 스스로의 기자 윤리 상실과 동성애자 인권 침해에 대한 책임감으로 기자 직을 내 놓고 한국에이즈퇴치연맹 자문위원 직을 사임하라.

2. 동성애자에 대한 편견을 조장하는 왜곡된 기사를 게재한 한겨레 신문은 이번 사건에 대한 공식 사과문을 신문 지상에 조속히 게재하라. 그리고 한겨레 신문의 기자단과 편집진 모두 동성애자 인권에 대한 교육을 이수하라.

3. 한국에이즈퇴치연맹은 에이즈자문위원들로 하여금 동성애자 인권에 대한 교육을 이수토록 하라.

2003. 1. 12.
부산여성성적소수자인권센터, 한국여성성적소수자인권운동모임끼리끼리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수
724 부시 반대 30초 영상 콘테스트 2004-01-13 768
» [성명] 동성애와 에이즈에 관한 왜곡보도, 한겨레... 끼리끼리, 부산센터 2004-01-13 770
722 생일이셨구나! 추카추카 영로...형 아니 누나 아... +1 heaven 2004-01-13 1071
721 영로야...생일추카 poemtoon 2004-01-12 840
720 영로야, 생일 축하해... +3 2004-01-12 699
719 작은 얼짱 '영로'님의 생신을 축하드려요 +2 핑크로봇 2004-01-12 867
718 [성명] 에이즈.동성애공포증을 유포.조장하는 한... LGBT그룹 2004-01-12 628
717 또 한 주가 시작되었습니다.. 내몸의 꿈 2004-01-12 714
716 안녕하세요~ +1 roadchap 2004-01-12 684
715 한겨레 에이즈사건은 어떻게 되엇나요? +1 궁금 2004-01-12 873
714 날적이를 추억하며 +1 라이카 2004-01-12 871
713 Queer as folk +1 룰루 2004-01-12 1015
712 [공지] 운영진과 10주년 행사팀 전용 게시판 관리자 2004-01-12 905
711 [성명] 6회 청소년 인권학교에 부쳐 +1 끼리끼리 2004-01-12 926
710 언제 토론의 시간을 가졌으면해요! 이정식 2004-01-12 716
709 [re] [성명] 6회 청소년 인권학교에 부쳐 +3 친구사이 2004-01-12 777
708 글.. 지웠다.. -,,-;;; 황무지 2004-01-12 1022
707 1월 13일 EBS, "이반의 사랑 - 동성애" 관리자 2004-01-12 1231
706 그냥.. 내몸의 꿈 2004-01-12 765
705 반지의 제왕.. 퀴어 영화 같긴 하더라... 황무지 2004-01-11 975
마음연결
마음연결 프로젝트는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에서 2014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성소수자 자살예방 프로젝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