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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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던보이 2004-03-31 19:22:40
+2 1411
보길도의 인구는 3014명이란다. 그곳 경찰이 말해주었다.
보길도에 게이들이 있을까?

서울에서 수영강사를 하다 온,  보길도 여성들의 인기를 한 몸에 받고 있는 수영강사가 있고, 공사를 하고 있는 세연정이 있고, 코발트 바다빛이 아름다운 통리 해변이 있고, 근대화에 밀려 빈약한 규모의 경제가 이뤄져 고독과 빈곤이 만연한 탓에 자살율이 치명적이며, 마흔의 시인이 운영하는 한적한 찻집 동천다려가 있는 그곳 보길도에.

세 편의 영화를 촬영하기 위해 40여 명의 스텝들과 배우들이 우우 돌아다니는 풍경은 보길도 사람들에게 자못 신기한 일이었던 모양이다. 밤마다 전복회를 가져오는 보길도 파출소 왕따 경찰이 있는가 하면, 자진해서 엑스트라를 자청하는 부두 사람들이 있었다. 아직 온정은 살아 있었다. 물론 그들은 우리들이 무슨 영화를 찍고 있는지 알지 못했다.

촬영 작업은 대체적으로 순조로웠지만 여느 때와 다르지 않게 사고의 연속.

내장이 꼬여 병원에 실려간 배우가 있었고, 부실한 녹음 장비 때문에 곳곳에서 비명이 터져 나왔다. 그래도 촬영은 강행되었고 우리는 화요일, 돌이킬 수 없이 꼬여진 호주머니로 배를 쫄쫄 굶으며 서울에 돌아왔다. 말하자면 우리에겐 차비조차 없었다. 버스 도착지에 돈을 들고 서 있는 사람은, 신기하게도 슬픈 외연을 띠고 있었다.

상영이 얼마 남지 않았다. 보길도 여행 후유증에 시달릴 새도 없이 편집과 믹싱을 준비해야 한다.

그린 2004-04-01 오전 10:42

수고 많으셨습니다. 후반작업도 잘 하시기 바랍니다.

라이카 2004-04-02 오전 02:00

수고 많으셨습니다.
편집과 믹싱도 무사히들 마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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