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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우리영화 리얼리즘 깨고 싶어"
[속보, 생활/문화] 2004년 02월 20일 (금) 10:12

('욕망'으로 돌아온 김응수 감독) 김응수감독의 ‘욕망’(20일 개봉·명필름 제작)은 조금 난처한 영화다. 남편의 동성애인을 유혹하는 아내라는 소재를 통해 “우 아하지만 역겹고 모호한 욕망”을 얘기하는 영화는 상업영화 관 객에게는 종잡을 수 없고 아트영화팬에게는 너무 익숙하다.
그러나 상업영화관객들에겐 종잡을 수 없고, 아트영화팬들에게는 익숙하고 ‘뻔하다’. 제목은 ‘욕망’이지만 정작 보고나면 욕 망은 거세된다. 그러나 자의식 과잉의 몇가지 난점에도 불구하 고 흥행대작의 틈새에서 10억원 제작비의 이런 작은 영화가 맥을 잇는다는 것은 참으로 소중한 일.

감독은 386세대의 후일담을 담은 장편데뷔작 ‘시간은 오래 지속 된다’(97년)에 이어 오랜만에 두번째 작품을 내놓았다. HD디지 털로 제작된 최초의 장편영화인 ‘욕망’은 최초로 온·오프 라 인에서 동시 개봉돼(www.naver.com) 작가주의 영화의 새로운 배 급방식을 개척하기도 했다. 지난 11일 그를 만났다.

―소재가 파격적이다.

“결혼에 구속받기 싫어 동성애자와 결혼한 여자가 있다. 그들도 이성애부부와 똑같은 문제에 부닥쳐 이혼하더라. 애초에 거기서 착안했다. 내게 욕망이란 살아나가는 원동력, 삶을 진행시키는 방식이다. 욕망이 없으면 죽음이다.” ―연기 대사 등 시종 모호함이 강조돼 있다.

“모호함이라는 모티브는 사랑에 대한 일상적인 말에서도 발견된 다. ‘내가 왜 싫으니’ ‘그냥’,‘내가 어떻게 하면 좋겠니’ ‘ 바라는게 없어’라고들 한다. 극중 여자가 남자를 때리는데 그 이유가 생략돼 있으니 관객들은 이해못하고 생소하기도 할 것 이다. 대사도 정보가 아닌 대사, 자기 감정의 읊조림, 아니면 배 우가 지금 내 목소리가 어떻게 들릴까, 한없이 의식하는 그런 연 기를 주문했다.” ―돈안되는 작가영화를 고집하는 이유가 뭔가.

“우리 문화소비의 주된 틀인 리얼리즘을 깨고 싶다. 영화를 현 실재현이 아닌 감독의 열린 상상력의 수용으로 받아들일 때 진짜 영화문화가 발전하는 것이다. 한국영화가 관객 1000만명도 돌파 하고 좋아지고 있지만 젊은 감독들조차 관객, 제작자를 의식해 자기검열을 하고 결국은 살아남기위해 상상력을 포기하는 것은 문제 아닌가.” ―디지털로 작업한 소감은.

“아날로그는 촬영현장에서 대충의 거친 소스밖에 못보는데 디지 털은 현장에서 감독의 의중이 완벽하게 반영된 최종상을 확인할 수 있다. 감독에게 명백한 관점이 있으면 현장에서 그것이 구현 되는 매체가 디지털인 것이다. 질감 역시 아주 다채롭다. 결국 문제는 감독의 관점이고 선택이다.” 양성희기자

마음연결
마음연결 프로젝트는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에서 2014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성소수자 자살예방 프로젝트입니다.