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title_Free
라이카의 이혼남 2006-05-10 11:14:52
+1 765


극도공포대극장 우두 (牛頭: Gozu, 미이케 다카시, 2003)


난 적당히 미이케 다카시의 팬이다.

당신이 이 끝없이 지루하고 난해한 영화의 2/3를 참는다면, 마침내 더할 나위 없이 판타스틱한 성 정체성의 여행을 목도하게 될 것이다. '우두'는 부천영화제 슬로건처럼 '야쿠자의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판이 아니라, 오히려 '단테의 지옥 여행'이며, 지옥에서 갓 벗어나 해방을 얻어낸 자들에게 보내지는 송가에 다름 없다.

미친 형님을 죽여야 하는 조직의 막내 미나미. 하지만 죽은 줄 알았던 형님이 사라졌다. 어디로 갔을까? 여기서부터가 이상한 여행이 시작된다. 젖을 짜는 여관 주인, 색소 이상에 걸린 지방 야쿠자, 죽은 호모들이 득시글거리는 이상한 커피숍, 그리고 마침내 아리따운 한 여인이 나타나, 자신이 '형님이라고 주장한다. 미나미의 아랫도리 송사까지 정확히 알고 있다.

그리고 조직의 보스가 이 여인과 자려고 할 때부터 영화는 다케시식 엽기 유머의 장관이 펼쳐진다. 국자 끝을 항문 속에 넣어야 발기가 되는 조직의 보스는 결국 국자로 인해 장이 파열되고, 또 그 국자 때문에 감전사하게 된다. 마침내 '형님'이라고 부르는 아리따운 여인과 미나미를 잠자리를 하게 되는데, 맙소사, 성기가 빠지지 않는다. 심지어는 성교를 하던 아리따운 여인이 아기를 낳는다. 그렇게 찾던 '형님'이다.

이 기괴막측한 스토리와 엽기적인 유머들은 맨마지막 장면을 위해 동원된 장면들이다. 형님과 아리따운 여인과 미나미, 이렇게 셋이서 행복하게 길거리를 걷는 엔딩 샷은, 이 영화가 성기, 동성애, 이성애, 트랜스젠더 등의 여러 섹슈얼리티 장치들을 통해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지 비교적 명확하게 드러내는 장면이다.

다케시는 이미 자신의 주요 오브제인 '야쿠자'를 통해 가장 처열한 동성애를 그려낸 바 있다. 블루스 하프.

역시 이 영화 '우두'는 문신 투성이의 건들거리는 마초 병정들인 야쿠자를 흠씬 비웃으며, 해방된 섹슈얼리티의 진풍경을 보여주고자 하는 다케시 특유의 유머가 담겨 있다. 아리따운 여성에게 '형님'하고 부르며 사랑을 느끼는 미나미, 다시 태어난 형님, 그리고 형님의 여성성으로 빚어진 아리따운 여성... 이 순환 고리는 사실 나름대로 일리가 있다.




블루스 하프
http://gondola21.com/bbs/zboard.php?id=free&no=908


다섯 Gonin
http://gondola21.com/bbs/zboard.php?id=free&no=1518


이조
http://gondola21.com/bbs/zboard.php?id=free&no=1592



라이카의 섹스파트너 2006-05-10 오전 11:16

이 영화 좀 지루하고 곤혹스럽긴 하지만, 끝까지 견디기만 하면 꽤 근사한 퀴어 영화로 읽혀지는 영화입니다.

그나저나 갑자기 든 연상작용인데, 라이카 - 철민 커플이 개말라네 국자 손잡이를 끊어먹었던 건 다 이유가 있었던 거군요. 저 영화 보면, 국자를 항문에 넣지 않으면 발기가 안 되는 보스가 나오거든요. ^^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수
4084 친구사이 사무실, 호빠로 변한다? +2 게이토끼 2006-05-12 766
4083 급보> 대머리 이쁜이 일인시위 나선답니다. +6 미용사의남자 2006-05-12 681
4082 이를테면 이런 남자 +6 모던보이 2006-05-11 693
4081 심리상담. +4 물이불 2006-05-11 609
4080 <b>게이는 MT를 좋아해</b> +4 홍보녀 2006-05-11 565
4079 이몽룡과 변학도의 동성애 +4 모던보이의 남자 2006-05-11 953
4078 친구사이 엠티 최고 수혜자는? +4 피터팬의 정부 2006-05-10 608
» 극도공포대극장 우두 +1 라이카의 이혼남 2006-05-10 765
4076 평택에 대하여..(결론--;)(쓴글) +2 삶은희망 2006-05-10 697
4075 손석희 시선집중(평택관련)(펀글) 삶은희망 2006-05-10 669
4074 대추리일대에 대한 군사시설보호구역 설정은 법적... +5 삶은희망 2006-05-10 717
4073 평화적생존권을 인정하여 미사일기지설치를 취소... 삶은희망 2006-05-10 587
4072 평택에 대하여..(일반론)(쓴글) 삶은희망 2006-05-10 719
4071 [속보] 엠티 앞두고 친구사이 회원들 속속 병원 ... +1 알자지라 2006-05-10 785
4070 담배를 찾다가 +1 모던보이 2006-05-10 527
4069 사무국장님, 왜 이걸 진작 말 안 하셨죠? +5 미소년보호위원회 2006-05-09 548
4068 아류와 조승우가 포스터를 찍다? +4 아류의 남자 2006-05-09 570
4067 친구사이 엠티 괴담 +6 게이토끼 2006-05-09 697
4066 광화문 촛불집회가 추모집회가 아니라 항의집회 +3 아토스 2006-05-09 622
4065 예술지상주의와 사회주의 결합한 동성애 극작가 +5 2006-05-09 653
마음연결
마음연결 프로젝트는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에서 2014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성소수자 자살예방 프로젝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