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개 영화제 '오버더레인보우'에 다녀왔습니다.^^
우선 어제에서 오늘로 연기된 가내수공업 번개에 일찍부터 나와주신 친구사이 대표미인 4인방 (사토시, 햄토리, 영로, 영#) 에게 감사드립니다. 참, 퀴어문화축제 사무국 병석 형도 도와주셔서 고마웠어요.
아무튼 오늘 함께 작업해주신 분들 덕분에 엽서 포장은 2/3 가량 진행시켰구요, 나머지 잔업은 토욜날 퍼레이드 준비를 위한 번개 때 마무리 짓거나 친구사이 못생긴 찌질이들(모던보이, 꽃사슴, 게이토끼 등)에게 틈틈이 시키면 될 것 같습니다.
참고로 오늘 영화제 부스에서 판매한 실적을 살짝 귀뜸해드리자면, 열쇠고리는 열 개 가량 팔렸구요,(전체 관객 수를 고려할 때 아주 우수한 실적이라 생각함) 판매용 엽서 또한 예상보다는 많이 팔렸답니다.^^
영화제 번개에는 역시 대표미인 4인방과 이자와, 데미지님 (넘 방가^^) 동남아사랑만리녀님이 나타나주셨습니다.
제가 추천하고 싶은 영화는 재퍼니즈스페셜 '급행열차를 탄 퀴어들' 인데요, 단편 열개를 묶어놓은 거라 입맛에 따라 골라서 즐길 수 있는 재미가 있답니다. 드라마,애니매이션,뮤직비디오,실험영화,소프트포르노(? !!!) 까지... 귀여운 일본 아해들 즐감하시길...
그리고 레즈비언 영화들이 많아 게이들에게는 인기가 없을 듯했던 한국단편2 역시 예상을 뒤엎는 재미가 있습니다.
아마츄어 냄새가 물씬 풍기기는 하지만 단편 답게 일상적이거나 가벼운 소재를 택해서 재기발랄하게 풀어나가는 솜씨들은 오륙년 전에 주류를 이루었던 무겁고 칙칙한 퀴어단편들에 비해 한결 진일보한 것 같았어요.
개인적으로 계속 졸면서 봣던 한국단편1 보다는 단편2를 추천하고 싶네요.
아, 하지만 영화제 첫 날의 백미는 '영로'였습니다.
영사실에 스카우트 된 것 까지는 좋았지요.
하지만 두번 씩이나 졸다가 영화가 끝난 후 조명을 밝히지 않았지 뭡니까.
심지어 마지막 회차 때는 관객들이 '음 앵콜 공연을 하나보다.' 라고 수근거리기도 했고, '박수 소리가 안 나와서 그런가봐.'하며 일동 박수를 치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불이 켜지지 않아 결국 누군가는 영사실을 향해 '영로야 영화 끝났어. 일어나라.'라고 소리치기까지 했답니다.
무언가 심상치 않음을 알아차린 관객들이 핸드폰을 켜고 더듬거리며 기어나가기 시작할 즈음에야 영화제프로그래머가 영사실로 뛰어가서 영로를 깨웠다고 하더군요. ㅇㅎㅎㅎ
영로야! 요즘 무슨 알바를 뛰느라 잠을 못 자는지 모르겠지만, 밤에는 푹 자고 낼 퍼레이드 준비때는 제 시간에 나오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