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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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즈모 2004-04-17 09:58:14
+1 782
초딩 3년 1987년 여름이었어요..
동네 앞 큰 사거리에서 대학생 형, 누나들이 큰 소리로 뭐라고 외치는데..
그게 도통 무슨 소린지 영...
지금도 기억나는 것은
‘5월 그날이 다시오면 우리가슴에 붉은 피 솟네.’라는 것 정도였죠..
최루탄 냄새가 마냥 신기해 메리야스에 반바지 그리고
슬리퍼 바람으로 그 뒤를 졸졸 따라다니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시청 앞에 모여 전씨 아저씨의 사진을 불태우던 장면이 지금도 머리 속에 남아있어요..

몇 달 지나자 대통령 선거...
마냥 노란색이 좋다고 하더라구요...
그 분이 아니면 안 된다.. 오늘 서울에서 몇 만이 모였다더라..
지역이 먼 남쪽인지라... 다른 말은 할 수 없었죠...

제 정치 감각은 여기서부터 시작입니다..
태생이 어쩔 수 없었는지... ‘노란색이 제일이다’라고만 살아왔어요...
92년 대선 때 중2가 한 숨을 푹 내쉬며 추운 아침 학교 등굣길을 나설 때도
97년 대선 때 전주 모 모텔방에서 숨죽은 듯이 개표결과를 지켜 볼 때도
투표권이 없다는 것에만 성을 냈지, 그 길이 길이 아님을 몰랐더랬어요...

숨죽은 듯 뒤에서만 바라만 보고 있었습니다..
어디서 어떻게 다시 길을 자리 잡아야 할지...
세 번째 투표에서 처음으로 갈 길을 찾은 듯합니다..
그러나 투표를 마치고 나온 순간 제 자신이 승리라는 것을 맛 볼 자격은
아직은 멀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행동하지 않고, 고민하지 않고 승리를 맛보는 것이 얼마나 비겁한건지
그 전에 맛봤던 승리는 승리가 아님을 점점 깨닫고 있어요...
그 감동을 느끼시는 선배님들께 감사하고, 축하드립니다..

친구사이대표탑 2004-04-18 오전 02:36

서로 축하할 일이죠...그리고 이제부터고요. 어깨걸고 함께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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