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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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등소 2006-01-26 12:04:49
+6 607
1.

오랜만에 우연한 자리에서 옛 은사님을 만났다.
십년 전 모습 그대로셨다.
"선생님 하나도 안 변하셨네요."
라고 눈웃음을 치며 인사를 드렸더니
"넌 변해서 밖에서 보면 못 알아보겠는데?. 많이 예뻐졌어."
라고 하셨다.
황당, 당황, 뻘쭘해서 잠시 말문이 막혔다.
그럼 그렇지. 그동안 자뻑병에 걸린 동물의 왕국에서만 놀다보니 내가 날 제대로 몰랐었던가 보다.
내가 머뭇거리는 사이 은사님은
"나중에 따로 시간 좀 내줘."
하고 나가시는데 괜히 기분이 묘하다..

얘, 모던보이야. 나 진짜 지나치게 이뻐진 거 맞니?





2. 밤근무를 서는 곳의 당직실에는 쥐가 산다.

어떤 날은 내가 쪼그려 조각잠을 자는 의자 밑에서 튀어나오기도 하고, 어떤 날은 쓰레기통 속에 빠져 버둥거리기도 한단다.
도저히 참을 수 없어 며칠 전 청소하시는 아주머니한테 대청소가 필요하지 않겠느냐고 넌지시 말씀드렸는데 진짜 청소를 하셨던 듯...  
오늘 혹시 내 것이 아니냐고 잃어버렸던 귀고릴 내미셨다. 주로 쥐가 기거하는 소파 뒤에서 찾은 거라고.

그동안 어느 찜방에 두고 왔나, 헬스장에서 샤워하다 흘렸나 포기하고 있던 건데... 내가 자는 사이에 쥐가 물어다 제 보금자리에 간직하고 있었던가 보다. (여긴 사무실처럼 공간이동 따위의 이상한 기운이 흐르는 곳이 아니니까.)
찝집했지만 소독약으로 박박 문질러 닦은후 다시 제자리에 달았다.

귀가 묵직하니 므흣하다.  쥐도 이쁜 건 안다.





칫솔 2006-01-26 오후 16:42

4 차원의 벽이 느껴집미다... 리플을 달 수 가 없네효...
나는 게이가 아닌가바... -,-

차돌바우 2006-01-26 오후 18:21

넌 레즈자나 칫솔아

당직실쥐 2006-01-26 오후 22:05

내 침은 소독약이어서 안 닦아도 됐었는데.

어쨌건, 귀고리를 찾아준 훈훈한 미담이군요.

damaged..? 2006-01-26 오후 23:02

부러버~ ㅠ.ㅠ 기왕이면 미모 + 청춘 유지 비법 특강은 어떨지... ^_^ 감기 조심!

데미지왕팬 2006-01-27 오전 01:41

와. 반가워라... 이렇게 꼬릿말만 달지 말고 물건너 사는 이야기도 가끔씩 들려주셈.

게이토끼 2006-01-27 오전 01:51

미등소 언니 정신 차려. 그 은사 분이 그리 말씀하신 건 노안이 드셔서 그런 거야. 그럴 때는 안경 잘 닦아드리거나 안경을 사드려야지. 잘 보이면 언니가 이쁘단 그런 말씀은 하지 않으실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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