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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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닥콩닥...

그 뒤에 어떻게 되었냐고 묻는 이들이 많았다.
정말 로맨스가 있었는지를 궁금해하는...
그들의 질문에는
'정말 팔렸을까?' 의문도 있고,
헤픈(?) 느낌을 받는 불쾌감도 있고,
그냥 단순한 호기심도 있다.

두번째 이야기를 써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들었던 건 어젯밤이다.
영로라 불리우는 나의 수양딸(녀석이 요즘 나를 어머니라 부르고 자기는 딸이란다, 녀석은 내가 대학 2학년이던 해에 태어났다)이

그래서 로맨스는 진짜 이루어 졌어요?

라고 묻는 통에 술집에 앉아 있던 다른 이들도 관심을 보였고

"로맨스는 무슨 로맨스... 아무 일도 없었지... 콩닥콩닥이 다야."

"이젠 게시판에 거짓말도 쓰시는 군요."

"거짓말은 아니지... 난 콩닥콩닥 까지만 썼으니까... "

"에이, 그게 그거지."

난 사실 거짓말을 할 의사가 없었다.
그냥 부산에 잘 다녀왔다는 인사를 그런 식으로 한 것 뿐인데.
그리고 내가 출장 갈 때 항상 짧은 로맨스를  꿈꾼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 뿐이었다.

작년 부산영화제 때는 해운대 백사장에서 술에 잔뜩 취한 상태로 한사람을 만났고
아침에 눈 떠 보니 같이 자고 있었다.
그 때의 황당함이란.
첨보는 사람과 발가벗고 누워있는 장면은 내 삶에 있어서 NG컷이다.
게다가 그의 외모는 내가 좋아하는 타입이 아니었다.
사람을 외모로 판단한다는 것은 나쁜 습성이지만
그런 상황에서 관계가 지속되려면,
아니 한번이라도 더 만나려면 외모에서 끌림이라는 것이 있어야 하는 건데,
나는 그에게 정말 끌리질 않았다.
그가 며칠 뒤 내게 전화를 해서 한번 더 만나기는 했지만
그와 더이상 데이트라는 것을 할 수는 없었다.
술에 취한 상태에서 누군가에게 성적으로 끌리고
그래서 원나잇스탠드를 하는 것은
정말 아니다. 정말.
그건 촬영은 했지만 본편에서는 삭제되어야 하는 그런 씬이다.

낯선 곳에서의 짧은 로맨스.
다른 이들에게는 어떤지 궁금하다.


마음연결
마음연결 프로젝트는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에서 2014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성소수자 자살예방 프로젝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