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title_Free
앨런 튜링Alan Turing

디지털 혁명의 수많은 영웅들은 튜링이라는 부처님의 손바닥에서 놀았던 손오공이었다.

1912년 6월 23일 런던 출생. 1953년 6월 7일 사망.

앨런 튜링은 2차 세계대전중 독일군이 사용했던 악명높은 암호발생-해독기인 에니그마(Enigma)에 대항할 암호해독장치--몇년 후 인류 최초의 컴퓨터로 기록되는 에니악(Eniac)에도 힌트를 제공하는--를 개발한 영국출신의 천재 수학자다.

케임브리지 대학생 시절부터 영국정부가 추진한 군사암호해독 프로젝트에 참여한 그는 대단한 괴짜로, 봄이면 자신의 예민한 호흡기가 건초열에 의해 손상되지 않도록 늘 가스마스크를 쓰고 외출했으며, 자신의 찻잔을 훔치려는 거대한 음모가 있다고 확신하여 외출시에는 자신의 머그잔 손잡이를 라디에이터에 쇠사슬로 묶어놓곤 했다.

튜링은 1940년, 길이 5미터에 높이 2.5미터에 달하는 거대한 '컴퓨터'를 고안했다. 2,500개의 진공관을 탑재한 그 기계는 초당 2,500자의 문자를 읽어낼 수 있었다.
그는 그 기계를 봄베(Bombe)라고 불렀는데, 그것은 그보다 먼저 자신과 비슷한 접근방식을 시도했던 폴란드 과학자들에 대한 경의의 표현으로 당시 유명한 폴란드제 아이스크림 상표명을 따서 붙인 이름이었다. -미국에 에니악이 있었다면, 영국에는 튜링의 '봄베'가 있었다.
그 기계는 에니그마가 생성한 독일의 군사암호를 여지없이 깨고 들어가기 시작했고, 전쟁 말기에는 암호명 "ULTRA"라는 작전을 통해 심지어는 메시지의 실제 수신자(독일군)보다도 더 빨리 암호를 해독할 수 있었다.

연합군의 전쟁 수행에 이루 측량할 길 없는 공헌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튜링의 인생은 비극적이고도 초라하게 마감되었다. 동성애자였던 튜링은 1952년에 남색죄로 체포되었고, 정부로부터 감옥에 갈 것인지 아니면 그의 동성애성향을 '치료'할 화학치료를 받을 것인지 선택하라는 제안을 받았다. 튜링은 그 '치료'를 받기로 하였지만, 그로 인해 여러가지 부작용이 발생했다. 그중 가장 끔찍했던 것은 그의 가슴이 엄청난 크기로 부풀어오른 것이었다.

결국 1953년에 그는 청산가리를 주입한 사과를 한입 베어먹고 자살했다.
엄청난 위업에도 불구하고 영국 정부는 그에게 일체의 훈장을 추서하지 않았으며, 그를 위한 어떠한 기념물도 만들지 않았다.
성서(聖書)적 뉘앙스가 충만한 이런 특이한 방식의 자살을 통해 튜링이 무슨 메시지를 전하려 했었던가에 관해서는 오직 추측만이 난무할 뿐이었고, 동성애에 대해 보수적이었던 당시의 분위기 때문에 그의 죽음은 공론화되지 못하고 학계와 일반의 관심에서 금방 잊혀져 갔다.

그 이후 20여년이 지난 1976년, 미국 캘리포니아의 한 난장판 차고에서 인류 최초의 진정한 데스크탑 컴퓨터를 조립했던 두 명의 친구가 있었다. 그들은 자신들의 첫 작품에 "애플(Apple)"이라는 이름를 붙였는데, 특이하게도 온전한 사과가 아니라 누군가 입으로 한번 베어먹은 모양의 로고를 사용하였다.

그 로고는 컴퓨터의 진정한 아버지 앨런 튜링이, 몹시도 괴로웠던 자신의 삶을 끝내기로 결심하고 자신의 실험실에서 주사기로 청산가리를 주입한 사과를 한입깨물어 먹고 즉사한 사건과 깊은 관련이 있었으나, 그것이 상징하는 바를 제대로 알고 있었던 사람은 거의 없었다.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수
3104 바다의 신, 프로테우스 +1 모던보이 2005-07-19 678
3103 금요일, 꽃미남이 친구사이 사무실 방문 모던보이 2005-07-19 633
3102 8월 셋째주 백령도 여름휴가 같이 갈 사람~~ +3 미모소녀 2005-07-19 985
3101 제 29회 시민사회포럼-환경운동의 변화와 세계 동향 차돌바우 2005-07-18 794
3100 지하철 법칙 (게이비전) 아기곰 2005-07-18 590
3099 유머시리즈 1탄 아기곰 2005-07-18 695
3098 버스 타고 떠나는 청소년 이반 활력 캠프 안티가람 2005-07-18 533
» 컴퓨터의 아버지는 동성애자였다. (퍼옴) 혜성 2005-07-18 656
3096 pride party!로 떠나요~! +1 캠프공동준비단 2005-07-18 622
3095 챠밍스쿨 19 : 반갑게 인사하는 손 인사법 - 수화... 차돌바우 2005-07-13 611
3094 MBC 동성애 비하 보도, 온라인 항의 시위합시다 +1 친구사이회원 2005-07-16 867
3093 탈옥범, "동성애 숨기려 독방요구" +5 uncutnews 2005-07-16 916
3092 그의 몸을, 그를 만지다. uncutnews 2005-07-16 554
3091 짐바브웨의 육상선수 Samukeliso Sithole의 석방... +1 wildcup 2005-07-16 647
3090 음...나의 정체를 눈치채는 사람이 있다니..;;;; +6 민남이 2005-07-16 525
3089 오늘 보신들은 하셨습니까? 박최강 2005-07-16 565
3088 MBC '뉴스투데이' 10대 동성애 비하 파문 uncutnews 2005-07-16 735
3087 마지막 공지... 7월 16일 삼계탕 번개 오후 4시 3... +7 기즈베 2005-07-15 654
3086 햄토리 입니다... +10 햄토리*^^* 2005-07-15 721
3085 15개 단체 "MBC, 동성애 왜곡 사과해야" +2 uncutnews 2005-07-15 683
마음연결
마음연결 프로젝트는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에서 2014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성소수자 자살예방 프로젝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