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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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aven 2005-02-07 11:54:00
+4 607
오랜만이네요.
한때 메일을 확인해보듯 여길 와 글들을 보곤 했는데...
참 낯설기만 해진 곳이네요.

게이란 것을 알고 사람을 만나고... 고등학생때부터 그러했지만...
제약이 많았던 십대엔 느껴보지 못했던 많은 것들을 느꼈네요. 작년 한 해동안...

사람의 만남에 제 나름대로의 기준을 가지고... 적어도 너무 조잡하거나 싸보이지 않게...
그렇지만 너무 비싸게 굴지도 않으며 사람을 만나고 때론 사귀기도 했죠.
지금와서 생각하면 분명 깊게 생각치 않고 사람을 사귄듯 싶기도 했지만... 그게 꼭 안 좋았던 것만도 아니었구요. 물론 상대를 제대로 파악 못하고 사귀었다가 실패한 케이스가 없었던 것두 아니었죠.

여하튼... 그렇게 그렇게 한 해가 지나고... 지금은... 어느 한 사람때문에 자꾸만 미련이란 끝자락을 잡고 놓칠 못하고 있는 상황이죠...

뭐~! 개인적 연애담은 여기서 그만 두고요.
사람이란게 참 그렇더군요. 자신이 힘들어지면 잡다 잡다 결국 버리는 거... 게이로 살면서 일반 사람들의 곱지 못한 시선으로 힘들어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지금 현재는 게이로서 같은 게이로 인해 힘들다면... 모순일까요?
항상... 주위에서 보아왔었던 상황이었고 들어왔던 말이었습니다. 게이라서... 게이니까...
누군가 그러더군요. '마음 주지 않는 법을 배워...'
마음 주지 않는 법... 사랑하지 않는 법... 사랑하지 않으며 사람을 사귀는 법?!? 그 사람 논리대로 하자면... 단지 사람을 섹스의 도구로 이용하고 이용가치가 없다면 끝내라는 말인가요?
근데 말이죠. 자꾸 사람한테서 받는 상처가 커질수록 저 말이 와닿네요.
이런 제가 참 싫은데... 자꾸만 마음을 건드리고 갑니다.
물론 일반의 보통 사람들도 쉽게 만남을 가지고 쉽게 사람을 사귀고 쉽게 헤어짐을 말할 수도 있겠죠.

허나 제 비슷한 또래의 비슷한 상황의 처지... 대학 동기랄지... 고등학교 친했던 동창들을 대할때면 분명 제 입장과는 다른 무언가가 존재하더군요. 그들에게서 정상적인 일상 생활에서 섹스란 것을 할수 있는 환경적 요소가 없을 뿐더러... 그것이 조금은 조심성을 갖고 있어야 하며 책임감을 갖도록 요구되어진다고 봅니다.
그런데 제 일상생활에선 섹스... 그런 조심성이나 책임감보단 단지 하나의 쾌락추구 같은 것이 되어버렸습니다. 뭐 그렇다고 무분별한 성관계를 갖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제 주변의 일반 남자 또래들에 비해 섹스란 부분의 환경이 더 쉽게 노출된 것은 사실입니다.

저는 지금 누군가에게 너무 많은 마음을 주었고 되돌리는데 너무 많은 시간이 걸릴듯 싶습니다. 하지만 육체는 너무도 쉽게 다른 사람을 받아 들이고 있습니다.
이 괴리속에서 자꾸만 혼란스럽게 합니다.

이 모든 문제들은 분명 사랑이란 감정을 다시 되찾으면 해결될 문제라고 보지만...
그 사랑이란 감정을 옳바르게 사랑이라 볼 것인가... 그저 단지 육체가 원한 감정이었다 치부할 것인가... 그러다 확신을 갖지 못하고 계속된 실수만을 반복할 것만 같아 무섭습니다.
제게 '마음을 주지 않는 법'을 되뇌게 한 사람처럼... 저 또한 다른 누군가에게 이 말을 전할까 두렵습니다.






오랜만에 와서... 두서없는 글만 남기고 가네요.
수고하십시오.
그럼 이만



p.s : 논란의 여지거리가 많은 글이긴 하지만... 객관적 기준이 아니라 순전 제 주관적 기준의 글임을 말씀드리고 싶네요. 비판은 하되... 제 생각에 돌을 던지지는 말아주십사.... 음 사족인가?

흑진주 2005-02-08 오전 10:28

오랜만에 님의 흔적 접하니 반갑기 그지 없네요...
하지만 힘든 일을 겪고 있는 듯해... 안타깝기도 하구요.
아직 젊은데 뭐... 이런 말은 정말 듣기 싫을 테고... ㅎㅎㅎ

마음을 주지 않는 법을 배우는 것보다는 마음을 다 주고서도 내 마음의 텅 빈 바닥을 보면서도 또 채울 무언가가 있음에 감사할 줄 아는 마음을 배우는 게 더 아름다운 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육체적인 관계... 하나의 의사소통 수단, 자신의 표현법, 혹은 사랑의 출발이 될 수도 있으니 너무 자학하진 마시길...
새해 복많이 받고...

좋은광대 2005-02-08 오후 13:16

저도 제가 게이임은 인정하지만, 그렇다고 늘상 내가 게이라는 사실을 되뇌이고 싶지도 않습니다... 정신적으로든 육체적으로든 사랑을 나눌 사람이 있는 건 정말 좋은 일이겠지만... 그러지 못해서 힘들다면 다른 무언가에 정신을 쏟아보는 것도 좋은 방법인 것 같습니다... 물론 당장에 근본적인 치유는 되지 않겠지만... 가끔 뜻하지 않게 고통을 벗어나는 경우도 생기니까요...
전 지금껏 쭈~욱 그래왔지요...
그러다 가끔 또 힘들어하고.... 그러다 또 일에 정신 팔고...
그러다 보니 이젠 일이 너~~무 좋아지게 되버렸지만... --;;
남자보다 일이 더 좋다? 뭐... 그런 것도 같고 아닌 것도 같고...
어찌 보면 님보다는 제가 더 불쌍한 놈이죠...
그래도 불행하단 생각은 안 합니다...
그냥 제 사는 방법대로 그냥 좋게좋게 살아갑니다...
그래서 요즘은 맘도 편하고 나름대로 행복하답니다...
세상 별 거 있습니까...
저는 그저 저 혼자 딸딸이치며 살랍니다...^^

좋은광대 2005-02-08 오후 13:21

사진 보니까... 생각나는 거... 자식 키워봤으면 하는...
물론 돈도 없고, 사람도 덜 됐고... 그냥 생각만... 합니다... 쓸쓸히 혼자서...

차돌바우 2005-02-08 오후 15:23

진작에 네 글을 읽었지만 맑은 정신에 리플을 남기고 싶어서 여태 말았는데...
지금도 술취해 새벽 6시에 들어왔군 --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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