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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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1월부터 '결혼 marrige'와 '공적 파트너쉽 civil union'을 놓고 줄다기리를 하다 마침내 올해 메사츄세츠 대법원이 동성애자도 '결혼'할 수 있다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미국 최초로 동성애자 결혼 합법화 결정이 난 겁니다.

이는 미국 헌정 역사상 초유의 일입니다. 성적 보수성이야말로 다른 나라에 뒤지지 않는 청교도주의 후예들의 나라 미국에서 난리가 날 법합니다. 가장 극단적인 프로테스탄티즘의 영결체인 텍사스 깡패 부시가 가만 있을 리 없죠. 부랴부랴 나서서, 온몸으로 부들부들 떨며 분노를 집적하고 있는 호모포비아들을 격려하고 있습니다. 출산-양육에 관한 국가 장려금을 보조하겠다고 큰 소리를 치는가 하면, 결혼은 이성애자의 전유물이라는 기존 주문을 곳곳에 돌아다니며 외고 다닌 답니다. 미국 민주당 아해들도 믿지 말자고 그랬죠? 당권에 가까워온 케리 후보 놈, 당장 표를 의식해서 메사츄세츠 대법원 결정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떠들어대는 것 보세요.

암튼 한기총 아해 여러분, 님들은 反美 하면 안 된다고 늘 떠들고 다녔습니다. 그래요, 착하기도 하죠. 반미하면 안 됩니다. 님들 역시 메사츄세츠 대법원의 명령을 기꺼운 마음으로 받아 들이세요. 동성애자 결혼을 합법화한 미국 메사츄세츠 주의 명령을 받아들이는 착한 미국 아해들이 되시기 바랍니다. 청보법 시행령 개정 입법 예고에 관해 이러쿵저러쿵 입방아 찧고 다니면 혼난 답니다.

국내 언론도 청보법 시행령의 동성애 독소 조항 삭제 입법 예고 뉴스와 더불어 메사츄세츠 대법원 결정을 대서특필하느라 분주한 모양입니다. 오늘 아침 소위 한겨레와 더불어 '여당'지 풍모를 잃지 않았던 경향신문 사설 역시 교황의 근심에 동조하며 최근 벌어지고 있는 일련의 동성애자 관련 사건들을 열거하고 있습니다. 근데 이광훈이라는 논설위원, 한채윤 씨 말마따나 참 '우아한 호모포비아'입디다.
http://news.naver.com/news_read.php?oldid=20040206000052137017

"동성간 결혼도 선진화인지는 몰라도 가족의 가치를 섬겨온 동방예의지국의 장삼이사(張三李四)들로선 바다 건너쪽의 그런 소동에 그저 어리둥절할 따름이다."

돈만 있으면 비행기라도 태워 보내 드려 '바다 건너 쪽의 그런 소동'을 직접 목도하도록 격려하고 싶지만, 이를 어쩌나요? 제가 보기엔 '바다 건너 쪽의 한반도 서울에 있는 당신의 그렇고 그런 소동'이 더 이물스럽고 낯선 것을요.

권력을 쥐고 있는 자들은 자신을 상대화하는데 늘 인색하기 마련입니다. 언제 기회 닿으면 동성애와 상대성 이론에 관한 강좌를 열어야 할까 봐요. 권력을 고쟁이에 틀어놓고 있는 사람들은 항상 외부의 무엇인가가 자신의 의식과 일상에 위협을 가할 때, '이방인'이라고 부르거나 '외계'의 어떤 것이라고 지칭하길 좋아하는 법입니다. 어느 나라든 동성애자 인권운동이 막 시작될 때쯤에 항상 꺼내는 속담이 있죠. '등잔 밑이 어둡다.' 우리들과 우리들의 권리 투쟁은 이광훈 씨에겐 잘 보이지 않나 봐요.

제가 보기엔 당신이 바다 건너 불 구경 직후에 일으키고 있는 '헛소동'이 훨씬 더 어리둥절할 뿐입니다. 참, 놀라워요, 그 느린 순발력. 친구사이 형편이 좀 나아지면 돋보기라도 사드릴께요, 조금만 기둘려 보셔요.

damaged..? 2004-02-08 오전 01:48

이모씨든 누구든, 대한민국 집집마다 게이자식 하나씩만 태어나게 해주세요~ 그럼 무슨 소리가 나올지 심히 궁금하군요 ^^;

알자지라 2004-02-08 오전 02:07

데미지 님, 만약 한 집에 한 자식만 낳는다면.....(x6) 데미지 님, 그러다 요즘 출산 장려하고 있는 노무현 대통령과 보건복지부한테 혼나요~~~ ^^

아류 2004-02-08 오전 03:49

요즘 안그래도 매일 매일 목욕재개하고 물떠놓고 빌고 있답니다.
부시 어빠 사람 쫌 만들어달라고 말이죠.
마음연결
마음연결 프로젝트는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에서 2014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성소수자 자살예방 프로젝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