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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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사슴 2004-01-15 10: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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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 4일 동안 퀴어 애즈 포크 시즌1을 다 보았습니다. 각각 45분 가량의 에피소드 스물 두 개로 구성되어 있더군요. 시간으로 치면 990분이군요. 시즌 1은 영국판의 서너 배 가량 이상의 분량이었어요. 식음을 전폐하고 혼자 울다 웃다를 반복하고 옆집은 아랑곳없이 스피커 크게 켜고 보았습니다. 편집증이 제겐 하나 있는데, 뭘 잡으면 끝까지 봐야 한다는 겁니다. 배가 고프네요.

흠... 일단 당혹스럽습니다. 게이들의 교양영화라고 불러야 하나요? 완성도는 이보다 훨씬 런닝 타임이 짧은 영국판이 낫습니다. 미국판에 짜깁기된 쓸데없는, 과잉된 성적 코드가 가끔 눈에 거슬리고, 게이 바를 '바빌론'이라는, 그것도 엑스트라 쓴 효과가 너저분하게 드러난 한 공간으로 협소화한 것도 거슬리고요. (특히 마지막 에피소드 22에서는 스텝이 유리창에 떡하니 서 있는 치명적인 실수도 했더군요. 고장난 문을 뒤에서 붙잡고 있었던 거예요.)

하지만 미국 게이 커뮤니티의 문제들을 종합적으로 구성해서 펼쳐보인 그 노고는 놀랍습니다. 동성애 입양, 청소년 퀴어, 호모포비아, 동성애 가족, 게이 섹스와 오픈 릴레이션쉽... 등등 몇 권의 책들과 인권운동 단체들이 이슈화하고 있거나 앞으로 해야 할 것 등이 총망라되어 있더군요. 일종의 게이 커뮤니티 만화경이었어요.

앞으로 시즌2, 시즌3까지 그 험란한 과정에 도전하기 전에 밥을 먹어야겠군요. ^^ 요즘 퀴어 애즈 포크 보는 재미로 살고 있는 것 같아요. 이거 다 시디로 구워서 아프리카로 보낼 일도 일이네요. 운송비만 넉넉하면 일주일에 에피소드 하나씩만 보내서 재우 양의 애간장을 녹이고 싶기도 하고요.

암튼 아직 못 보신 분들은 함께 동참해boa요~~~





훗... 주인공인 브라이언과 져스틴입니다. 전 져스틴 '팬'이에요. ^^
불쌍한 져스틴, 시즌1에서 호모포비아에게 야구 배트로 두들겨 맞았는데, 시즌2에서는 기억상실증에 걸린다죠?

박진희 2004-01-16 오전 09:53

저도 이거 어제까지 시즌1을 다 보았드랬죠. 미국에서 게이커뮤니티에 많은 변화를 일으킨 드라마라는데.. 저도 게이들의 문화를 총체적으로 볼 수 있다는 점은 정말 좋았어요..

꽃사슴 2004-01-16 오후 13:11

야호.... 친구사이 회원들과 손님들은 퀴어 애즈 포크를 별로 안 좋아하는 것 같아서 저 혼자 난리굿을 피우고 있었는데... 진희 님과 동지연을 맺게 돼서 기쁘네요. ^^

전 지금 시즌2 반절 정도 봤어요. 오늘은 일어나자마자 식음을 전폐하고. 흠... 그런데 시즌1이야 오리지널 영국판이 있어서 시나리오 구성이 탄탄했었는데, 시즌2는 축축 늘어져서 재미없는 헐리우드 맬로로 변하고 있는 것 같아 불길한 생각이 드네요. ㅋㅋ

그래도 전 져스틴 팬이기 때문에... 져스틴만 나오면 눈에 불 켜고 보고 있어요. ㅋㅋ

꽃사슴 2004-01-16 오후 13:13

아, 참.... 진희 님은 누구 팬인가요?

그리고 요즘 통 못 뵌 것 같은데 챠밍스쿨 시작하면, 챠밍스쿨 개근상 받은 분답게 자주 나오시리라 믿어요. 시간 되시면 친구사이에 나와서 함께 할 재밌는 일도 찾아보고요. ^^

박진희 2004-01-17 오전 00:11

ㅎㅎ 진희 님이라고 하니까 어색하네요. 그냥 진희라고 불러주세요.. 네.. 차밍스쿨엔 꼭 나가야죠. ^^;; 음.. 네.. 저도 저스틴이 젤 좋은 것 같네요~~ ㅋㅋ 용기있구.. 멋있자나요., 근데 브라이언, 마이키, 에밋, 테드, 멜라니, 린지 등 각각 나름대로 장단점이 있는것 같아요.. 특히 마이키의 엄마는 정말 대단하신 분이죠...

꽃사슴 2004-01-17 오전 04:26

진희, 져스틴은 내 꺼. (x23) 실제로도 게이라더군.
그 다음엔 마이키가 귀여워. 브라이언이 훨씬 에로틱하지만... 걔, 싸가지 버릇 들이려면 아마 정신이 없을 거야. ^^

나도 마이키 엄마 왕팬.

꽃사슴 2004-01-17 오전 04:27

스포일러 하나.
시즌2는 작품성은 별론데 화제가 된 게 하나 있어. HIV 감염인의 사랑을 다뤘는데... 마이키랑... 여기까지만...ㅋㅋ
마음연결
마음연결 프로젝트는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에서 2014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성소수자 자살예방 프로젝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