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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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바브웨의 육상선수 Samukeliso Sithole가 여자인 척을 한 혐의로 재판을 받다가 4년형을 선고받았다는 BBC 보도를 접했다. 그는 여성으로 출전한 육상경기에서 거머쥔 메달을 모두 몰수 받을 위기에 내몰렸으며, 남자들로 득시글거리는 감옥에 몇 년 간 수감되어야 한다.

우리는 이 사건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잠깐 동안 웃을 수 있는 블랙코미디, 혹은 이색적인 지구촌의 엽기적 사건으로 훑고 후딱 지나쳐야 하는가.
올해 18세인 그는 태어날 때부터 자웅동체hermaphrodite였다고 고백했다. 어린 시절 부적격 의료진에게 자지제거수술을 받았지만, 수술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서 거세한 자지가 다시 자랐다고 말했다. 그녀는 줄곧 여성의 성gender으로 살아오면서, 자연스럽게 스스로를 여성으로 규정한 뒤 여성육상경기에 출전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그가 중형을 선고받을 만한 중죄인인가. 짐바브웨 법원이 그녀를 가둔 이유는 “동료선수에 대한 심리적인 학대, 여성으로 위장, 극악한 마음으로 남자와 교제해서 (가상의 여인이) 남자친구를 사귈 기회를 상실시킨 점”이다. 황당무계할 뿐이다.

무엇보다도 문제시되는 부분은, 그는 여성감옥이 아닌 남성감옥에 갇힐 운명에 놓여 있다는 점이다. 국제사면위원회Amnesty International는 여성으로 성을 전환한 사람을 남성감옥에 수용하는 시책을 중대한 인권탄압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실제로 성전환자들이 남자들로 가득 찬 감옥에서 성폭행을 포함한 끔찍한 폭력의 가장 우선시되는 희생자가 되는 경우가 속출하고 있다. 여기에는 성전환자에 대한 뿌리 깊은 편견과 증오가 깊숙이 개입돼 있다. 그렇기에 사법당국이나 교도관들은 일반적으로 성전환자에 대한 폭행을 묵인 및 방조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그가 만일 자신이 자웅동체여서 두 개의 성기를 모조리 갖고 있다는 점을 미리 알렸다면, 그는 보수적인 짐바브웨 사회에서 맘껏 뛸 수 있는 기회를 부여받았을까. 잽싸게 뛰면서 바람과 싸우며 승리를 향해 달려갈 수 있었을까. 아마도 그는 육상선수는커녕, 평범한 사람으로서도 안락한 행복을 느끼기 어려운 참담한 삶의 조건에 떠밀렸을 것이다.
짐바브웨 사회는 자웅동체로 태어난 그를 포용할 준비를 하지 않은 점을 고민하려는 어려운 길을 택하는 대신에, 그를 추악한 범죄자로 규정하는 것으로 사건을 종결지으려 한다. 그가 재판장에서 말했다는 “I am very sorry”는 자신의 행동에 대한 과오로 읽기보다는, 대표적인 호모포비아 사회인 짐바브웨의 어처구니없는 인권탄압 형국에 대한 따끔한 질타로 읽어야 할 것 같다.    
짐바브웨의 육상선수 Samukeliso Sithole의 석방을 촉구한다!
  

모던보이 2005-07-17 오전 00:43

흠.. 이런 일이 있었군요. 소식 알려줘서 고맙습니다.

짐바브웨는 아프리카에서도 대표적인 호모포비아 국가로 익히 잘 알려져 있지요. 대통령 무가베가 나서서 '인간 이하의 족속들'이라 비난하며 호모포비아를 선동하고 있을 뿐 아니라, 친정부 단체들이 나서서 동성애자들을 공공연히 위협하거나 폭력을 행사하기도 하고요. 심지어는 동성애자 인권 단체들이 이런 사실에 입각해 선처를 호소해도 소 귀에 경 읽기. 여타 국제 인권단체 등에서도 짐바브웨를 비난하고 있지만... 여전히 그러고 있고요.

그래도 그 육상선수의 석방에 관해 함께 할 수 있는 일이 있었으면 좋겠네요. 저도 좀 찾아보겠지만, 석방 촉구에 관한 국제 연대 라인을 알고 계시면 덧붙여 올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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