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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2003년 발간된 <남남상열지사> 이후 2년만으로 출간된 젠더문학 작가들의 소설집으로 전작과는 달리, 남성동성애자 뿐만 아니라 트랜스젠더, 이성애자, 양성애자 등 다양한 성정체성을 가진 작가들이 참여, 동성애를 둘러싼 더욱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이번 소설집은 트랜스젠더 아빠와 딸의 갈등과 화해를 다룬 트랜스젠더 작가 김비의 「입술나무」를 포함해, 아프리카를 여행하는 르뽀라이터의 눈으로 본 검은 대륙의 에이즈문제와 사랑방정식을 다룬 전명안의 <게임의 규칙>, 이태원이라는 서구적 코드와 우리의 전통악기 가야금을 중국 청나라 포송령이 지은 괴담집 <요재지이>의 형식을 빌려 게이의 예술성을 은유하는 김정수의 <오마쥐 아 요재지이>등 인터넷 인기 게이작가들의 작품들이 수록되어 있다. 또한 현재 한국 사회에서 동성애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청소년 팬픽이반을 다룬 성낙연의 <12시>, 한때 정통부의 대대적인 탄압의 대상이었던 야오이의 찬반논쟁을 다룬 진무이의 <나르키소스의 숲>, 페미닉한 여성이 겪는 성정체성 혼란을 경쾌한 언어로 풀어낸 마이에렐의 <커밍아웃> 등 한국의 여성들이 심취하고 있는 동성애 문화를 심도 깊게 파고드는 작품이 다양하게 포진해있다.


목 차

펴내며

입술나무 - 김비
게임의 법칙 - 전명안
12시 - 성낙연
오마쥐 아 요재지이 - 김정수
나르키소스의 숲 - 진무이
커밍아웃 - 마이에렐

작가소개
작품해설 - 성적소수자에 “대한” 젠더문학의 넓이 (문학평론가 이주란)
특별기고 - 문학의 쓸모 : ‘종족의 문학’을 벗어난 성적소수자문학(문화평론가 서동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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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술나무
김비. 1971년 휴전선 접경지역에서 출생. 당당하게 세상을 살아가는 트랜스젠더로, 장편소설 <일생>, <개년이>, 자전적 에세이 <못생긴 트랜스젠더 김비 이야기>, <다르게 사는 사람들> 등을 출간했다.
트랜스젠더인 아빠와 둘이 사는 소녀 란이는 더 이상 부끄러운 아빠와 함께 살고 싶지 않다. 빨간 치마를 입고 밤길을 배회하는 미친 아빠와 함께 사느니 더럽고 성질 나쁜 계부와 사는 것이 더 낫겠다고 생각할 정도다. 아빠가 빨간 치마를 입는 것보다 자신과 함께 사는 것을 더 원하기를, 정체성보다 자신을 더 중요하게 여겨주길 바라던 딸은, 계부의 폭력에 쓰러진 아빠에게서 자식에 대한 깊은 애정을 발견한다. 트랜스젠더 작가 김비는, 자랑스러움은 사랑과 믿음에서만 피어나는 꽃이며 그 열매는 더욱 크게 돌아오는 사랑임을 이 글에서 보여주고 있다.

게임의 법칙
전명안. 1970년생. <남남상열지사>에 단편을 수록하고, 단편집 <핑크스카프>를 발간하는 등, 젠더문학에서 오랫동안 활동해온 작가. 현재 <국경없는의사회>에서 활동하면서 틈틈이 창작활동을 하고 있다.
가난과 무정부상태가 횡행하고 있는 검은 대륙 아프리카, 그곳에도 사랑을 사랑이라 말하지 못하는 가슴 아픈 청춘들이 있다. 취재를 위해 아프리카로 간 한국인 요한은 몸바사에서 만난 현지인 모하메드와 사랑에 빠지지만, 동성간의 성관계가 사형까지 당할 큰 범죄인 인권의 사각지역에서 안 그래도 어려운 그들의 사랑은 의심으로 얼룩진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모든 연애에는 밀고 당기기, 속이고 감추기 같은 각종 반칙이 동원되기 마련이지만, 변치 않는 게임의 법칙이 있으니 바로 사랑에 빠진 사람은 져 줌으로써만 이길 수 있다는 것이다.

12시
성낙연. 1981년생. 연세대 재학 중. 장편소설 <만산편야지곡>, <집사의 일기>를 출간했으며, 현재 사법고시를 준비하고 있다.
팬픽 이반, 가출 청소년, 원조교제, 매춘. 방황하는 청소년들이 젊음과 생기를 탕진하며 내일 없는 오늘을 흘려보내고 있는 신촌의 어린이 공원. 오늘도 애정 없는 가정과 가르침 없는 학교에서 찾지 못한 자신의 자리를 찾아 그 거리를 헤매는 소년이 있다. 동성에게 이끌리는 자신의 정체성을 기억 저편에 파묻고 평범한 일상을 보내는 편의점 아저씨는, 소년에게 동정만은 아닌 애틋한 감정을 느끼지만, 그들의 삶의 여정은 시계판의 정점에서 한순간 만나고 각자 다른 속도로 멀어지는 시침과 분침처럼 그저 그렇게 스쳐지나갈 뿐이다. 반복되는 생활의 무게를 벗어던지기에는 너무나 나약하기만 한 것이 인간과 인간의 인연의 끈임을 보여주는 글이지만, 연약한 끈이나마 겹치고 또 겹치면 삶의 무게를 버틸 끈질김을 가질 수 있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상상의 여운을 남기는 작품이다.

오마쥐 아 요재지이
김정수. 1965년생. 서울대 대학원 졸. 소설가. <고도를 기다리며>, <어떤 갠 날 아침에> 등 젠더문학을 통해 다수의 단편 발표.
사랑과 이해를 주던 친우를 떠나보내고 고적한 나날을 보내는 한 게이에게 묘령의 여인이 다가온다. 음악에 대한 사랑을 기반으로 주고받는 우정은 점점 깊어만 가는데, 어디보다 아름다운 정원을 가꾸고 누구보다 아름다운 음악을 연주하는 신비한 여인이 마침내 그 정체를 드러낸다. 현실과 환상의 경계에서 그가 만난 여인의 본 모습은 이승이 아닌 천상의 정령이다. 이태원과 게이라는 서구적 코드와 전통악기 가야금을 중국 청나라 포송령 고전을 통해 기발하게 조합한 작가의 솜씨가 일품이다.

나르키소스의 숲
진무이. 1972년생. 연세대 대학원 졸. 젠더문학을 통해 장/단편을 활발히 발표하는 작가로, 현재 강원도 강릉시에서 천생배필 오쫀과 함께 살고 있다.
야오이라 불리는 새로운 장르문학이 어느 새 우리 주변에 깊이 침투해 있다. 남자와 남자의 연애를 묘사한 소설에 열광하는 이성애자 여성 독자들, 그 글을 쓰는 작가들, 자신들에 관한 이야기이지만 어찌 보면 전혀 아니기도 한 이야기에 경멸, 또는 환호를 보내는 게이들, 그리고 그들과 관련된 다양한 사람들, 사람들, 사람들. 작가는 그들 사이를 공처럼 튀어 다니며 수집한 이야기의 조각들을 이어 다채로운 문양의 퀼트를 짜냈다. 신랄한 눈초 리로 관찰했지만 경쾌한 목소리로 비평하고 부드러운 애정으로 손질한 인간 군상의 면면이 신선한 유쾌함을 선사하는 글이다.

커밍아웃
마이에렐. 1976년생. 젠더문학을 통해 강렬한 단편들을 꾸준히 발표해온 작가. <만드라고라>, <송별회>등의 대표작이 있다.
가부장적이고 독선적인 아버지와 나약하고 생활력 없는 어머니를 보며 일반적인 결혼의 저열한 현실에 치를 떠는 여대생 소연은, 스스로의 삶을 아름답게 밝히는 사랑을 할 수 있을 것만 같은 레즈비언 영주에게 동경에 가까운 사랑을 느끼면서도 한편으로는 일반 남성의 마초이즘을 거의 드러내지 않는 게이 민호에게 깊게 집착하기도 한다. 흔들리고 부유하는 한 청춘의 정체성은 갑작스러운 가출과 불륜 소동 끝에 독립으로 낙찰되지만, 사랑과 우정 사이, 독점과 공유 중간에서 여전히 혼란스럽다. 이 작품은 현대를 사는 젊은이에게 정체성은, 그들의 삶을 규정하는 이정표가 아니라 더 나은 삶으로 안내하는 네비게이션일 수 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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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애 상징하는 무지개 깃발의 의미를 소설화
성적소수자들을 상징하는 무지개 깃발은 여섯 가지 색깔이고, 이 깃발을 디자인한 ‘길버트 베이커’는 색깔마다 저마다의 상징을 심어두었다. 빨강은 ‘삶’, 주황은 ‘치유’, 노랑은 ‘태양’, 초록은 ‘자연’, 파랑은 ‘예술’, 보라는 ‘영혼’. <남남상열지사>에 이어 도서출판 해울에서 두 번째로 펴내는 젠더문학닷컴(舊 게이문학닷컴)의 소설집 <레인보우아이즈>는 이러한 무지개 깃발의 여섯 가지 의미를 기저에 깐 일종의 컨셉 소설집이다.

이 시대의 동성애 섹슈얼리티를 관찰하는 이성애적 시선
그렇다고 이 책의 단편들이 동성애자들의 삶을 요란한 이미지로 나열하고 있다고 속단할 필요는 없다. 소재와 등장인물의 성정체성은 다양하지만, 모든 작품은 하나의 독특한 시선으로 관통된다. 그것은 “이 시대의 성적소수자를 관찰하는 이성애적 시선”이다. 트랜스젠더인 아빠를 바라보는 딸의 불안한 시선, 동성애를 처벌하는 사회 속에서 기형적으로만 자신을 표현하는 아프리카 게이를 바라보는 여행자의 체념적인 시선, 주말이면 이태원의 게이바에서 헤어진 애인을 그리며 방황하는 남자를 바라보는 정령의 따뜻한 시선, 공원에서 하릴없이 떠도는 청소년 팬픽이반을 바라보는 편의점 주인의 덤덤한 시선, 매력적인 레즈친구와 게이친구를 탐하는 여대생의 혼란스러운 시선, 야오이를 경멸하는 게이에 맞서 야오이를 옹호하기 위해 열변을 토하는 여성들의 뜨거운 시선 등. 소설 속에 등장하는 성적소수자들은 주로 이성애적 시선으로 관찰되고, 묘사된다. 그리고 이런 시선들은 서로 반복하고 대립하면서 화해와 타협을 형성해나간다.

이성애자도 읽어야 할 동성애 소설
이렇듯 안팎에서 성적소수자들을 바라보는 시선들이 교차하면서 <레인보우아이즈>는 이 시대의 동성애 커뮤니티에서 파생되는 다양한 문제를 심도 깊게 파고든다. 그동안 우리가 만났던 동성애 소설들이 주로 탄압받거나 억압받는 동성애자들의 이야기였다면, <레인보우아이즈>는 동성애자와 함께 공존하려는 이성애자들의 이야기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를 두고, 이성애자이며 동성애 문학 평론가인 이주란은 “젠더문학은 지금 성적소수성의 한계를 뛰어 넘을 수 있는 첫 신호탄을 발사한 것이다.”라고 평했는데, 그런 의미에서 이 소설집은 그동안 동성애 문제에 접근하기 어려웠던 이성애자들에게도 충분히 매력적으로 다가갈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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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읽은 사람들의 평
지금의 성적소수자의 삶을 구성하는 언어와 전쟁을 하는 것. 아마 그런 것이 성적소수자문학에서 출현한다면 그것은 성적소수자에게나 문학에게나 이로울 것이다. 이 책을 묶는데 참여한 모든 저자들 역시 그런 희망을 지피고 있을 것이라고 나는 믿는다.


- 문화평론가 서동진

젠더문학은 지금 성적소수성의 한계를 뛰어 넘을 수 있는 첫 신호탄을 발사한 것이다. 이 여섯 신참 포병들이 뚫어놓은 방화벽을 헤집고 들어가 문학의 기쁨과 열정을 맘껏 헤집고 누려보자.


- 문학평론가 이주란

서적에 대한 자세한 안내는
02-357-6068
http://gmunhak.com
gayfic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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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연결 프로젝트는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에서 2014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성소수자 자살예방 프로젝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