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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나를 전범국 국민으로 만드나"

[오마이뉴스 2004-07-04 01:10]

[오마이뉴스 특별취재팀 기자]<특별취재팀>
취재 : 장윤선 김지은 박상규 기자


▲ 정광훈 전국민중연대 상임대표 등 고 김선일씨 추모 범국민대회 참가자들이 3일 저녁 광화문 일대에서 '파병철회' 구호를 외치고 있다.  


▲ 3일 저녁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열린 '고 김선일씨 추모 범국민대회'에 참가한 현애자 민주노동당 의원이 대회 시작에 앞서 고인의 명복을 비는 묵념을 하고 있다.  



"사랑하는 후배 종석이에게. 15년전 너는 구국의 강철대오 전대협의 '의장님'이었다. 100만 학도의 가슴에 투쟁의 불을 지피는 너의 모습은 무척 자랑스러웠다. 네가 국회의원이 되었을 때 나는 기뻤다. 진심으로 기뻤다. 그리고 너는, 너를 믿는 많은 사람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특히 이라크전에 전투병 파병을 막겠다고 단식농성을 벌였을 때는 무척 뿌듯했다.


이건 내 후배이자 열린우리당 대변인인 임종석에게 하는 부탁이다. 파병만은 막아보자. 명분없는 침략전쟁에의 동조만은 막아보자. 너의 조국과 민중에 대한 사랑, 반전평화의 의지를 믿기 때문에 나는 너를 믿는다. 그런데 만약 지금과 같이 파병불가론을 고수한다면 나는 너를 지지할 수 없다. 아니 너와 싸울 수밖에 없어. 우리의 동지 임종석에게 간절히 바란다."


임종석(한양대 86학번, 전대협 3기 의장) 열린우리당 대변인의 선배인 김광수(한양대 83학번, 전 한양대 인문대학생회장) 청년필름 대표가 임 의원에 띄운 공개편지의 일부이다. 김 대표는 이날 무대에 올라 "임종석 의원 뿐만 아니라 386의 이름을 걸고 당선된 모든 국회의원이 우리와 함께 파병에 반대하기를 바란다"며 이 편지를 낭독했다.


이에 앞서 영화 <올드보이>의 박찬욱 감독도 연단에 올랐다. 11살짜리 딸과 함께 이날 집회에 참석했다는 박 감독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지난해까지는 유럽영화제에 참석하면 월드컵 얘기를 하면서 축구를 잘하는 한국에서 왔냐고 물어왔다. 그런데 요즘에는 이라크에 파병한 나라에서 왔냐고 묻는다. 나를 왜 전범국의 국민으로 만드나. 11살인 내 딸아이도, 삼척동자도 다 아는 이 분명한 진실을 왜 대통령과 정치인들만 모르나."


▲ 권혁문 민주노동당 용산지구당 대의원이 3일 저녁 고 김선일씨 추모 범국민대회에 참가해 이라크 추가 파병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이어 박 감독은 영화배우 유지태, 송강호씨의 파병반대 서명 소식도 함께 전했다. 박 감독은 "현재 뉴질랜드에서 촬영 중인 배우 유지태·송강호씨가 어제 전화를 걸어와 파병반대 서명에 동참하겠다고 말했다"며 영화인들의 파병반대 의지를 소개했다.


이날 대회는 다양한 문화공연과 함께 진행되고 있다. 영화인들이 무대에 오르기 앞서 인디밴드 '장군밴드', 그룹 '천지인', 참여연대와 녹색연합 활동가 노래패인 '참좋다 솔바람' 등이 공연을 펼쳤다.


한편 탄핵철회 촛불 문화제의 스타 사회자인 최광기씨가 이날 밤 9시께부터 시작된 2부 행사의 진행 바통을 이어받았다.




"노 대통령 퇴진?... 파병 철회로 집중해야"  
집회 참석한 일부 시민들 "깃발 내려라" 지적도  


이날 '고 김선일 추모 파병철회 범국민행동의 날' 행사에 적극 참석하지 못하고 주변에 있는 일부 시민들도 눈에 띈다. 이들은 "파병에 반대하는 일반 시민들이 탄핵반대 촛불행사 때처럼 집회에 많이 참석하려면 '깃발'을 내려야 한다"면서 "노 대통령 퇴진 구호도 현실성이 다소 떨어진다"고 밝혔다.

교보문고 앞 잔디에 앉아 행사를 지켜보던 노만근 6.15 서울광장 대표(39. 서울 신림동)는 "효순이 미선이 촛불집회에 비해서 김선일씨 추도 촛불집회는 참가 인원수가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다"며 "오늘 집회에서 노무현 퇴진 구호가 계속 나오는 데 과연 이 말이 현실성이 있는 것인가. 파병철회로 집중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신림동에 산다는 또 다른 박모씨는 "오늘 집회에 참석하면서 국민참여가 배제되었다는 느낌이 든다. 조직화된 운동권만 모이는 집회냐"라면서 "대오 바깥에 있는 우리들도 대오 안으로 들어갈 수 있도록, 우리가 구경꾼이 되지 않도록 주최측이 배려해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파병반대 국민행동 "공식입장은 파병반대, 노 정권 규탄"


30대의 한 직장여성도 "조직적으로 앉아있는 데 나같은 사람이 끼어서 앉기가 어렵다"면서 "탄핵 집회 때와는 분위기가 많이 다른 것 같다. 주최측에서도 깃발을 내리라고 하는 데 내리지 않고 있다. 뛰어들기가 어색하다"고 말했다.


한영순(29. 서울 신월동. 직장인)씨는 "김선일씨 사건을 계기로 국민 감정에 호소하는 것보다 냉정하게 파병철회를 주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혼자 집회에 나온 이유는 애당초 하지 말았어야 하는 파병을 강행한 정부에게 문제제기를 하고 싶은 것 때문이었다. 그러나 노무현 대통령이 물러나야 한다는 구호는 현실성이 없어 보인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행사장에는 '파병철회.노무현 퇴진'이라고 적힌 검정카드가 뿌려졌으나, 파병반대국민행동측은 "이 카드는 주최측이 준비한 게 아니고, 한 사회단체가 제작해 배포한 것"이라면서 "국민행동의 공식 입장은 '파병반대, 노무현정권 규탄'"이라고 밝혔다. / 장윤선 기자
  


"아버지 사고후 이런 일이 또 생길거라며 파병 철회 호소했는데..."

고 김만수씨 딸, 무대에 올라 읍소

  

▲ 조국통일범민족연합 남측본부 박정숙 선생이 3일 저녁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열린 고 김선일씨 추모대회에 참석해 '파병철회' 구호를 외치고 있다.  


"얼마전 김선일 아저씨의 죽음을 보았습니다. 아버지의 사고 이후 이런 일이 또 생길거라며 파병을 철회해달라고 호소했지만, 정부는 국민의 말을 무시했습니다."


지난해 11월 이라크에서 무장세력에 의한 피격으로 사망한 고 김만수씨의 딸 영진(19. 대학교 1년)씨가 '고 김선일 추모 파병철회 범국민행동의 날' 행사 무대에 올랐다.


영진씨는 이날 무대에 올라 "정부는 하루빨리 파병을 철회하라"며 눈물로 호소했다.


이날 무대에 내려와서도 한참동안 눈물을 쏟아내던 영진씨는 "아빠와 마찬가지로 김선일 아저씨도 가슴 아픈 죽음을 맞게됐다"며 "파병 반대에 조금이나마 힘을 합하기 위해 무대에 오르게됐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정광훈 전국민중연대 상임대표도 무대에 올라 정부의 파병 철회를 촉구했다.


"노동자 김만수씨와 곽경해씨가 지난해 이라크에서 죽었다. 또 김선일씨가 이라크에서 죽었다. 국민은 전쟁과 파병을 반대하고 있다. 국민은 우리 정부도 전쟁의 공범자라고 말하고 있다. 지금도 늦지 않았다. 순간의 선택이 평생을 좌우한다. 파병을 철회하라."


이밖에도 여성주의를 노래하는 가수 안혜경씨, 타악예술가 최소리씨, 민중가수 손병휘씨가 무대에 올라 추모공연을 펼쳤다.


한편 현재 대회장에는 주최측 추산 시민 5000여명(경찰 추산 2000명)이 참여하고 있다.




"파병반대 하지만, 노 정권 모욕하는 집회는 싫다"  
'노사모' 회원, 집회 참가자들과 실랑이  


광화문 교보문고 앞쪽에서 열리고 있는 '고 김선일 추모 파병철회 범국민행동의 날' 행사에 노사모 회원이라고 밝힌 3명의 시민이 피켓을 들고 나왔다.

이들이 들고 나온 피켓에는 다음과 같이 적혀 있었다.


"파병반대, 전쟁반대하는 나는 노빠다. 그러나 노 정권 모욕하는 집회는 싫다."


이들은 "노무현 대통령을 모욕하는 집회"라고 주장하면서 집회에 참가한 일부 시민들과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다.


이들은 특히 "노사모와 생활정치 네트워크 국민의 힘도 전쟁을 반대하고 파병을 반대하지만 노무현 퇴진이라는 구호 때문에 집회에 나오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명을 밝히지 않은 한 노사모 회원(아이디 '다 귀찮아')은 "나는 파병도 반대하고 전쟁도 반대한다"면서도 "그러나 이 집회에 등장하고 있는 '살인정권 반대한다' '노무현 정권 퇴진하라'는 구호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인터넷 카페인 '국민을 협박하지 말라' 회원 한미숙씨도 "지금의 집회는 민주노동당 분위기로 흐르고 있다, 노무현 정권을 지지하지만 파병에 반대하는 시민들은 참석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민노당 중심이 아닌 국민 전체를 아우르는 집회로 가야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저녁 7시50분 현재 교보문고 앞에 서서 피켓을 들고 있고, 이날 집회에 참석한 시민들과 말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집회 참석한 한 시민은 이들을 향해 "노무현 대통령 때문에 비오는 날 우리가 이 고생하고 있는 데 너희들 뭐하는 짓이냐"고 외치기도 했다. / 박상규 기자
  


▲ 박차옥경, 최문성미씨 등 여성연합 활동가들이 아이들을 데리고 3일 저녁 고 김선일씨 추모 범국민대회에 참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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