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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누리+ 2004-07-17 02: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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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이즈대회 세 번째 기사입니다.

부시·G7 성토장이 된 세계AIDS대회
코피아난 UN총장 “부시 AIDS 무관심” 강력비난…“이례적 인 일”
  
  코피아난 UN총장, 미국 부시 대통령 비난

“‘테러와의 전쟁’에는 천문학적 액수를 쏟아부으며 AIDS에는 관심없다”


코피아난 UN사무총장(사진)도 이례적으로 미국정부의 AIDS정책에 대해 비판적 발언을 했다.

코피 아난 총장은 13일 BBC와 인터뷰에서 “수천명이 죽어가는 테러와의 전쟁에는 미국이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 부으면서, 수백만명이 죽어가고 있는 AIDS문제에 대해서는 미국의 기여가 너무 약하다”라며 미국이 이 문제에 관심을 가질 것을 강력히 요구했다. 코피 아난 총장의 직설적인 비난은 외교적 관례를 비춰보더라도 이례적인 강력한 비난이다.


그는 인터뷰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진정한 정치적 리더십”이라고 덧붙였다. 이 발언은 부시 미 대통령을 겨냥, 미국 대통령이 제대로된 리더십이 없다는 지적을 우회적으로 보여주는 것.  


코피 아난 총장의 ‘강경발언’에 대해 ACTUP 파리 등 방콕AIDS 대회에 참여하고 있는 운동단체들은 강한 지지의사를 14일 표명했다. 이들은 14일 오후에 코피아난의 발언에 대해 지지하는 행동을 조직하기로 결의했다. 방콕 현지 프레스센터의 기자들도 술렁이면서, 코피 아난 총장의 발언 내용을 긴급 타전하는 분위기다.


G7 지도자들의 거대한 초상화에 붉은 페인트가 칠해지고 그 위에 ‘현상수배WANTED'라고 쓰여 진 띠가 붙여졌다. 세계에이즈대회 미디어센터 앞에서 액트업 파리ACT-UP Paris와 태국 감염인 네트워크에 의해 조직된 시위장에서 부시 미국 대통령과 고이즈미 일본총리, 그리고 블레어 영국총리 등은 더 이상 세계 정치 지도자가 아니라 범죄자로 낙인 찍혀졌다.


          
독일에서 온 참가자는 독일의 GNP를 고려했을 때 현재 독일이 에이즈 확산저지와 치료를 위한 Global Fund에 기여하고 있는 바는 ‘당연히 내어야만 하는 몫’의 30%에 불과하다고 슈뢰더 총리를 비난하였다. 그러나 그중에서 가장 많은 비난은 단연 부시 미국 대통령에게 던져졌다. 미국의 Health Gap에서 활동하는 활동가에 의해 부시의 죄목이 하나씩 열거될 때마다 시위 참가자들은 ‘부시는 부끄러운 줄 알라!', ’부시 당신은 범죄자!‘를 연호하였다.



그의 죄상 가운데 첫 번째는 단연 에이즈 확산저지와 치료를 위한 Global Fund를 위협하고 파산상태로 몰아가고 있는 것이다. 현재까지 미국이 기부했어야하는 돈이 300억 달러임에도  실제로 작년에 기여한 바는 5억 달러에 불과하였고, 올해는 2천 달러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것은 미국의 한 사립 자선재단이 매년 기부하는 돈의 고작 4배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거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UNAIDS 실행국장인 Piat가 Gem뉴스에 비밀리에 이야기한 바에 따르면 미국 부시 행정부는 지금 Global Fund에서 탈퇴하겠다고 지속적으로 위협까지 하고 있다. 실제로 부시 행정부는 저개발국에 대한 지원에서조차 Global Fund라고 하는 다자간 채널을 거부하고 미국 대통령 직속의 에이즈구호를 위한 긴급계획President's Emergency Plan For Aids Relief이라는 일방주의 채널을 선호하고 있다. 한해에 이 채널을 통해 미국이 아프리카 국가 등에 지원한 돈은 150억 달러에 달한다.



문제는 이런 양자주의 형식의 실제적 일방주의 원칙에 의한 이 지원은 아주 까다로운 조건을 달고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면 콘돔보다는 성행위회피위주의 성교육을 채택할 것, 초국적 제약회사에 유리한 방향으로 만들어진 카피약에 대한 까다로운 규정들, 낙태를 찬성하는 단체들에 대한 지원 금지 등이 그것이다.

이중에서 결혼 전까지 성행위를 회피하는 순결 위주 교육에 대해 미국 Sex Worker 네트워크의 활동가는 미국의 HIV/AIDS 역학조사 결과는 미국에서 가장 위험한 성행위는 ‘결혼’임을 보여준다고 부시의 ‘멍청한 정책’을 비난하였다. 실제 미국에서 전염의 가장 큰 경로는 동성애 등이 아니라 결혼한 부부간의 감염으로 알려져 있다. 이밖에도 FTA등을 통한 지적재산권을 보다 엄격하게 적용하려고 하는 것, 카피약 사용을 가로 막는 것 등 부시에 대한 비난은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그중에서 시위장에서 스위스의 한 할머니는 자신이 양성반응이 된지 20년인데 이제 자신은 아무것도 믿을 수 없다며 증언을 하다 끝내 울음을 터트려 참석자들의 숙연하게 만들었다.



한편 글로벌 빌리지에서 열린 WHO의 3+5 계획에 대한 민중단체들의 대응 자리는 국경없는 의사회 태국 활동가는 ‘이 계획은 지금 아주 아마도 최선일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우리가 정말 원하는 것과는 아주 거리가 멀다’고 일갈하였다. 3+5계획이라는 것은 하나의 첫 시도로써 지금 당장 원하는 사람에게 약을 제공한다는 의미에서는 아주 바람직하지만 여러 가지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무엇보다도 이 계획의 치명적인 약점은 약을 제공하겠다는 점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지 어떠한 방식으로, 어떤 체계를 만들겠다는 부분에 대한 계획이 없다는 것이다. 즉 부정부패와 투명하지 않은 집행을 통해서 돈이 중간에서 증발하는 문제가 있다. 또한 부족한 의료인과 의료시설이 개선되지 않는 한 약을 아무리 공짜로 제공한다고 하더라도 좋은 효과를 기대하기는 힘들다. 게다가 대부분의 사람들이 절대빈곤선 아래에 있는 빈곤층들이기 때문에 식량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약을 제공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냐고 아프리카의 참가자는 반문하였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잠비아에서 온 한 참가자는 저개발국의 부채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에이즈 문제는 결코 해결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잠비아라는 작은 가난한 나라의 빚이 30억 달러에 달하는 상태에서 글로벌 펀드를 받아봤자, 이전에 약을 사기위해 짊어진 빚의 이자를 갚기에도 바쁘다고 소리 높였다. 이런 상태에서 어떻게 약을 지속적으로 공급하고 치료 과정과 결과를 체계적으로 다루는 보건의료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겠냐고 절망하였다. 결국 참가자들은 에이즈 문제는 질병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정치, 경제적인 문제라고 선언하였다. 요컨대 에이즈는 에이즈라는 질병의 단일 사안이 아니라 가난과 폭력, 차별과 부패 등이 얽혀 있는 총체적인 사회문제라는 인식이다.



여기에 더하여 국경없는 의사회의 태국 활동가는 보다 근본적인 문제를 제기하였다. 지금 에이즈대회에서 토론되고 있는 내용들은 대부분 내성과 변종바이러스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그리고 부작용을 어떻게 막을 것인지에 맞춰져 있지, 바이러스 자체를 박멸하는 부분에 대한 연구는 거의 이야기되지 않고 있다며 의문을 던졌다. 그는 ‘아마도 이것은 초국적 자본의 이해가 아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공공 의료연구기관 등에서도 이 부분에 대해서 입을 다무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정부와 초국적 자본의 공모에 대해서 강력한 의심을 보냈다. 한편 국제에이즈백신단체의 버클리Berkley 국장 역시 백신개발에 대해 세계에이즈대회가 침묵하고 있다며 비슷한 의문을 제기하였다. ‘현재의 치료제는 단지 전파속도를 완화시킬 뿐이다. 확산의 근본적인 저지는 백신개발을 통해서 이뤄진다’고 지적하며 ‘백신이 가능하다는 것이 과학자들의 일관된 합의임에도 이상한 침묵이 대회를 감싸고 있다’고 비난하였다.



다른 한편 나누리+와 Act Up Paris등의 운동단체들은 대회의 조직방식에 대해 불만을 터트리며 항의를 조직하고 있다. 먼저 13일 아침 전체회의에서 파이자의 CEO가 연사로 참석하는 것에 반대하여, 이들은 30-40명의 시위대를 조직하여 피켓을 들고 강연장안으로 행진해 들어가서 뒤돌아 앉아 항의를 표시하였다. 또한 13일 저녁 대회조직위 위원장과의 공개 만남의 자리에서 1000달러라는 이해하지 못할 등록비 문제와, 개막식 때 동원될 예정이었던 코끼리에 한 노동자가 밟혀 죽은 일, 운동단체들에게 공간 등 충분한 지원이 제공되지 않은 것에 대해 강력히 항의하고 사과와 재발방지를 공개적으로 요구할 예정이다. 특히 등록비와 관련하여 다음 에이즈대회에는 누구나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어야한다며 Free Access to 'Access for All'을 공개 약속할 것을 결의하였다.


                                                                                                태국 방콕=엄기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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