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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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미국산지 8년이 다되가서 글이 좀 서투니 이해해 주세요...

정말 곱게 자라난 저는 어릴때부터 여자같다는 말을 많이 들었습니다 (나이차 많이 나는 누나 셋이랑 자랐으니 할말 없죠). 중학교부턴 아예 게이라고 별명이 찍혔구요. 정말 그동안 자살생각도 많이 했지요. 지방살아서 그런가 보다 싶어서 공부도 악착같이 했습니다. 그러는 도중에도 전 이반(이 용어 이번에 처음 알았습니다)인걸 무의식중으로 안것 같네요. 심지어는 국민학교 이학년때 제가 좋아하는 아이한테 매일 집까지 같이 걸어가라고 했다가 걔가 자기 어머니한테 말해서, 그리고 그 어머닌 우리 어머니한테 말해서 혼이 난 적도 있습니다. 어쨌든 우여곡절에 우리나라에서 잘나간다는 서울의 한 외국어고에 들어갔지요. 좀 벗어나 보면 나아질까 해서. 좀 나았지만 그것도 아니더군요. 따돌림은 안당했지만, 한순간이라도 친구들이 돌아설까봐 겁도 많이 났구요. 그래서 생각한게 유학이었습니다. 집안 형편도 좀 좋아서 (제가 운이 좋은 거죠, 죄송합니다) 가는건 문제가 아니더군요. 의대가겠다고 약속해서 허락은 가까스로 받아서 갔습니다.
그렇게 와서 동성애에 눈이 바로 떴습니다. 그렇다고 제대로 배운것도 아닙니다. 인터넷 성인 사이트로, 몰래 이반 인디(Indie/Independent)영화 보러가서, 이렇게 저렇게, 미술사 언어로 말하자면 simulacrum으로만 (다시말하자면 실제 경험, 직접교육같은것 없이) 배웠습니다. 그렇다고 미국 고등학교가 이반들에게 잘봐주는것도 아닙니다. 미국이던 우리나라던 중,고 생활에 무언가 "다른" 이들에게 괴로운건 마찬가지던데요. 드러내고 놀리진 않지만.
어쨌든 그렇게 살았습니다. 서툴지만, 그리고 괴로웠지만 사랑도 한번 경험했구요 (하지만 아직까진 완전한 성 경험이 없습니다). 미국 동성에 사회에서도 편견이란건 존재하더군요. 그 사회안 미학(?-aesthetics)이 백인을 우선으로 생각해서 동양인은 여기서도 소수입니다 (XX가 작다, 모두다 bottom이다라는 편견도 흔하구요).
그래도 대학와선 행복했습니다. 껄끄러워서 친구들 대부분에겐 공개를 안했지만, 남자친구 하나 없었지만, 미술사라는 공부가 너무 좋아서요. 부모님들은 정말 싫어 하셨지만, 저는 이길로 나가면 평생 괴로운 짝사랑만천번하다 죽어도 행복할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러다 거론된 문제가 군대입니다. 졸업은 이제 두달 남짓 남았고, 제 공부하는 분야가 우리나라처럼 바로 대학원 가는 것이 불가는해서 (되긴 되는데 나중에 경험없다고 직장구하기 거의 불가능입니다) 졸업하는게 두렵습니다. 하자마자 바로 오라더군요.
그래서 이렇게 글 올립니다 (오랬동안 안했더니 한글로 타자하기 정말 힘드네요). 여러분의 군대 생활을 좀 물어볼까 해서. 생각하는 방식이 벌써 미국식으로 바뀌어서 적응이 어려울것 뻔하지만 정말 궁금한건 이반으로써의 경험있니다. 많이 괴롭나요? 정말 전 중학교때의 악몽을 되풀이 할것 같아서 무섭습니다. 죽어버리고 싶을거에요. 부모님께 사정을 얘기하고 싶어도 그건 절대 못합니다. 카톨릭에 엄청나게 보수적이라서 (누나셋 연애한번도 못해보고 전부 중매결혼 했습니다) 화내시기 보단 무슨뜻인지 이해도 못하실것 같네요. "성격땜 못가겠다" 했더니 마음만 먹으면 무슨일도 못할게 어디있냐고 하시데요. 정말 그러면 전 정말 벌써 이성애자로 변했을 겁니다. 아버지께선 아예 드러다 내시고 제가 남자가 좀 되어야 된다고, 저 가는거 적극 찬성이십니다.
정말 괴롭습니다. 며칠째 우리나라 이반사이트를 뒤지고 있지만 아무런 대답도 못 찾았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물어 봅니다. 우리나라 이반에겐 군대 정말 어떻냐구요.

글이 너무길어서 죄송합니다. 여러분이 정신과 상담의도 아닌데 이렇게 고민거릴 떠넘겨서도 송구스럽네요. 은근히 잘난척 한것도 같은데 부끄럽네요. 애국자가 절대 아닌거 저도 알고 있습니다. 그건 정말 한국 남성으로선 의무라는 것도 알구요. 전 여기서도 좌익인데 한국가면 빨갱이라 불릴까봐 무섭네요. 피할 방법을 가르쳐 달라는 것도 아닙니다. 정말 어떤지, 어떤 마음자세가 그래도 도움이 될 지 가르쳐 주십시오. 부탁드립니다.

ps: 저도 회원가입할수 있을까요? 알려주세요

전지인 2004-04-01 오후 22:11

극단적인 생각은 하지마세요
한번은 다녀와도 좋을 곳이라고 설명하면 어떨지
자신이 티내지 않은다면 그리 못 갈곳이 없어요
남들 말처럼 한번 남자답게 다녀옵시다
그 기간동안 이반임을 잊어보는 것도 좋겠네요

yesme 2004-04-02 오전 00:27

저는 상근예비역이라구.. 1년 현역 + 나머지 출퇴근하는 병역을 했는데요,
고생을 좀 시키는 부대에 들어가서 솔직히 힘든 부분이 있었어요. 그런데 그 힘들었다는 게 성적으로 제가 동성애자였다기보다는, '집단 생활'이랄지.. 자유를 아무래도 구속하게 되니까.. 또 사람이 획일화되어져야 한다는 부분도 그렇고.. 그런 부분이 제일 힘들었던 거 같애요.
하지만, 생각해보면 그런 것들 다 편하다는 사람은 없잖아요. 모두들 힘들어하고.. 또 많은 사람들이 어떻게든 적당히 적응해서 생활해갑디다.
'애물단지'님을 제가 잘 모르니까... 뭐라 조언을 할 위치는 아닌 거 같은데요, 어차피 우리 사회가 개개인의 심리적 고통같은 거 잘 받아들여지지 않는 사회니까.. 병역거부자 같은 투사(?)가 되거나, 아니면 마음을 좀 느긋하게 먹으시고 잔머리를 잘 굴리셔서 좀 편한 군생활을 할 방법을 찾아보시거나 이 줄 중의 하나를 택하시는게 나을 것 같아요.
만약 후자를 택하실 경우.. 님은 한국 사회에서 잘 쳐주는 '유학생활'을 하셨으니까 아주 피곤한 부대나 보직을 받으시진 않을 것 같다는 예감이 들고, 또 어떻게 시간을 좀 벌어서 KATUSA를 지원해보시는 것도 한 방법일 것 같네요.
마음이 괴로운 시기이겠지만, 어떤 상황에서든 어떤 선택을 하든 현실과 일상에 내 자신이 '쫓기는' 것은 좋지 않은 듯해요. 결정을 하나 하더라도 주체적이고 적극적인 태도로 임하신다면 뭐든 결과가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상, 자신을 카운셀러로 착각한 '친구사이 관찰자'였슴미다. @@)

라이카 2004-04-02 오전 01:50

동성애자로서의 군생활보다는 개인의 자유가 억압되고 제한된다는 측면에서 더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앞의 분 말씀대로 전공이나 외국어 실력을 이용하여 카투사 등에 지원해 보시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그리고 친구사이 온라인 회원가입에는 별다른 절차가 없습니다. 그냥 가입란에서 요구하는 몇 가지 사항을 기입하시면 가입하실 수 있습니다.
회원가입을 하지 않더라도 기본적인 게시판에 읽고 쓰는 일은 가능하구요.

마녀 2004-04-02 오후 22:59

오늘 게임상의 혈맹에 있는 친구가 군대를 갑니다.
정확히는 4/6일 입대구여..오늘은 글고보니 술마시러 가는군여..
얼굴이라도 봐줘야 할거같아서..10년전에는 나도 그랬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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