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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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도니스 2003-11-12 09:19:24
+1 1530
대장금을 보았다.

필리핀에 갈 찌라시를 접었고, 누군가 사온 떡볶이를 먹었고, 퀴어문화축제와 에이즈 행사에 관한 회의가 있건 말건, 몇 사람과 함께 회의석과 등을 진 채 카탄 게임을 했다.

그리고 대망의 대장금을 함께 모여 앉아 보았다. 일 때문에 나갔다 헐레벌떡 뛰어온 전 대표 얼굴이 상기될 정도로 성황이었다면 성황이었을 게다.

사람들이 점점 많이 붐비는 것 같아 기분이 좋다.

드라마가 끝나고 금영이, 장금이, 연생이 북쪽 4호선 자매는 나란나란 오나니 노래를 부르며 발걸음 맞춰 버스를 타러 올라왔다. 금영이 한숨 쉬는 소리에 안국동 플라타너스 낙엽들 죄다 작살나고, 어제오늘 비바람에 살아 남은 마지막 몇 잎이 안간힘을 쓰며 매달려 있다.

대체 사는 건 뭘까, 하고 꼭 맨날 마지막 꽁지에 내려야 하는 난, 다 내리고 난 버스 뒷좌석에 몸을 흔들며 가만히 몽상에 잠기고 만다. 그래도 언제 그런 몽상을 했냐는 듯 꾸역꾸역, 동네 슈퍼에 들러 미나리 다발을 냉큼 집어들었다. 오늘은 미나리 무침이다. 미상불, 사는 것은 입맛인 게지.




아도니스 정원, 미소년을 위하여
http://sohappy.or.kr/bbs/view.php?id=gender6&no=13

다중인격체인 난 어제부터 포도주에 대한 집착을 버린 나머지 '보졸레' 아이디를 죽이고, 아도니스로 다시 되살아납니다. ^^

2003-11-12 오후 20:14

그랬군... 사무실에 온풍기를 설치한 후 사람들이 더 많아진 거 같죠?^^ 이제 한중렬님이 카탄 확장판 가지고 오면 더 붐빌 거 같고... 끝나고나서 전 오랜만에 마님과 둘이서 오붓하게 한잔 했지요. 진짜로 딱 한 잔만으로 끝난 게 얼마나 오랜만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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