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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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전에 식사를 하면서 본 다큐멘터리...KBS에서 하던 것 같은데 프로그램의 이름은
모르겠다. 방글라데시 출신의 이주 노동자 가족의 이야기였다.
점심 식사를 하는 동안의 짧은 시간이었지만, 많은 것을 생각해보게해줬다.

같은 기독교도의 길을 가고 있지만, 드러나지 않는 곳에서 그렇게 어려운 사람을 돕고
계신 신부님들도 계시고, 신의 섭리의 추구라고 하는 시야가 좁은 안경을 끼고, 인간이
가질 수 있는 행복추구권조차 상대방이 그들이 주장하는 신의 섭리에 반한다고 증오하고,
저주하는 목사도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이런 모습들은 종교가 가진 양날일
것이다. 진실한 믿음과 믿음으로 위장된 권력과 그 권력의 남양을 통한 부정한 부의 축적...
얼마전 어딘가의 기사에서 인천인가 어디에서 노숙자, 이주노동자 등을 위한
술집인 "삶창"을 운영하시는 신부님의 이야기를 접한 적이 있다. 자신이 여행하면서 받은
신부님의 접대에 감명을 받은 것도 있고, 노동 문제에 대한 토론을 위해 1일 체험식으로
찾아간 공장에서 "신부님은 여기에 계속 계실 것이 아니잖아요?"라는 말에 자신이 나아갈
길을 깨달으셨다는 신부님의 말씀이 꽤나 마음에 닿았다. 생각해보면 믿음이란 행함에
있는 것이 아닐까? 원효스님께서 파계를 하시고 걸인들과 함께 한것도, 테레사 수녀님이
난민어린이들을 가슴에 품으신 것도 자신을 낮추어 눈에 보이지 않지만 어디에나
존재하는 신-혹은 우주적 진리- 뭐가 됐든, 의 현현이 되신 것은 아닐까 생각이 든다.
혹자는 신이 성경에서 규정하신 것들 이외에는 하지 말아야 한다고 이야기 하기도 한다.
나는 그들에게 질문을 하고 싶다. 당신들은 신의 섭리에 따라 나와 같은 게이들을 이
세상에서 없애야 한다고 하지만, 신의 말씀대로 밤늦게 문을 두드리는 나그네에게 잠자리와
따뜻한 음식을 제공해보신 적이 있습니까? 라고 말이다. 나의 짧은 생각으로는 그들이
지키려는 계명들은 그들에게 편리한 것들만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일전에 여행을 하다가 만난 한 커플과 이런 이야기를 했었다. 과연 한 사람은 정말
선한 사람인데 신의 존재를 믿지 않거나 다른 종교를 가진 사람이고, 한 사람은
위선적이고 악행을 일삼는 성직자라면, 소위말하는 심판의 날이라는 것이 온다면
누가 천국에 오를 수 있을 것인가? 때로는 위선적이고 가식적인 하지만 기도는 누구보다
열심히 하는 신앙인들을 본다. 카톨릭이든, 개신교이든, 불교이든 간에...
그렇게 기도를 하는 바에 경전의 말씀들을 한가지라도 꾸준히 실천하려 노력해보는 것이
어떨까? 중요한 것은 새벽기도를 나가고, 만인앞에서 신앙 고백을 하고, 천배를 하는게
아니라 자신의 머리속에 들어있는 믿음의 개념을 자신보다 힘든 이들을 위해 베푸는 것이
더 중요한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또 다른 생각은 내가 보기에는 그들의 나라에서보다 더 나을 것도 없을 것 같은 힘든 생활을
하는 것 같은데 가족들 간에 참 화목하게 지내는구나 하는 생각도 든다. -현대의 방송 산업의
현실상 눈물샘을 자극하기 위해 만들어지고 편집된 영상일 수도 있지만- ,자신도 먼
타지에서 친구도 잘 못사귀고, 늘 혼자 곤충채집을 하고, 어머니의 집안일을 거들면서도 ,
나쁜 사람들 때문에 상처도 많이 받았을텐데, 나중에 의사가 되면 어려운 사람들을 많이
도와줄 거라는 이야기를 들으니 참 어려운 상황에서도 마음이 곱구나 하는생각도 들었다.
마음에 안들면 사람에 대한 정 자체를 떼어버리는 나보다 훨씬 나은 아이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리고 사랑하는 딸을 위해서라면 목숨도 버릴 수 있다는 부모들의 말은 즉 능력만
된다면 조금 더 좋은 것을 주고 싶고, 조금 더  맛있는 것을 먹이고 싶은 것이 이 세상 모든
부모의 마음 아닐까?  지금은 힘들지만 이렇게나 사랑을 머금고 태어난 아이는 나중에
부모들에게도 그리고 자신의 자식에게도 자신이 받은 사랑을 베풀어 줄 수 있을 것이다.
때로는 내가 행하는 부모에 대한 봉양의 방식이, 부모님의 삶의 수준을 맞춘다고 하지만
사실상 내가 행하기 힘든 사치를 대리 만족으로 느끼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가장 중요한 것은 부모를 보양하는 마음 그자체이지 어떤 물질을 사다가 봉양하는 것이
나의 부모에 대한 존경과 사랑을 본질은 아니지 않는가 하는 생각도 다시금 해보게 한다.

또 우리 어르신들이 독일에 탄광광부로, 간호사로 돈을 벌었던 기억이 한세기도 지나지
않았는데, 우리는 벌써 그 상처를 잊어버린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일부 편협한
유러피언들이 우리의 어르신들을 동양에서 온 벌레처럼 취급했듯이, 더 나은 삶을
추구하기 위해 먼곳에서 노력하는 사람들을 박대하는 사람들을 보면 참 세상 사람들
마음이 다 나 같기만 하다면 하는 생각도 든다. 일전에 이주 노동자가 우리나라의
노동 현실을 악화시킨다고 하는 사람들이 이주 노동자를 쫒아내자는 모임을 만든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었다. 참 쓰레기 같은 생각들이다. 그들은 피상적으로 그들이
일자리를 빼앗기 때문에 실업이 발생한다고 주장한다. 과연 그들이 인력이 얼마나
많은 취업기회를 뺏은 걸까? 이 문제는 선행관계를 잘 고민해야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들을 탓하기 이전에 청년실업 몇백만에 이르는 현상황에서 한국의 젊은이들은 과연
이주노동자가 하고 잇는 저임금의 힘든 일을 하려하는가? 너무 잘난 한국 젊은이들이
꿈꾸는 화려하고, 전문적이고, 돈잘벌고, 여유도 넘치는 직업들에서 그들이 얼마만큼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가? 수많은 산업 현장에서는 사람 손이 모자란다, 사람을 구하기가
하늘에 별따기라고 하는데 왜 다른 한편에서는 청년실업이라는 미명하에 시간의 흐름에
따른 감가상각비만을 부모의 지갑에서 축내는 백수들이 늘어가고 잇는 것인가?
과연 그들에게 노동을 할 의지라는 것은 있는 것인가? 마지막으로 소위말하는 3D 업종이
현재 상황에서 이주노동자들이 없다면 돌아갈 수 있을 것인가? 이제 이주 노동자의 문제는
우리의 삶이 되어 버렸다. 더이상 그들은 우리나라에 돈을 벌기 위해 일을 하러 온사람들이
아니라 우리 사회의 하나의 부품을 이루는 이웃인 것이다. 나아가 우리는 그들의
개인으로서의 노동권과 행복추구권 등에 대하여 생각을 해볼 시기가 왔다고 생각한다.

친구사이라는 단체에 너무나 다른 생각과 다른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삐걱대더라고
이렇게 모여있을 수 있는 근거는 현실에 있어서의 문제의식, 인간이 가지고 있는 기본권에
대한 믿음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일전에 잠깐 소란이 있었던 문제이기도 하지만
모든 인간의 기본권은 그들이 동성애자든, 이주노동자건, 장애인이건 대추리의 주민들이건
동등하게 적용이 될 수 있기에 우리는 앞으로도 기본권을 침해받는 모든 이들과 어깨를
함께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류의 남자 2006-05-20 오전 00:30

아류가 이상해졌어요. ㅠㅠ

시험이 애를 버려놨네. ㅠㅠ

damaged..? 2006-05-21 오전 11:23

누구나 사람 대접받고 사는 세상... 우리 모두 꿈꾸는 세상이고,
친구사이도 거기에 보태고 있는 거죠?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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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연결 프로젝트는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에서 2014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성소수자 자살예방 프로젝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