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사회주의가 붕괴되면서 동구권은 이념적 분화 현상이 일어났고, 지금, 자본주의에 의해 완전히 평정된 듯 보이는 그 안에서 여전히 이념적 스펙트럼의 간극은 더 심화되고 있는 경향을 보이고 있는 것 같습니다.
가장 주목할 만한 현상을 꼽는다면, 네오 나치즘의 결집, 인종주의, 근본주의적 종교 세력의 발흥 등 우익 세력들의 무시 못할 팽챙일 겝니다. 발칸의 비극은 말할 것도 없고요.
동성애 문제에 관해서 서유럽과 비교되어 자주 거론되는 동구권 국가가 폴란드입니다. 카톨릭 국가인 폴란드에서 동성애자들에게 가해지는 호모포비아는 대단히 '물리적이며', '광범위한' 특성을 지니고 있는 듯합니다. 네오 나치스트로 보이는 해커가 중요 게이 웹 사이트를 공격해서 이메일 등을 탈취해간 사건이 있는가 하면,
http://www.thegully.com/essays/gaymundo/040419_gay_lesbian_poland.html
종교단체와 우익 단체가 대학을 습격하기도 했지요. (이에 대해서는 친구사이 웹진에 데미지 님이 자세히 번역해놓은 글이 있습니다.)
http://chingusai.net/bbs/zboard.php?id=lib9&page=1&sn1=&divpage=1&sn=off&ss=on&sc=on&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1
하지만 그에 굴하지 않고 동성애자 단체와 커뮤니티는 꾸준하게 발전되고 있는 것 또한 주지의 사실입니다. 물론 아직도 폴란드에서 동성애자 퍼레이드는 불법입니다. 며칠 전 수도 바르샤바에서 2천 5백 여 명의 동성애자들이 당국과의 대치 속에서 녹색당 등과 함께 퍼레이드를 강행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10명이 체포되었다네요. (바르샤바 시장 넘, 너만 보세요. 凸)
헌데 특이할 만한 점은 이들의 슬로건 중에 부각되고 있는 것이 '게이는 아동성애자가 아니다'라는 문구라는 점입니다. 폴란드 내에서 작동되고 있는 호모포비아의 핵심을 웅변하고 있는 대목입니다. 폴란드 내에서 게이들에게 들씌워진 혐의는 '아동성애'이고, 이는 오래 전부터 동성애를 터부시하는데 가장 강력한 편견의 기제로 사용되어 왔지요. 즉, 게이는 소년들과 아동들을 유혹한다, 그들을 물들인다, 그들의 유혹은 위험하며 반사회적이다와 같은 편견의 연쇄를 가능하게 하는 핵심 축이라는 거죠.
각 사회마다 호모포비아의 핵심 축을 형성하는 내용은 다소 다른 것 같습니다. 어떤 나라는 무조건 '게이는 에이즈 환자'라든지, 또 무조건 '게이는 비생식적이다'라든지 중요한 편견의 핵심을 차지하고 있듯이 말입니다.
하지만 "A gay is not a paedophile"의 슬로건은 다급한 상황이 만들어낸, 다소 깊지 않은 정치적 발언이라는 게 개인적 생각입니다. 이건 '우리는 에이즈와 상관이 없다'라든지, '게이는 트랜스젠더가 아니다', '게이는 전혀 여성스럽지 않다'라든지 하는 90년대 초반까지, 아니 지금도 공공연히 이루어지고 있는 수동적인 방어 형태의 일종인 셈이겠죠. 쉽게 예를 들어 "A gay is not a paedophile"은 이후에 폴란드 동성애자들이 청소년 이반 문제라든지 유년기 동성애 문제에 대해 다시 재설정을 해야 하는 어려움을 갖고 있습니다. 시간적-이론적 토대가 아직 미비한 거겠죠.
물론 막 성장하고 있는 폴란드 동성애자 커뮤니티 안에서 이 역시 잘 해결하리라 믿습니다. 퍼레이드도 여전히 금기시하고, 애들을 유혹하는 나쁜 놈들이란 레테르의 과도한 공급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급조해낸 방어 전략이어서 시간이 지나면 발전적으로 재설정될 거라 믿습니다.
아무튼... 동성애를 반대했던 요한 바오르 2세의 고향답게 폴란드의 카톨릭 기갈이 장난 아니군요. 이번에 선출된 베네딕토 16세도 '썩은 미소'로 웃으며 아예 초장에 동성애는 '안 돼!'하고 선언하시던데, 글쎄요, 타자와의 문제, 특히나 그리스도교의 근간이랄 수 있는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여겨라'가 단단히 내포하고 있는 타자에 대한 사랑의 실천 덕목은 어디 미 군부 총알받이로 죄다 납품하셨는지 영 감감 무소식이군요.
(제가 영어가 짧은 관계로 번역은.... ㅠㅠ 시간 나고 잘 하시는 분이, 특히... 친구사이 전문 트랜스레이터로 나서신 먼산 님이 해주시라 믿습니다.)
Gay marchers ignore ban in Warsaw
(Poland's gays are campaigning against discrimination)
About 2,500 gay rights campaigners have marched in the Polish capital, Warsaw, defying a ban by the city's mayor.
The marchers carried rainbow flags and banners with slogans including "A gay is not a paedophile" and "Law and justice for all".
There were isolated clashes as opponents threw eggs and shouted insults. About 10 people were arrested.
Mayor Lech Kaczynski, favourite to win October's presidential vote, had banned the parade for a second year running.
The marchers were joined by a number of politicians, including Deputy Prime Minister Izabela Jaruga-Nowacka and two German MPs from the Green Party, Claudia Roth and Volkar Beck.
"Mayor Kaczynski, democracy also means freedom of assembly and expression for gays and lesbians," Ms Roth told the crowd.
The organisers of the parade said they wanted to highlight the problems faced by homosexuals in mainly Roman Catholic Poland.
"Homosexuals in Poland are still treated as deviants, paedophiles," one of the marchers, 31-year-old lawyer Paulina Pilch, told AP news agency.
"Such demonstrations are needed so people get to know us better and get used to us."
Mr Kaczynski has said that allowing an official Gay Pride event in Warsaw would promote a "homosexual lifestyle".
He banned the parade on the grounds that the application by the parade organisers had not been properly filed.
출처 : b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