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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cutnews 2005-07-16 19:3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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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남자를 보는 시선의 역사/ 에드워드 루시 스미스

남자들이 벗었다. 아니, 남자들을 벗겼다. 그리곤 세밀하게 보고 있다. 여성 누드처럼 남성 누드를. 그러나 관음적이거나 퇴폐스럽지 않다. 사실, 남성 누드는 여성 누드와는 달리 인류의 역사 속에서 한번도 사라진 적이 없었다. 오히려 현대 사회는 점점 더 몸의 문화를 강조한다. 많은 사람들의 시선 앞에 몸의 여러 부분을 노출하는 일을 꺼려하지도 않게 되었다.


이 책은 남성 누드를 때론 강인한 이미지로, 때론 연약한 이미지의 성적 대상으로, 아니면 학살자와 희생자의 아픈 현실 그대로, 또는 동성애라는 욕망의 거울을 통해 아홉 개의 테마로 풀어냈다. 이를 통해 저자는 각 시대마다 남성 누드, 더 나아가 남성을 바라보는 태도와 호기심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보여준다. 남성이란 어떤 존재이고 남성적인 것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시대의 눈과 함께 통찰력을 제공해준다. 저명한 미술비평가인 저자는 서문에서 “남성 누드는 사회에 어떤 새로운 변화를 일으키는 촉매”라고 말한다.


고전주의 시기에 남성 누드는 완벽하고 이상적인 ‘미의 척도’였다. 그러나 근대 이후는 사진술의 발달로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재현한다. ‘터미네이터’의 슈워제네거처럼 신화와 영웅을 적극적으로 창조해내기도 한다. 남자를 바라보는 시선이 이상에서 현실로 내려온 것이다.


여성 누드가 페미니스트들의 비난과 노력으로 성적인 관음대상에서 더욱 다양하게 표현되었듯이, 남성 누드도 훨씬 다양하게 표현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영화 등에서 남성 누드를 찾는 여성들이 많아졌지만, 아직까지 이 주제를 다루는 권위 있는 여성 화가나 여성 사진가가 나오지 않고 있다. 그런 점에서 저자는 “이 책(담론)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한다.


겉표지만 보고 ‘남성 누드 화보집’을 기대했다면 오산이다. 남성 누드를 키워드로 한 ‘남자 바라보기’다. 옮긴이는 “남성 누드를 미적 차원에서 분석하려는 미술사학자로서의 태도를 넘어서, 일반인들이 바라보는 시각과 태도의 변화 과정을 짚어내고 있다”고 말한다.


사실적인 회화와 사진들이 자극적이지만, 굳이 시선을 피할 이유는 없다. 남자든 여자든 ‘남자를 바라보는 아홉 개의 시선’이 궁금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 시선들은 분석적이지만 따뜻하고 아름답다. 정유진 옮김. 1만8천원





〈강기성기자 bois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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