퀴어 코드를 섞은 국내 시트콤은 꽤 많은 편이었어요. 대부분이 '희화화'가 주목적이었지만 '세 친구'에서는 그런대로 재밌게 그려보려고 했던 발상이 엿보이기도.
아직 MBC 시트콤인 '안녕, 프란체스카'와 그 속에 담긴 퀴어 코드에 관한 글은 안 올라오고 있는 것 같더군요. (아니면 제가 모르고 있던지요.) 텔레비젼이 없는 관계로 자주 보진 못하지만, 제가 요즘 '해신'과 더불어 되도록 보려고 노력하는 시트콤입니다. '심혜진의 재발견'을 선물한 시트콤이기도 하지만, 뱀파이어 가족이라는 소재로 인해 여타 시트콤과의 차별성을 확보하고 있는데다, 드라마 트루기 면면이 제법 흥미로운 작품인 것 같아요. 월요일 심야대에 방영하는데도 시청률도 꽤 높다지요?
그 뱀파이어 가족 중에 '켠'이라는 친구가 있는데, 이 친구 성 정체성에 관한 캐릭터가 재밌더군요. 어느 때는 완전히 게이로 등장해서 젊고 잘 생긴 의사를 유혹하면서 '이제 한국의 게이들도 벽장에서 나와야 한다!'고 외치는가 하면, 주인집 여자의 느끼한 구애를 요리조리 피하기도 하지요. 제작진은 일단 그 친구 성정체성을 게이 쪽으로 무게 두고 있는 것 같습니다.
늘 이쁜 척하고, 잘 생긴 남자들만 나오면 기를 쓰고 여자 가족과 다투기도 하며, 공주병에, 약간 백치적인 모습까지 일종의 게이 클리셰를 모두 함축하고 있는 캐릭터입니다. 이런 클리셰 때문에 일방적으로 몰아서 비판할 것까지는 없다고 봐요. 뱀파이어 가족이라는 특성 안에 통상 우리 사회 안에서 비정상적인 것, 비주류적인 것으로 통칭되는 행위들과 모럴들을 구겨넣고 있기 때문에 이후 어떻게 캐릭터들이 변화되는지 지켜보고 싶은 마음.
시트콤 특성상, 관객들 반응에 민감하기 때문에 사실 우리가 어떻게 독자비평을 하고 그것을 텍스트 바깥으로까지 영향을 미치냐에 따라 캐릭터가 바뀔 수도 있을 테니까요. ㅋㅋ
P.S
근데, 음.... 뱀파이어와 게이의 연관성은... 그러니까... 예전에 저도.... --;;
뱀파이어와 동성애자의 연대를 제안하며
http://chingusai.net/bbs/zboard.php?id=free&page=1&sn1=&divpage=1&sn=off&ss=on&sc=on&keyword=뱀파이어&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5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