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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룰루 2004-05-13 18:5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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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시와 자거 (Yossi & Jagger, 2002)

이 영화 서브 타이틀에 Make Love Not War라는 문구가 적혀져 있습니다.

이스라엘 게이 운동의 급진성은 잘 알려져 있습니다. 게이 퍼레이드 때 검은 옷을 입고 팔레스타인 해방과 반전을 외치는 그들의 모습, 희망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요시와 자거'는 팔레스타인 국경 지역의 이스라엘 군대 내의 동성애를 다룬 영화입니다. 요시는 이 부대 중대장쯤 되는 최고 상관이고, 자거는 사병입니다. 이 둘은 서로 사랑을 하지만 자신을 드러내는 자거에 비해 요시는 이런저런 눈치를 보는 처지지요.

나중에 자거가 포탄에 맞아 죽게 되고, 요시는 숨을 거두고 있는 자거에게 마지막으로 그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하게 됩니다.

자거 : 나 사랑해?
요시 : 당연히 사랑하지.
자거 : 빌어먹을 미국 영화 장면 같다.

예전 그리스 부대가 막강한 위용을 자랑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동성 커플로 구성된 부대의 모습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연인이 다치거나 죽는 꼴을 보지 못했기 때문에 살벌한 전쟁 현장에서 필사적일 수밖에 없었던 거지요. 동성애자 300명을 선발해서 특수부대를 만들었는데, 이들에게 신성대神聖隊라는 이름을 붙여주었습니다.

하지만 '요시와 자거'는 전쟁이 아니라 사랑을 말하고 있습니다. 상대편 군인들조차 당연히 사랑해야지요. 그러면 전쟁이든 군대든 없어질 것입니다. 총이 아니라 꽃을.

가끔은 게이는 전쟁이 아니라 사랑을, 총이 아니라 꽃과 평화를 사랑한다는 원형주의에 기반한 레토릭이 필요할 때가 있는 것 같습니다.












예전에 썼던 글입니다.

친구사이 웹진 : 퀴어 무비 '요시와 재거', 팔레스타인 게이들
http://chingusai.net/bbs/zboard.php?id=webzine&page=2&sn1=&divpage=1&sn=off&ss=on&sc=on&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28

룰루 2004-05-13 오후 19:09

예전에 썼던 글입니다. 이스라엘 동성애자 운동에 관한.

소돔과 고모라의 땅에서 일어난 일


우리나라에서는 그다지 주목받지 못했지만 지난 2002년 11월 4일 이스라엘에서는 결코 작지 않은 사건이 일어났다. 소돔과 고모라의 땅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

이스라엘 극우 정당들은 맹공을 퍼부었고, 이스라엘 일간지 등에서는 극우 정교회 의원들이 그 사악한 인간의 취임식을 방해하리라 굳게 믿고 있었다. 하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게이로 커밍아웃한 61세의 우지 에벤 의원이 그 주인공이었다. 그는 이스라엘 역사상 처음으로 커밍아웃한 국회의원이 된 것이다. 아울러 화학교수 출신인 에벤은 이스라엘 좌파 메레츠 당의 의원이 됐다. 또 그는 국회에서 당시 자신이 장교로 일하던 96년 군 당국에서 자신의 성 정체성을 이유로 기밀정보 취급 과정에서 완연히 배제시켰다고 증언, 이스라엘 사회를 발칵 뒤집어놓기도 했다.

어쨌거나 이스라엘의 2002년은 아마 그 나라 동성애자에게는 잊지 못할 해가 될 것이다. 처음으로 게이 퍼레이드가 열린 해이기도 한 탓이다. 5,000여명의 동성애자들이 이스라엘 수도에서 대규모 퍼레이드를 열었던 것이다. 게다가 동성애자들은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점령을 비판하는 의미로 검정색 옷을 착용하고 검정색 풍선을 들고 거리를 누볐다. 아랍에 대한 이스라엘의 억압과 성적 소수자 억압은 궤를 같이한다는 인식이 이 집회의 분위기를 설명해주고 있었다.

동성애에 대해 상당히 보수적이었던 이스라엘에서 이같은 변화는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이미 대중매체에서도 태도가 많이 변화되어, 동성애 자체를 소재로 하는 드라마가 방영되기도 한다.

극우 정교회에서는 대체적으로 이런 변화에 저항하고 싶을 것이다. 전통적으로 동성애를 금기시했던 내력도 있거니와 유태인 시오니즘에 전제된 종 번식 과정에 차질이 일어날지도 모른다는 생물학적 우려가 만만찮을 것이다.

구약 성서에 과연 동성애에 관한 부정적 언급이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지금도 말들이 많다. 이스라엘 사회는 텍스트 사회이기도 하다.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선 일방통행식의 해석에 관한 독점이 요구된다.

하지만 구약 성서의 텍스트는 균열과 틈새로 인해 늘 이교도의 사후 흔적을 찾는 후대 역사가들의 공격에 시달려온 게 사실이다. 또한 히브리어권의 역사는 혼합배종의 역사인 탓에, 그 순수성은 얼마든지 위협당할 수 있었다. 해서 다윗이 유대의 첫 번째 동성애자라거나 야훼의 사원에 공공연히 남창들이 존재했다는 역사적 해석들이 잘 벼린 칼날들을 들이대곤 한다.

성서학자들이 공공연히 인정하고 있는 사실, 성서는 선택의 배제의 역사, 예언자들의 권력다툼이라는 것. 해서 후대 성서학자들은 이교도적 에로스로 가득찬 여성 예언자의 복권을 외치는가 하면, 랍비들에 의해 독점된 히브리어 해석에 강력히 도전하고 있다.

어쨌거나 21세기을 맞이한 이스라엘은 동성애자들의 출현으로 말미암아 그들의 시오니즘을 수정할 운명에 맞닥뜨려지고 말았다. 내부의 적이 더 위험한 법이다.

1960년대 미국의 성 해방운동은 이스라엘에도 유학생과 이민자들을 통해 영향을 미쳤고, 이것은 이스라엘 최초의 동성애자 단체가 1975년에 건설되는 성과를 낳았다.

이때까지만 해도 이스라엘 동성애자 단체는 친목을 위주로 하는 성격이었으며, 사회적으로 가시화되지도 못했었다. 그러다가 1998년 새로운 전환을 맞이하게 되었다. 이스라엘의 스톤월 봉기라 불리우는 'Wigstock Riots'이 발생했던 것이다. 에이즈 관련 행사를 치르려던 동성애자에게 경찰들의 과잉 진압이 행사되었고, 분노한 동성애자들은 텔 아비 거리에서 시가전을 방불케하는 거친 시위를 벌였다. 이것은 이스라엘 사회에 동성애자의 존재를 선연히 각인하는 계기가 되었다. 더군다나 다나 인터네셔날이라는 트랜스젠더 가수의 폭발적 인기는 여전히 시오니즘에 발목이 잡힌 이스라엘 성 모랄를 뒤흔드는 충분한 기폭제로 작용했다.

그리고 역사적인 2002년을 맞이하게 되었다. 이스라엘 성적 소수자들도 갈 길이 멀지만, 그들이 앞서 빚어놓은 자유와 평등에의 갈망은 충분히 소중하다.

소돔과 고모라의 땅, 한국 사회와 닮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출처 : http://sohappy.or.kr

황무지 2004-05-14 오전 07:51

그러네요... 우리 나라엔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인한 퀴어들의 분노는 없었지만..
트랜스젠더 가수의 출연은 하리수를 연상 시키고,
2002에 시작됐다는 게이 퍼레이드는 우리 나라도 비슷하게 시작한 퍼레이드를 상기시키는 군요..

그리고, 요시와 자거.. 홈 CGV에서 보게 됐는 데..저도 보고 눈물을 흘렸담니다.
자거가 죽고 난 후 자거의 집을 찾아간 부대원에게 자거의 어머니가 자거가 뭘 좋아했는 지,
무슨 노래를 불렀는 지도 모른다고 했을 때..요시가 자거가 좋아했던 것들을 말해 주며 눈물 글썽일때.. 저도 눈물이 고이더군요..

사랑하는 사람이 생긴다면.. 아낌없이 사랑하노라.. 말해 주고 싶더군요....
얼렁~ 생기기 부터 해 다오~~~~ -,,-;;;
마음연결
마음연결 프로젝트는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에서 2014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성소수자 자살예방 프로젝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