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사이에 얼굴을 디민지 1년 10개월쯤 되는 것 같다.
그동안 2번의 퀴어문화축제가 있었고
퍼레이드 참가도 2번.
작년엔 눈 위를 가리는 가면을 쓰고 참가했더랬는데
올핸 썬글래스만 착용했다.
작년에 가면을 쓰고 나름대로 위장을 했는데
모영화사의 여직원이
"어제 퀴어축제 가셨더랬죠?"하고 묻는 게 아닌가?
뭐, 거짓말하기 싫어서
가면을 썼는데 어떻게 알았냐고 물었더니
"가면으로 가려진다고 생각하세요?" 했다.
그렇다 가면으로 가려지는 게 아니다.
난 게이.
이성애자들과는 다른 무언가가 있을텐데
그게 가려지겠나?
난 더더군다나 '일반놀이'를 하며 사는 것도 아니지 않은가?
어제 내가 든 피켓은
"나는 조선의 호모다"였다.
게다가 머리 위에 풍선을 쓰고
거기에 콘돔을 씌웠다.
카메라 세례를 받은 것은 당연.
휴, 이렇게 또 얼굴이 팔리는 구나.
썬글래스로 가려지지 않을텐데...
약간 걱정이 되지만
뭐, 대범하게 생각하기로 했다.
<분홍신>이 흥행을 하면
대중을 상대로 커밍아웃할 생각이다.
지금도 가족과 회사에 커밍아웃했기 때문에 나름 자유롭게 살고 있지만
더 많은 자유를 누리고 싶다.
나는 어느 누구보다도 자유로운 인간이 아니던가?
이래저래 <분홍신>은 중요한 고비가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