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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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트 톡에서 우연히 "제 아들이 이반입니다... "이란 글을 보았습니다.
가슴 뭉클한 글이로군요.
아래 링크를 따라가면 리플도 보실 수 있습니다.
ps : 본문에 "동성연애"라고 쓴건 본인도 잘 모르고 쓴 단어 인 듯합니다.
http://bbs.nate.com/BBS?p_bbs_id=adult03_n&p_from=lst&p_action=qry&p_num=41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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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부산에 사는 40대 아줌마 입니다.
여기 이런 게시판이 있는줄은 몰랐네요 ^^;;

제 아들은 올해 22살입니다.
그리고 제 아들은 동성연애자, 흔히들 '이반'이라고 말하는 그런부류입니다.
사실 저는 왜 동성연애자를 이반이라고 부르는지 몰랐는데.. 일반과 틀리다고해서 이반이라고 부르는거 같더군요. 제 아들이 일반의 범주에 속하지 않는다는게... 사실 처음에는 많이 슬펐습니다.

아들이 20살. 대학들어가던때에 고백을 하더군요.
'엄마... 나 사실 남자를 사랑해.'
순간 등골이 오싹했습니다.
사실 제 아들... 솔직히 제 배로 낳은자식입니다만 중성적으로 생겼습니다.
좋게 말하면 이쁘장하고... 나쁘게 말하면 기생오래비 같아요 ^^ 그래도 귀엽습니다.
아무튼... 저는 며칠간 충격을 받아서 드러누웠습니다.
아들은 자신이 엄마에게 충격을 줬다는게 미안했는지 그 이후로는 저와 얼굴도 마주치지 않으려 하더군요.
4일을 이불속에서 뒤치락거리다가... 아들을 불렀습니다.

'이거... 아버지한테는 얘기했나'
'아니요...'
'그래... 당분간은 비밀로하자.'
'네... 엄마...'
'응?'
'죄송해요...'

순간 목끝까지 이런말이 올라오더군요.
'괜찮다 너는 내 아들이야. 죄송할게 뭐가있어? 성적인 면이 어떻게 되었든 너는 내 아들이야..'
하지만 그 말은 목끝에서 넘어갔습니다.
...지금도 그걸 생각하면 눈물이 납니다.
아들에게 물었습니다. 정신병원을 가보지 않겠냐고.
그러니까 아들놈이 한다는 말이... 이미 가본적이 있답니다.
하지만 별 도움이 되지 않았다는군요.

결국 우리 아들이 갓 스무살이 되고... 자신의 가장 큰 비밀을 용기를 내서 엄마에게 고백했을때...
저는, 엄마라는 사람은 아무것도 해줄수가 없었습니다.
그렇게 그 일은 없었던듯이 지나갔습니다...
그리고 새로운 사건은 1년후, 아들의 21번째 생일날에서 벌어졌습니다.
아들의 21번째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저희 식구는 셋이서 레스토랑을 갔습니다.
그리고 아들에 대해 알리가 없는 남편이 아들에게 한마디 툭 던지더군요.
'니는 나이가 21살인데 아버지한테 데리고 올 아가씨도 하나없나?'
아들은 잠시 제 눈을 쳐다보더니... '아직 없네요 아버지' 라고 말하며 어색하게 웃었습니다.
순간 눈물이 차올라서... 화장실로 달려가야했습니다.
불쌍한 아들... 우리 아들.... 우리 아들은 잘못한게 없는데...

저는 그 다음날 저녁, 남편이 돌아오지 않은 시각에 아들을 불러 얘기를 했습니다.

'xx아.'(아들의 프라이버시를 위해서 실명은 가리겠습니다 ^^)
'네 엄마'
'너 사귀는.... 사람은 있나?'
'...네'
'남자가?'
'....네'
'...엄마가 한번 만나봐도 될까?'
'네?!'

아들은 기쁘면서도 두려운듯.... 연신 '네?!'만 연발하더군요.
하지만 저는 보았습니다. 아들이 진짜로 웃는 모습을.
말 한마디로도 저렇게 아들을 기쁘게 할수있는데... 참 나도 못된 엄마다 싶더군요.
그리고 며칠뒤 주말에 아들과 함께 그 사람을 만났습니다.
기생오래비 같은 우리아들^^ 과는 틀리게 남자답게 생겼더군요.
운동을 하는지 풍채도 당당했습니다.
하지만.... 좋은 친구라면 이해가 가지만.... 이 둘이서 사랑을 한다니...
이런 다 큰 남자둘이서... 껴안고... 키스를 하고... 섹스까지 할거라는 생각을 하니...
정말로 머리가 아파오더군요. 하지만 참아냈습니다.
더 이상 제 아들에게 눈을 돌릴수는 없으니까요.
세상 사람들이 변태라고 손가락질해도... 제 아들이니까요...

그렇게 아들의 남자친구와 대화를 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알았습니다.
이들은 진짜로 사랑하고 있다는걸.
아들이 친구집에서 자고온다고 한것도... 사실은 이 사람과 함께 밤을 보낸거였고...
(이건 대충 예상했습니다만) 발렌타인데이와 화이트데이에 누구에게 받았는지 모를 사탕바구니를 들고 히히덕 거리던것도 사실은 이 사람 덕분이었고...
생판 머리에 손을 안대던 우리 아들이 염색을 한것도 사실은 이 사람에게 잘 보이기 위함이었다는걸...
그리고 그때 아들의 남자친구가 했던말은... 지금도 제 가슴속에서 떠나지 않습니다.

'어머님... 분명 저희들이 이상하게 보이실겁니다. 하지만 xx이와 저는... 남자와 여자를 떠나서... 같은 인간으로서... 사랑하고 있습니다.'

그 사람과 헤어지고... 집에 오는길에 말해줬습니다. '좋은 사람이구나'
그 말을 듣자마자... 길거리에서 울어버리더군요... 우리아들 ^^
그렇게 그 사람과 우리 아들은... 2년이 넘게 사랑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저희 남편에게도... 이제 슬슬 얘기를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희 남편은... 저보다 보수적이라서 이런관계를 이해못할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사실 저도 우리 아들과 그 사람을 완벽하게 이해하지는 못합니다.
그런 입장이 되어본적이 없으니까요... 하지만 이해하려고...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습니다...
저희 남편이 이해못한다고 하더라도... 저는 끝까지 이해시키려고 노력할겁니다.
몇년이 걸리더라도요... 우리 하나밖에 없는 아들의 행복을 위해서 말입니다.

아들이 그러더군요. 이반으로 살면서 가장 무서운것은 에이즈가 아니라고.
사람들이 자기들을 벌레보듯이 하는것. 그 시선과 태도가 정말로 무섭다고 합니다.
그리고 가까운 가족. 친구들이 그런태도를 보이면... 그야말로 깊은 절망에 빠져서...
자살하는 이반들도 많다고 합니다.
여기 게시판 이용하시는 분들께 부탁드립니다...
저도 이반들... 남자끼리 입을 맞추고 성교를 하는... 짐승같은 부류라고 생각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솔직히 말하겠습니다... 저희 아들이 더러워보인적도 있었습니다.
제가 자식을 잘못키웠다는 생각을 한적도 있습니다.
'하나밖에 없는 아들이 정신병자라니' 하면서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울분의 눈물을 흘린적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 글을 보시는 여러분... 그들도 우리와 같은 사람입니다.
이반들이 상처를 입으면 상처에서 파란피가 나오지 않습니다. 우리와 같이 붉은피가 나옵니다.
좀 더... 열린 시각을 가지고 그들을 봐주세요.
부탁드립니다...
비록 아직은 동성연애자에 대한 시각이 차가운 우리나라지만...
저희 아들... 그리고 저희 아들을 사랑하는 그 사람...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이 땅에는 수많은 저희 아들같은 사람들이 있을겁니다.
그리고 그들도 남들의 차가운 시선을 받으며 괴로워할지도 모릅니다...

남자가 남자를 사랑하는게 아닙니다. 인간이 인간을 사랑하는 것입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우리 아들! 사랑한다 ^^! 화이팅 ^^!

갈라 2005-03-17 오후 22:06

내 시린가슴이 찡 해옵니다.

도토리 2005-03-17 오후 22:56

에엣! 원문의 리플 보니까 화나넹.....

황무지 2005-03-18 오전 06:49

리플은 않봐도 되는 거야~ 뻔~ 하잖냐~~ .. 이젠 무시하고 산다.. 그런 인간들...

작은오두막 2005-03-18 오전 06:50

왜이리 가슴이 아플까요..

돈텔마마 2005-03-18 오후 12:00

네버 해피 엔딩 가족 씨네마.
흥, 쳇,
호모도 사랑해야 인정받지요. 찡하다 마는 가족 시네마.

2005-03-18 오후 20:08

눈물 뚝! 에잉~~.....어것저것 다 접었는데,, 엄니를 안심시켜 드릴 인연을 욕심부려봐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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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연결
마음연결 프로젝트는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에서 2014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성소수자 자살예방 프로젝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