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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범자기자 만나고싶었습니다] "동성애는 다른 방향 취향"

[스포츠투데이 2004-07-02 11:36]



■ 퀴어 문화축제 참가 현애자 민노의원

비 내리는 그 거리에선 축제가 한창이었다. 여장을 한 게이들,진한 화장을 한 성전환자들,연인의 손을 맞잡고 서로의 어깨를 감싸안은 동성애자들. 탁 트인 세상 밖으로 나온 이들은 퍼붓는 빗속에서도 사랑하는 자신의 몸을 자랑스럽게 열어 보이고 있었다. 그런 그들의 몸짓을 한 여성이 조용히 바라보고 있었다. 지난 19일 현역 국회의원으로는 처음으로 성적 소수자들의 행사인 ‘퀴어문화축제’에 참가한 민주노동당 현애자 의원(42). 알려진 대로 현의원은 사상 첫 여성 농민 출신 의원. 농민운동을 했다고 하지만 아무래도 보수적일 수밖에 없는 농사꾼인 그녀가 그곳에 간 까닭은 무엇일까. “내가 앞장서서 그들의 인권을 보호해야겠다,뭐 이런 거창한 취지로 참가한 건 아니다”라며 손사래를 친 현의원은 “그저 열린 마음으로 그들과 만나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현의원이 동성애자들에 대한 눈을 새롭게 깨친 것은 올 초 개봉한 스페인 영화 ‘엄마는 여자를 좋아해’를 보고 난 후. 허정문채 보좌관과 함께 본 영화는 그로 하여금 ‘동성애도 또 다른 모양의 성적 취향이다’라는 인식을 하게 했다. 마침 영화를 보고난 후 퀴어문화축제 주최측에서 민노당 국회의원의 참석을 요청했고 이에 현의원은 흔쾌히 응했다. “가기 전에는 솔직히 긴장도 됐어요. 일반인들과 너무 다른 충격적인 모습이면 어쩌나 걱정도 했구요. 그런데 인사를 나누면서 더욱 많은 이야기를 하고 싶게 되더라구요. 비가 많이 와서 그러진 못했지만.” 동성애 축제에 참가했다는 소식에 놀란 건 고향 제주에서 농사 짓는 남편 친구들과 후배들. 이들은 현의원이 한 일이니 무조건 믿고 존중해야 하지만 어떻게 받아들여야할지 몰라 부부들끼리 심한 논쟁을 벌이기도 했다고. 기자가 궁금한 건 현의원 남편(이태권 전농 제주연맹 의장)의 반응이었다. “남편도 별 말은 안 했지만 은근히 놀라는 눈치였어요. 그래서 제가 이해를 시켰죠. ‘동성애도 다른 방향의 성적취향이다’라구요. 사실 저도 얼마 전까지 남편처럼 편견을 갖고 있었는데 말이죠. 호호.” 87년 농활 간 마을의 청년회장이던 남편은 결혼할 때만 해도 아내가 농민운동에 큰 뜻이 있다는 걸 몰랐단다. “아마 그때 내가 생각했던 농민운동 계획을 얘기했더라면 퇴짜 맞았을 거예요. 그래서 일부러 조금 숨겼죠.”

서울 오기 전까지 직접 농사를 지었던 현의원은 “그때그때 장사가 될 것 같은 채소를 골라 농사를 지어요. 남편이 올해는 고추를 심기로 했대요” 한다. 지난 총선 때 신고한 재산이 마이너스 1억6,396만원. 299명 중 두 번째로 가난한 국회의원으로 조사됐다. “지금은 아마 제가 끝에서 첫 번째일걸요. 농사도 잘 안되죠,전세집 얻느라 돈 썼죠,또 중고차도 샀죠,호호.” 성적 소수자들의 문제에 관해 현의원은 “잘 모르는 채로 동성애자들의 권익에 대해 말하면 ‘정치’로 비쳐질 수 있거든요. 당장 제가 나서서 할 일은 없지만 계속 고민하고 공부해 볼 생각입니다”고 말했다.

/조범자 anju1015@sport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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